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천안] 김진혁 기자= 통상 K리그의 여름은 순위 싸움의 승부처로 꼽힌다. 리그가 절반 정도 지나면서 체력 문제가 스멀스멀 올라올 시기다. 워낙 무더운 날씨가 극심한 변수로 작용하기도 한다. 하필 천안시티FC는 여름 초입부터 고난의 시기를 마주했다.
지난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6 17라운드를 치른 천안이 김해FC2008을 상대로 0-1 패배를 당했다. 이로써 천안은 승점 19점(4승 7무 5패)을 유지, 순위는 한 단계 추락한 10위가 됐다.
천안은 지난 11라운드부터 9~10위권을 유지했다. 이후 7경기에서 1승 2무 4패를 거뒀다. 다소 부진한 성적에 비해 순위 하락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가장 큰 의미가 있는 6위권과 격차다. K리그2는 6위부터 플레이오프 자격이 주어진다. 6위 팀을 승점 2~3점 차로 바짝 추격하던 천안은 현재 6점 차까지 벌어진 상태다.
추격의 분수령이 될 여름이다. 그러나 천안의 경기력은 날이 점차 더워질수록 힘을 잃었다. 안산그리너스와 14라운드까지만 해도 박진섭 감독이 구축한 끈끈한 수비 조직력이 유지돼 왔다. 라마스 중심의 역습 형태도 나쁘지 않은 위력을 발휘하면서 3-1 승리를 거뒀다. 그런데 천안은 수원FC와 15라운드부터 이날 김해전까지 3경기 무승에 빠졌다. 특히 요동치는 수비 집중력이 발목을 잡고 있다.
천안은 지난 수원FC전 라마스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초반 동점 실점을 헌납했다. 이후 최준혁이 무리한 수비로 다이렉트 퇴장됐고 후반 추가시간 6분 극적인 역전골을 넣은 안창민마저 상의탈의 퇴장이라는 촌극으로 극심한 수적열세를 떠안았다. 운명의 장난처럼 추가시간의 추가시간 수원FC가 동점골을 넣으며 천안은 눈앞에서 승리를 놓쳤다. 이어진 경남FC 원정에서도 천안은 후반 막판 라마스의 득점으로 균형을 맞췄는데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질 추가시간 원기종에게 동점 실점을 내주며 패했다.
날씨가 한층 더 무더워진 김해전에서는 이른 시간 실점을 내준 뒤 후반부로 갈수록 힘이 부치는 모습을 보였다. 천안은 전반 9분 만에 베카에게 선제 실점을 헌납했다. 이후 천안은 이상준, 라마스 등을 활용해 김해의 뒷공간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전반전 위협적인 득점 장면을 여러 차례 만들면서 효과를 보나 싶었는데 후반전에 돌입하자, 체력 저하가 뚜렷해지면서 추격에 실패했다. 오히려 막판에는 김해 역습에 골문을 위협받는 장면이 공격 상황보다 더 자주 연출되기까지 했다.
그동안 잃은 승점을 메우기 위해선 경기 수가 몰려있는 7월에 반등이 필요하다. 무더위 속 펼쳐진 김해전에서 보여준 부진한 경기력이 오히려 승점을 더 잃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낳았다.
천안은 남은 7월 리그 일정으로 19일 청북청주 원정, 24일 서울이랜드 원정을 앞두고 있다. 하필 지역 라이벌과 리그 강호를 원정길에서 만나야 한다. 게다가 가장 가까운 일정인 오는 15일 FC목포와 코리아컵 2라운드 일정이 혹부리처럼 느껴지고 있다. 목포전 승리 시 천안은 7월 마지막 주 코리아컵 3라운드까지 소화해야 한다. 7월 일정도 코리아컵 포함 6경기로 늘어난다.
리그에 온전한 집중이 필요할 때 부수적인 컵 대회가 집중력을 흔드는 꼴이 됐다. 현재 천안은 사르자니, 고태원, 하재민 등 공수 포지션에 걸쳐 부상자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박 감독은 완벽한 로테이션을 돌리기에도 스쿼드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한숨을 쉬었다. 3경기 무승으로 가라앉은 선수단 분위기도 걱정거리다. 김해전 이후 박 감독은 “보이지 않는 의지나 정신적 부분도 있다”라며 부진의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코리아컵의 비중을 크게 낮출 가능성이 높은 천안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찜찜한 게 사실이다. 목포전 어느 정도 힘을 줘 다소 지쳐있는 선수단을 각성시키는 모멘텀으로 활용할지, 완전히 힘을 빼 리그에 집중할 여유를 찾을지 선택이 필요한 박 감독이다. 7월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천안의 한 자릿수 순위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분수령이 됐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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