법원 “고려아연, 영풍 의결권 제한 위법”···“첫 본안 판단 의미”vs“경영권 영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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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고려아연, 영풍 의결권 제한 위법”···“첫 본안 판단 의미”vs“경영권 영향 없어”

이뉴스투데이 2026-07-13 18:00: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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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기 고려아연 주주총회. [사진=고려아연]
제52기 고려아연 주주총회. [사진=고려아연]

[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서울중앙지법이 고려아연이 지난해 임시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인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행위를 위법하다고 판단하고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영풍과 고려아연은 이번 판결의 의미를 두고 상반된 해석을 내놓으며 공방을 이어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17부(부장판사 장지혜)는 지난 10일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이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고 박 대표에게 위자료 1억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고려아연이 호주 계열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에 영풍 주식을 이전해 상호주 관계를 형성한 뒤 이를 근거로 지난해 1월 임시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상법 제369조 제3항은 회사가 자회사 등을 통해 다른 회사 지분 10% 이상을 보유하면 해당 회사가 가진 자사 주식의 의결권을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SMC가 상법상 주식회사와 유사한 회사 또는 자회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SMC의 정관상 주식 양도가 제한되고 주주 수가 50명으로 제한되는 등 폐쇄적인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SMC를 자회사로 전제해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행위는 위법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 대표가 기존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의결권 제한을 강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영풍의 주주권이 침해될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하고도 주주총회 의장으로서의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영풍의 의결권이 인정됐다면 당시 사외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의 결과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았으며, 영풍의 주주권이 사실상 무력화됐다고도 지적했다.

영풍은 이번 판결이 지난해 1월 임시주총에서 해외 계열사를 활용해 상호주 관계를 만든 뒤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한 행위의 위법성과 대표이사의 민사상 책임을 처음으로 본안에서 인정한 판결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영풍은 특히 올해 3월 정기주총과 관련한 대법원 판단과 이번 사건은 법률적 쟁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대법원 결정은 이미 형성된 상호주 관계에서 의결권 제한 규정의 적용 여부를 판단한 것이지만 이번 판결은 해외 계열사를 활용해 상호주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한 행위 자체의 적법성을 판단한 첫 본안 판결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법원이 해당 의결권 제한을 정당한 경영권 방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영풍 측이 판결의 핵심을 누락한 채 일부 내용만 부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회사 측은 이번 판결은 지난해 1월 임시주총 당시 SMC가 상법상 주식회사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둘러싼 기존 가처분 사건의 판단을 그대로 따른 것으로, 현재 고려아연의 지배구조가 확립된 지난해 3월 정기주총의 효력이나 경영권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박 대표가 외부 법률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상법 규정을 적용했으며 법원도 의결권 제한이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라고 단정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함께 소송을 제기한 MBK 측의 손해배상 청구는 모두 기각됐다는 점도 판결의 중요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호주 자회사 SMH를 통한 상호주 형성과 영풍 의결권 제한의 적법성은 이미 대법원에서 최종 인정받았으며, 현재 경영체제 역시 해당 정기주총 결의에 근거해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해 법적 정당성을 다시 다투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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