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더워도 일은 해야지"…폐지 할머니 등 폭염 속 거리로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르포] "더워도 일은 해야지"…폐지 할머니 등 폭염 속 거리로

연합뉴스 2026-07-13 16:10:04 신고

3줄요약

매일 12시간 폐지 줍지만 "한 리어카에 4천∼5천원, 매일 해야"

집배원 "등기를 내일로 미룰 수 있나"…옥수수 상인은 연신 손부채질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동 골목에서 폐지를 줍는 노인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동 골목에서 폐지를 줍는 노인

[촬영 정지수]

(서울=연합뉴스) 정지수 기자 = "요새 맨날 푹푹 쪄. 아무리 더워도 일은 매일 해야지…"

13일 오후 2시께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골목 인근에서 만난 이모(81) 할머니는 강하게 내리쬐는 햇살 아래에서도 꿋꿋이 폐지를 주웠다.

이곳의 기온은 32.8도, 체감 온도는 33.6도까지 치솟았다.

기자가 할머니를 도와 폐박스를 정리한 지 10분 만에 땀이 비 오듯이 흘러 숨도 쉬기 어렵다.

할머니는 "더우니까 저기 그늘로 가"라며 거듭 손사래를 쳤다.

할머니는 매일 오전 7시부터 12시간 동안 폐지를 줍는다.

그는 "한 구루마(리어카)를 가져가도 4천∼5천원밖에 안 준다"면서도 중간중간 땀을 닦아가며 박스를 접어 차곡차곡 수레에 쌓았다.

남편과 사별한 뒤 20년째 폐지를 주웠다는 이씨는 "난 구청에서 돈도 안 나온다"며 "돈 벌어야지 뭘 또 쉬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낮 동안 야외 활동을 자제하라는 안전안내 문자도 발송됐지만, 생계 때문에 일을 놓을 수 없는 '야외 노동자'들은 그늘 한 점 찾기 어려운 아스팔트 위에 있을 수 밖에 없다.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동 골목 공사 현장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동 골목 공사 현장

[촬영 정지수]

가게 외부 가판대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찐 옥수수를 팔던 한 상인은 "안 덥다고 그러면 거짓말"이라며 붉어진 얼굴에 연신 손부채질했다.

횟집을 운영하는 상인은 땀으로 머리가 젖은 채 횟감을 손질했고, 노점상들도 의자에 앉아 미지근한 선풍기 바람으로 열을 식혔다.

근처 골목에서 공사 중인 건설 노동자들도 중간중간 생수를 들이켰지만, 더위에 지친 모습이다.

흐르는 땀을 수건으로 닦던 한 인부는 '덥지 않냐'는 질문에 "나는 일하는 사람인데 일해야지"라고 짧게 대답하고는 다시 사다리를 올랐다.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동 골목에서 우편물을 정리하고 있는 집배원 이모(31)씨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동 골목에서 우편물을 정리하고 있는 집배원 이모(31)씨

[촬영 정지수]

오토바이를 타고 도심 구석구석을 누벼야 하는 배달·택배 노동자들에게도 여름 날씨는 가혹했다.

배달 노동자들 헬멧 아래로는 빨갛게 익은 얼굴이 보였다. 이들은 잠시 정차하는 동안 연신 땀을 훔쳤다.

도로 한쪽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우편물을 정리하던 집배원 이모(31)씨도 "힘든데 일이니까 어쩔 수 없다"며 움직였다.

그는 "오늘 안 하면 내일 해야 하는 거고, 등기는 내일로 미룰 수도 없다"고 얘기했다.

그는 "원래 여기도 그늘이 있었는데 가림막이 사라졌다"며 "보통 2∼3군데 배달이 끝날 때마다 그늘이 있는 곳을 찾아서 쉰다"고 말했다.

index@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