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축소될 수도”…‘보완수사권 폐지’에 우려 확산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범죄 축소될 수도”…‘보완수사권 폐지’에 우려 확산

투데이신문 2026-07-13 17:21:37 신고

3줄요약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개혁에 따른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한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단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개혁에 따른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한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단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보완수사 대상 사건 상당수가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민생사건이라는 점에서 폐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여성계를 중심으로 성폭력 등 여성 대상 범죄 수사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면서 피해자 보호와 수사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13일 국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등 범여권 의원 12명은 지난달 26일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의 입법예고에는 지난 10일까지 총 4607건의 국민 의견이 접수됐는데, 이 중 4221건(91.6%)이 반대 의견이었다.

특히 최근에는 경찰 수사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우려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보완수사권이 폐지될 경우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 장치가 사실상 사라져 부실수사나 사건 은폐가 발생할 경우 이를 바로잡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보이스피싱 등 민생 침해 범죄와 성폭력·스토킹, 장애인·노인 학대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는 수사 공백의 영향이 큰 만큼 피해자 보호와 사건의 실체 규명을 위해 검사의 보완수사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발생한 ‘장윤기 사건’에서는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현직 경찰관의 증거인멸 및 경찰 유착 의혹이 추가로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김창민 영화감독 폭행 사망 사건에서도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피의자들의 혐의가 상해치사에서 살인으로 변경됐다. 이 같은 사례를 근거로 일각에서는 보완수사권이 경찰 수사를 견제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역할을 해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성계를 중심으로 성폭력 등 여성 대상 범죄 수사에서 공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한국성폭력상담소,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등 단체는 ‘형사소송법 개정, 피해자에게 개악이면 안 된다’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논의되고 있는 ‘검찰개혁’에 따른 형사소송법 개정안으로 개정된다면 피해자 권리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실체 진실을 발견하는 과정이 축소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여성의전화 최선혜 사무처장은 “현재 여성폭력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의 잘못된 통념과 싸워야 하며 어느 수사관을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운’에 맡기고 있는 것이 여성폭력 피해자가 경험하는 현실”이라며 “성폭력 범죄 기소율은 절반도 되지 않으며 가정폭력 사건은 형사사건으로 처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폭력 피해자들은 피해를 신고했을 때 잘못된 통념에 대한 걱정 없이 전문성 있는 수사가 잘 진행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가 밝혀진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 김진주(필명)씨도 보완수사권 폐지에 우려를 나타냈다. 김씨는 전날 연합뉴스를 통해 “객관적인 시각에서 사건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안전장치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초기 ‘묻지마 폭행’ 사건으로 알려졌으나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성폭행을 목적으로 한 범행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건의 성격이 뒤바뀐 대표적 사례로 불린다. 

서울 서초구 소재 대검찰청의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서울 서초구 소재 대검찰청의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법조계에서는 검사에게 제한적 보완수사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10일 성명서를 통해 “어느 수사기관이든 그 판단이 외부의 견제와 검토를 벗어날 때 사건의 실체가 묻히고 국민에 대한 부당한 기본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실체적 진실 발견과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가능하도록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 허용 범위를 합리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논쟁은 정치권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정청래 전 당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강경파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 의원들은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은 오는 14일 성폭력·스토킹·학대·보이스피싱 등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에 한해 보완수사권을 부여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으로 파악됐다. 국민의힘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유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보완수사권 인정 여부와 피해자 보호 문제를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피해자 보호는 다양한 제도와 장치가 함께 작동해야 하는 문제인 만큼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만으로 성패를 가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명지대 법학과 유승익 객원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보완수사권 논란이 급격히 부각됐지만 보다 근본적인 과제는 경찰 수사 역량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검찰 역시 현행 제도 내 피해자 보호 관련한 제도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는 만큼 제도 운용 전반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