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열린 제주항에서 열린 제주-칭다오 항로 취항식. 한라일보 자료사진.
[한라일보] 제주도가 막대한 혈세 투입이 예상되는데도 사업 타당성을 미리 검증하는 재정투자심사(이하 투자심사)를 받지 않고 제주~칭다오 항로 운항 선사와 위법하게 협정을 체결했지만 협정에 의한 둘 간의 계약 관계는 유효하다는 유권해석 결과가 나왔다.
투자심사 절차 위반 문제가 제주~칭다오 협정을 변경하거나 파기할 법적 근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이번 논란을 계기로 협정 변경을 추진 중인 제주도는 더욱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13일 열린 제주도의회 제452회 임시회 농수축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김종수 해양수산국장은 위법 논란이 불거진 제주~칭다오 항로 개설 협정에 대한 대안을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내부 검토 결과 (칭다오 선사가) 운항한 것에 대한 손실보전금은 (계속) 지급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최근 제주도가 의뢰해 얻은 변호사 자문 결과를 가리킨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도는 지난달 법제처가 투자심사를 받지 않고 체결된 제주~칭다오 협정이 위법하다는 취지로 판단하자, 이런 절차 위반이 협정을 변경하거나 파기할 법적 사유에 해당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변호사 4명에게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제주도 입장에선 변호사들이 투자심사 패싱으로 협정 자체도 위법해 무효라고 해석해야 오히려 부담을 덜 수 있다. 중국 선사와 계약 조건 변경을 추진할 때 협정 위법을 근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재정법에 따라 투자심사 절차를 어기고 예산을 집행한 지자체는 부당하게 지출한 범위 내에서 교부세를 감액 당해 제주도로선 하루 빨리 손실보전금 지급을 중단해야 재정 패널티라도 감경 받을 수 있다. 칭다오 협정은 2028년 10월까지 유효하며, 제주도는 중국 선사가 손실을 보면 매달 그 비용을 보전해야 한다.
유권해석에선 제주도 바람과 달리 변호사 4명 모두 "계약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도 관계자는 "투자심사 절차 위반에 따른 법적 책임은 제주도에 국한되고, 또 계약 체결 과정이 행정적으로 위법하다해도 사인(민간)과에 맺은 계약 관계까지 무효로 할만 법적인 근거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이 변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며 "이는 대법원 판례를 통해서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권해석 결과는 지금 단계에선 협정을 파기할 법적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도정의)정책 판단에 따라 파기는 요구할 수 있다"며 "그러나 어느 한쪽이 협정을 파기하려면 중재센터를 거쳐 양측 모두 합의해야 하고, (합의가)결렬되면 국제 분쟁으로 비화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협정이 유효하다는 유권해석 결과에 따라 제주~칭다오 항로 손실보전금 예산으로 34억원을 제2회 추경에 편성했다. 도 관계자는 "본예산에 편성된 손실보전금 지급 예산이 거의 바닥난 상태"라며 "올해 말까지 지급하기 위해선 추가 재원이 필요해 추경에 모자란 비용을 편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24년 체결된 제주~칭다오 항로 협정은 선사 측이 손실을 보면 제주도가 3년간 최대 225억원을 보전하는 조건이다. 장래에 100억원 이상의 재정 부담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행안부와 법제처 모두 투자심사 대상이라고 판단했지만, 제주도는 심사 없이 예산을 편성해 집행했다. 지난해 10월 항로가 개설된 이래 올해 4월까지 제주도가 6개월 간 지급한 손실보전금은 48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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