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방위병 복무 중 군무 이탈(탈영) 의혹이 정치권에서 재점화 됐다.
안 장관은 당초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탈영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김영수 청렴사회를 위한 공익신고센터장이 최근 경찰에 '인사청문회 허위증언' 혐의로 안 장관을 고발하며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김 소장은 안 장관이 방위병으로 복무하던 1984년께 위법한 방법으로 소속 부대장의 동의를 받아 약 7개월간 무단으로 군무를 이탈했고, 이 같은 내용이 병적기록부에 기재돼 있음에도 안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군무이탈 및 구금 사실이 전혀 없다고 증언한 것은 허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 등 보수야권을 중심으로 안 장관을 향해 병적기록부 공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재명 대통령이 관련 사실을 알고도 안 장관을 임명했다면 '국정농단'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경찰, '탈영 의혹' 안규백 허위증언 수사 착수
김영수 "안규백, 방위병 복무 중 군무이탈…인사청문회 허위증언"
경찰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 허위 증언 의혹 수사에 나선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오는 16일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을 불러 국회에서의 허위 증언 의혹과 관련한 고발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 소장은 지난달 27일 안 장관을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고발장에 따르면 안 장관은 1984년경 육군 제35사단 고창군 대산면 중대에서 방위병으로 복무 중 위법적인 방법으로 소속부대장의 동의를 받아 약 7개월간 무단 군무이탈(탈영)했다. 이후 군무이탈 사실이 확인돼 소속 헌병대에 체포돼 구금 30일과 군무이탈 기간 약 7개월을 포함해 약 8개월간 추가 복무한 후 1985년 8월 31일 소집해제된 사실이 있다는 것이다.
또 이 같은 내용은 병적자료에 기재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7월 15일 인사청문회 당시 군무이탈 및 구금 사실이 전혀 없다고 증언했다고 김 소장은 주장했다.
김 소장은 "현역장병들의 자존심과 명예를 위해서라도 장관님의 탈영 사건에 대한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며 "우리 모든 국민들도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7월 인사청문회 당시 청와대 민정실과 여당의 일부 국방위원회 의원들이 병적자료를 열람하고도 탈영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은폐해 '탈영 방위병' 출신을 국방부장관으로 임명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의 주장이 사실과 다를 경우 형사처벌을 지겠다"며 "반대로 장관이 허위증언을 했다면 형사적·사회적 책임을 당당히 지겠다는 약속을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고발인 조사를 통해 고발 경위 등을 확인한 뒤 병적기록과 청문회 발언 등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장동혁 "안규백, 더 이상 장관이어선 안 돼"
정점식 "병적기록부 공개 안 하면 탄핵소추안 검토"
국힘 "탈영 의혹 사실이면 청와대 국정농단"
안 장관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국민의힘은 총공세에 나서는 모습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안 장관의 탈영 의혹과 관련해 "더 이상 장관이어선 안 된다"며 병적기록부 공개를 거듭 촉구했다.
장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래된 일이라 사실관계를 밝힐 수 없는 것도 아니고 병적기록부 하나만 공개하면 끝날 일"이라며
"안 장관의 탄핵 청원에는 30만 명이 넘게 동의했고, 대통령 탄핵 청원은 50만 명이 넘었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안 장관을 임명한 대통령까지 그 자리에 있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병적기록부를 공개하지 못한다면 떳떳하지 못한 무언가 있단 걸 스스로 자백하는 것"이라며 "감추려 한다면 의혹은 더 커질 것이고, 의혹이 커질수록 이 정권의 부담도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병적기록부 공개를 끝내 거부한다면 본인의 탈영과 영창 의혹을 인정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탄핵 소추안 제출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국방부가 장관의 병적기록부를 공개하면 더 오해를 키울 것이라며 공개를 거부한 데 대해 "앞뒤가 안 맞는 주장"이라며 "공개하면 오해를 더 키운다고 말하는 것은 병적 기록부에 적힌 내용과 안 장관의 그동안의 해명이 서로 다르기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퇴임 후에 정정을 청구하겠다는 주장도 납득하기가 어렵다"며 "장관의 리더십을 훼손하고 있는 이 중대한 의혹을 불식시키려면 지금 당장 정정을 청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12일 논평에서 안 장관의 병적기록부 공개를 촉구하며,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까지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최 대변인은 "국방부 수장이 과거 탈영 의혹으로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며 "7개월 무단이탈, 헌병대 체포조 연행, 30일 영창, 8개월 추가 복무라는 구체적 증언이 나오며 국민적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안 장관은 '병무행정의 피해자'라는 말만 반복할 뿐, 의혹을 해소할 병적기록부 공개는 끝내 거부하고 있다"며 "방위병 출신 국방장관의 개인 기록이 군사기밀이라도 되느냐, 떳떳하다면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최 대변인은 "만약 의혹이 사실이라면 과거 탈영병 체포조에 쫓기던 '도망자'가 지금은 군사경찰과 45만 장병을 지휘하는 셈"이라며 "이는 군 역사상 최악의 수치이자 국기문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청와대가 이러한 결함을 알고도 임명을 강행했다면 국방 안보를 내팽개친 국정농단"이라고 주장하며 청와대까지 겨냥했다.
마지막으로 "안 장관은 즉각 병적기록부를 공개하라. 의혹 해소도, 자진사퇴도 없다면 국회는 국민의 명령에 따라 탄핵 소추에 나설 것"이라고 압박했다.
