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세민 기자] 삼성전자가 광주를 신규 반도체 단지로 결정한 가운데, 최대 노조가 전환배치와 처우 문제를 이유로 반대 입장을 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AI와 반도체 중심의 미래 투자 전략을 공개했다.
AI 확산으로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 기존 투자 계획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13일 입장문을 내고 “주말 간 조합원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전환배치와 근로조건, 처우 등을 고려할 때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84%에 달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투자 발표가 아니라 조합원 노동조건과 직결되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근무지 이전, 전환배치, 처우 변화 등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조합과의 대화 위에서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 1일 정부와 회사, 조합이 함께 참여하는 노사정 협의의 장을 제안했지만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부를 향해서는 협의체 구성 요구에 응답해 달라고 촉구했다.
사측의 태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노조는 “사측 또한 두 차례에 걸친 조합과의 미팅에서 경영진도 부담스러워한다며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할 사람도, 투자할 회사도 확신하지 못하는 계획이라면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신뢰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국책성 투자에 앞서 당사자 간 신뢰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취지다.
전력 대책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노조는 전영현 대표이사에게 원전 확대와 전력구매계약 추진, LNG 열병합발전 검토를 다시 요청했다며 현재 전력 계획이 보완 요청을 받을 정도라면 준비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동정책의 일관성도 문제 삼았다. 노조는 “한쪽에서는 주 4.5일제를 추진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메가 프로젝트를 이유로 주 52시간 상한을 해제하겠다고 한다”며 현장 노동자의 의사가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개정 노동조합법을 근거로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를 교섭 의제로 다루겠다고 밝혔다. 조합원의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 결정도 교섭 대상이 됐다는 설명이다.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는 지역 균형발전과 국가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사업으로 거론된다. AI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커지는 만큼 신규 생산 거점 확보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다만 실제 추진 과정에서는 인력 배치, 근무지 이전, 처우 변화, 근로시간, 전력 인프라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삼성전자가 노조의 노사정 협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향후 프로젝트 추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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