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김흥수 기자)
대전지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한 달 넘게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들어 하락 속도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정부의 유류가격 인하 조치로 가격 부담은 다소 완화됐지만, 중동 정세가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반등해 추가 하락 기대감은 다소 약해지고 있다.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전지역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857.70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 평균 1999원 안팎과 비교하면 140원 이상 낮아졌다. 다만 최근에는 하락 폭이 이전보다 줄어들면서 가격 조정 국면에 들어선 분위기다.
최근 국내 기름값은 정부의 7차 최고가격 인하 조치가 정유사 공급가격에 반영되면서 꾸준히 내려왔다. 정유사의 공급단가가 낮아진 영향이 시차를 두고 주유소 판매가격으로 이어지면서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도 1800원대로 내려왔다.
당초 시장에서는 주요 산유국들의 증산 기조가 이어질 경우 국제 원유 공급이 늘어나 유가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 확대가 현실화하면 국내 주유소 가격도 추가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시장 분위기도 달라졌다. 세계 원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안감이 커지면서 국제 원유시장이 다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유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경우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이날 국제유가는 3% 이상 상승했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모두 오름세를 보였으며, 중동 리스크가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가량의 시차를 거쳐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당장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향후 흐름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도 원유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한국석유공사와 정유·해운업계 등이 참석한 긴급 회의를 열어 중동 정세가 국내 에너지 수급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정부는 정유업계가 확보한 7~8월 원유 도입 물량 등을 고려할 때 단기적인 공급 차질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업계는 원유 부족 자체보다 국제유가와 해상 운임, 조달 비용 상승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 중동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원유를 들여오는 비용이 높아져 소비자가 체감하는 기름값 인하 속도 역시 예상보다 더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가격 인하 조치 효과로 국내 기름값은 안정세를 보였지만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하면 국내 판매가격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은 하락 흐름이 이어지더라도 이전처럼 큰 폭의 가격 인하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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