성일종 "국군통수권자, 적절한 조치해야" 나경원 "李 대통령이 답하라"
한동훈 "병적기록부 공개 거부, 탈영보다 심한 내용인가"
국민의힘 등 보수야권 인사들도 공세에 동참했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방위원장을 지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국방장관이 탈영했는지 안 했는지 여부를 장병들과 국민들이 의심해야 하는 이 상황이 정상인가"라며 "안 장관은 지금이라도 병적기록부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안 장관의 방위병 복무 시절 탈영설은 인사청문회 때부터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다"며 "안 장관은 탈영한 사실은 인정하지 않으면서 병적기록부는 공개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인사청문회 당시 자신의 병적기록부에 대해 '오해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보여줄 수 없으니 그냥 나를 믿어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혹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임명을 밀어붙였다"며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다. 안 장관이 본인의 병적기록부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 때문에 군의 지휘 체계가 위협받고 있다. 국가안보를 위해 안 장관 인사 검증 시에 이 사실을 청와대 참모들이 알았는지 몰랐는지 밝히고, 국군통수권자로서 적절한 조치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안 장관의 방위병 시절 7개월 탈영 의혹은 충격적"이라며 "이제 임명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답할 차례다. 안 장관의 탈영 사실을 알고도 임명했다면 국민을 기만한 국기문란 안보파괴 인사요, 모르고 임명했다면 철저한 직무유기"라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안 장관의 탈영 사실, 병적 기록을 국민 앞에 즉각 소명하라. 침묵한다면 탈영 장관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며 "탈영병 의혹 국방부 장관을 앞세워 벌이는 육군사관학교 해체, 사관학교 졸속 통폐합 등 국가안보의 총체적 파괴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11일 병적기록부 공개를 거부하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향해 "탈영보다 더 심한 내용이냐"고 했다.
한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안 장관은 '공적 기록에 자신이 국방부 장관 할 수 없을 만한 무시무시한 내용이 기재돼 있지만, 기록이 잘못된 거라는 안규백 말만 믿고 입 다물어 달라'는 것"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그러면서 "탈영 의혹을 받고도 설명 못 하고 버티는 사람이 지금 전작권 전환, 육해공 3사 통합 등 전 국민의 안전을 위험하게 하는 일들을 독단적으로 추진한다"며 "국민은 이해당사자 안규백씨 말보다 공적기록인 병적기록에 기재된 내용을 믿는다. 그 기록이 잘못된 것이라면 그 기록이 뭐고, 왜 잘못된 것인지 안씨가 밝혀야 하는 것"이라고 썼다.
軍 "1985년 재입소·소집해제일 기록 모두 존재"
안 장관의 탈영 의혹과 관련해 국방부는 "1985년 재소집 및 소집해제 일자 모두 기록돼 있다"며 재차 논란을 일축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13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안 장관 병적 기록에 소집 해제가 1회만 기록돼 있나, 아니면 재소집 및 해제 기록이 모두 있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정 대변인은 "소위 탈영과 추가 복무 의혹을 제기하는 분이 말하는 것은 병적기록부에 1985년 8월(소집해제일)만 기재돼 있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탈영과 추가 복무를 주장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세부 기록에는 1985년 1월 소집 해제 일자, 그다음 1985년 재소집 및 소집 해제 일자가 모두 기록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러 차례 설명했듯 국방부 장관은 정상적으로 복무를 완료했고 해당 (의혹) 내용에 대해서는 명백히 허위라는 입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10일 안 장관의 탈영 의혹이 "명백한 허위"라고 반박하며 병적기록 공개를 통한 의혹 해소 방안은 "40년 전 잘못된 기록을 공개한다면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오해만 키울 수 있어 비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첩사 해체 반대"…'안규백 탄핵' 청원 32만 돌파
한편, 안규백 장관에 대한 탄핵을 촉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서명 인원이 32만 명을 넘어섰다.
청원인은 지난달 18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 탄핵에 관한 청원'에서 "국방부가 국군방첩사령부의 방첩·보안·안보수사 기능을 여러 기관으로 분산하는 개편안을 발표했다"며 "49년간 유지된 군 방첩 체계를 근본적으로 변경하는 사안으로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방첩 기능은 간첩활동 차단, 군사기밀 보호, 방산기술 유출 방지, 군 내부 보안 유지와 직결되는 국가안보 핵심 기능"이라며 "충분한 검증 없이 조직을 해체·축소할 경우 정보공백과 대응능력 약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방부 장관은 국가안보 유지의 책임이 있으므로 국회 차원의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헌법 위반 여부가 확인되면 국회가 탄핵소추를 포함한 모든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는 이 청원은 13일 오후 기준 32만 2천여 명이 동의했다. 이미 30일 내 5만 명 이상 동의 요건을 충족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된 상태다.
안 장관은 지난달 10일 '국군방첩사령부 해체 및 기능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은 방첩사가 수행해온 △방첩·방산 정보활동 △안보수사 △보안감사 기능을 다른 기관으로 분산 이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방첩사는 1977년 국군보안사령부를 모태로 육·해·공군 방첩부대를 통합해 창설된 이후 여러 차례 정치적 논란 속에서도 기능과 권한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번 개편으로 그간 유지된 골격이 근본적 변화를 맞게 됐다. 특히 방첩사는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와 선관위에 병력을 파견하고 정치인 체포조를 운영하는 등 핵심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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