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한화, KAI 인수...K방산 판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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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한화, KAI 인수...K방산 판도 변화

한스경제 2026-07-13 16: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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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장교동 한화빌딩./한화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한화

| 서울=한스경제 임준혁 기자 | 한화그룹의 방산 계열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를 통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매입 확대가 K-방산 판도를 흔들 변수로 부상 중이다.  

한화는 항공엔진과 레이더, 전자전장비, 우주 사업에 이어 완제기 분야까지 영역을 넓히며 방산 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일종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대형화’가 경쟁력이란 평가가 나온다. 반면 특정 그룹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재편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국내 방산 생태계 전체 관점에서 혼란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연말까지 5000억원 한도 내에서 KAI 주식을 장내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날 1조원에 달하는 투자 재원을 조기 소진하자 한화시스템이 바통 터치를 한 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5월 초 KAI 주식을 공개 매집하기 시작해 불과 2개월 만에 1조원 어치를 사들이는 속도전을 벌였다. 

▲ KAI 지분율 12.44%로 확대...한화시스템 4.73%까지↑
이날(8일) 기준 한화그룹은 계열사별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90% △한화시스템 1.53%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 1.01% 등 KAI 지분 총 12.44%를 보유했다. 확보한 총 주식 수는 9747만5107주다. 

여기에 한화시스템이 5000억원을 들여 연내 KAI 주식 약 312만주를 더 사들이면 지분율은 4.73%로 확대된다. 이 경우 한화그룹의 전체 KAI 지분보유율은 12.44%에서 15.64%로 늘어나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26.41%)에 이은 2대 주주 입지를 한층 공고히 다지게 된다. 

한화시스템 측은 5000억원은 취득 한도 금액으로 KAI 주식은 한도 내 취득 예정이며 취득 규모는 KAI 주가나 매수 진행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한화 측은 연말까지 투자 가능한 한도를 설정한 것으로 5000억원 전액을 투자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라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한화의 KAI 지분보유율의 마지노선이 15% 초과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본다. 15%를 넘길 경우 한화그룹은 기업결합 신고를 해야 하고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지 등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강도 높은 심사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한화그룹이 지분율 14.99%인 상태에서 최대주주인 수은 지분 일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매입할 적기를 기다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 한화 지분율 마지노선 15% 초과에 달려
한화는 앞서 KAI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전환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한화는 KAI와의 합병을 통한 시너지가 확고하다고 강조한다. (KAI 인수 완료 시) 우주 분야에서는 적수가 없는 한화의 독점 체제가 마련된다는 설명이다.

항공·방산 부문 역시 통합 효과는 크다. 한화는 항공엔진과 레이더, 항공 전자 장비 등 항공 장비에 강점이 있다. 하지만 항공기 자체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역량은 확보하지 못했다. KAI는 한화가 갖추지 못한 ‘항공기 체계 개발 및 양산’이 가능하다. T-50 고등훈련기, FA-50 경공격기, KF-21을 비롯한 고정익기와 수리온 등의 헬기(회전익기) 등 체계 자산을 갖고 있다. 쉽게 말해 한화가 KAI를 품는다면 자동차 부품과 완성차 업체처럼 ‘수직계열화’가 가능하단 뜻이다.

한화의 KAI 지분 확대는 그룹 방산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내 방산 대형화의 신호탄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한화는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 장갑차, 항공엔진, 레이더, 위성 사업 등으로 방산 영역을 넓혀왔다. 

▲ 한화 KAI 인수 시 원가절감·수출경쟁력 제고
KAI와의 협력 관계가 강화될 경우 육·해·공·우주를 아우르는 국내 최대 규모 방산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미국 록히드마틴, 프랑스의 탈레스 등 대형 기업들이 체계 통합 역량을 앞세워 경쟁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의 규모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산학과 교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엔진, 항공무장 분야에서 한화시스템은 레이더·전자전·위성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워왔고 여기에 KAI의 완제기 제작 역량까지 연결될 경우 엔진, 항전 장비, 무장, 항공 플랫폼을 아우르는 통합 방산 체계 구축이 가능해진다”며 “수직계열화 효과로 원가절감, 납기 단축 등의 시너지가 기대되며 수출경쟁력도 상당히 제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가 지향하는 ‘글로벌 4대 방산 강국’ 도약 차원에서 한국에서도 규모의 경제를 통한 대형 글로벌 방산기업이 나와야 한다. 내수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수출 중심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 및 방산업체 순위 상승이 관건”이라며 “물론 혁신 유인 감소, 경쟁 저하에 따른 정부 협상력 감소 등 단점이 없을 수 없지만 단점보다 장점을 먼저 보는 시야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공급망 약화로 위기 대응력 저하·생태계 붕괴
반면 국내 방산업계에서는 특정 기업 중심의 시장 재편 가능성에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국내 대표 항공 플랫폼 기업인 KAI에 한화의 영향력이 확대될 경우 항공 전장품과 유도무기, 부품 업체 등 기존 협력 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특정 기업 중심의 구조가 강화될 경우 협력업체 참여 기회와 경쟁 환경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급망 단일화로 위기 대응력의 저하와 중소 협력사 생태계가 대기업 중심으로 지나치게 종속될 것이란 걱정도 벌써부터 제기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타 산업과 달리 방산은 회복탄력성에 취약한 산업이다. 특정 기업의 독점 및 가격 상승, 공급망 약화 등으로 산업 생태계가 한번 무너지면 수익성이 낮고 진입장벽도 높은 방산 특성상 회복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정 기업이 커질수록 방산 생태계는 교란될 가능성이 커지고 다양한 주체에 의해 방산 생태계가 구성돼야 혁신과 경쟁, 협력이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며 “독점이 발생하면 이 세 가지 요소들은 일순간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한화의 지분 확대만으로 KAI가 한화 중심으로 재편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KAI 매각과 관련한) 최대주주인 수은의 판단과 정부 정책, 향후 사업 협력 방식 등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화가 KAI 인수를 확정짓기 위해서는 정부의 허가도 필요하다. 방위사업법에 따르면 방산업체의 경영상 지배권을 실질적으로 취득하고자 하는 자는 산업통상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얻어야 한다.

결국 핵심은 대형화 자체가 아니라 산업 생태계를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단 지적이다. 한화의 KAI 지분 확대가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지, 국내 방산 생태계가 한화로 집중되는 소기의 목적과 배치되는 부작용을 낳을 계기가 될지는 향후 지배구조 변화와 사업 협력 방식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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