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 유해란(25)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2연승을 올리며 세계 최정상 선수로 거듭났다. 지난달 시즌 3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데 이어 12일(이하 한국 시각) 프랑스에서 끝난 4번째 메이저 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유해란은 대회 4라운드 합계 19언더파 265타로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동타를 이룬 후 18번 홀(파5)에서 치러진 1차 연장전에서 버디를 낚아 파에 그친 상대를 따돌렸다. 한국 선수가 단일 시즌에 메이저 대회 2승 이상을 올린 건 지난 2019년 고진영 이후 7년 만이다. 역대로 놓고 보면 박인비(2013년)를 포함해 이번이 3번째다. 유해란은 또 이 대회가 메이저로 승격된 2013년 이후 김효주(2014년), 전인지(2016년), 고진영(2019년)에 이어 우승한 4번째 한국 선수로 기록됐다.
▲최소타 등 절정의 샷 감각
유해란이 지난 약 2주간 벌어들인 우승 상금만 해도 무려 51억원에 달한다. 유해란의 최근 기세는 매우 놀랍다. 그는 에비앙 챔피언십 1~4라운드에서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281야드, 그린 적중률 83.3%(60/72)를 기록했다. 위기관리 지표인 샌드 세이브율도 66.7%(2/3)로 준수했다.
특히 3라운드에선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9개를 쓸어 담아 11언더파 60타를 쳤는데, 60타는 기존 기록 61타를 넘어선 메이저 대회 18홀 최소타 신기록이다. 지난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 당시부터 사용하던 테일러메이드 TP5 골프볼에 새긴 숫자 ‘62’보다도 적은 타수다. 62타는 이 대회 전까지 유해란의 개인 베스트 스코어였다. 2001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스탠더드 레지스터 핑에서 세운 LPGA 최소타 기록(59타)과 불과 1타 차이였다.
3라운드에서 공격적인 플레이로 일관했던 유해란은 4라운드에선 보기 1개와 버디 1개를 맞바꾸고 나머지 홀들에선 모두 파 세이브를 하는 안정적인 코스 매니지먼트를 보였다. 그리고 18번 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 버디로 승부가 매조졌다.
유해란은 한 시즌 동안 5개 메이저 대회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올린 선수에게 수여하는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 부문 2위(120점)로 도약했다. 1위(126점) 넬리 코다(미국)와는 6점 차이다. 둘의 최종 승부는 오는 30일 영국 잉글랜드에서 개막하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AIG 여자 오픈에서 가려진다. 유해란은 2019년 고진영에 이어 7년 만의 수상에 도전한다.
평균최저타수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베어 트로피도 사정권이다. 유해란은 69.40타로 2위에 올라 있다. 1위(68.68타) 코다와 근소한 차이다. 상금 부문에서도 1위(568만924달러) 코다에 뒤진 2위(416만7471달러)다. 샷 부문에서는 그야말로 무결점이다. LPGA에서는 볼 스트라이킹이라는 샷 지표가 있는데, 이는 토탈 드라이빙 순위와 그린 적중률 순위를 합산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선수를 가려낸다. 유해란은 토탈 드라이빙 순위와 그린 적중률 순위 부문에서 모두 1위를 기록 중이다. 단순 그린 적중률만 봐도 80.37%로 투어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샷의 정교함은 투어 최고 수준이다.
▲퍼터 교체·냉철한 멘탈
짧은 기간 2차례나 메이저 퀸에 오른 유해란은 인터뷰에서 "그저 꿈만 같다. 3주 전만 해도 메이저 우승 트로피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2개나 갖게 됐다. 너무 행복하다. 지금의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달 크로커 퀸 시티 챔피언십(준우승) 때 부상을 당한 이후 6주간의 휴식이 전환점이 됐다. 부상으로 쉬는 동안 퍼터 교체를 고민했고, 결국 스카티 카메론 팬텀 11R OC로 퍼터도 바꿨다. 테일러메이드 Qi4D LS 드라이버와 TP5 골프볼도 함께 사용했다.
컴퓨터 아이언 샷이 일품인 유해란의 또 다른 강점은 멘탈이다. 유해란을 매니지먼트하는 세마스포츠마케팅의 홍미영 부사장은 본지에 “밝은 성격이긴 하지만 차분한 성격도 함께 겸비하고 있어서 경기할 때 냉철한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유해란은 경기할 때 잘 안되는 부분이 있더라도 다음 단계로 갖고 가지 않는 원칙을 갖고 있다. 이러한 마인드는 휴식이 공백이 아닌 ‘재충전’이 되게 했다.
한편 임진희는 대회 마지막 날 6타를 줄이고 최종 합계 15언더파 269타 공동 4위로 홀아웃했다. 7타를 줄인 이소미는 최종 합계 11언더파 273타 공동 10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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