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1부) 울산 HD와 전북 현대의 현대가 더비를 흔든 장면은 골 자체보다 직전 주심과 선수의 충돌이었다. 전북은 11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경기에서 울산을 3-1로 꺾었다. 그러나 전반 29분 김진규의 선제골 과정에서 나온 김대용 주심의 경기 운영은 경기 뒤에도 논란으로 남았다.
상황은 울산의 공격 전개 과정에서 발생했다. 보야니치는 공을 전방으로 연결한 뒤 다시 공격에 가담하려 했다. 이때 김대용 주심과 동선이 겹치며 충돌했고, 보야니치는 다음 플레이에 관여하지 못했다. 경기는 중단되지 않았다. 이어진 전북의 공격은 김진규의 선제골로 연결됐다. 울산으로서는 주심과의 충돌이 공격 가담과 수비 전환에 영향을 준 장면이었다.
쟁점은 경기규칙의 문구와 실제 경기 운영 사이에 있다. 경기규칙 9조 1항은 볼이 주심에게 맞은 뒤 유망한 공격이 시작되거나 볼 소유권이 바뀌는 경우 등을 다룬다. 그러나 이번처럼 볼이 아닌 선수와 주심이 직접 충돌한 상황을 명확한 드롭볼 사유로 적시하지는 않는다. 문구만 놓고 보면 김대용 주심이 반드시 경기를 멈춰야 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현직 1급 심판은 규칙 문구와 경기의 정신을 함께 봐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본지와 대화에서 “경기규칙 9조 1항에는 볼이 심판에게 맞은 경우만 명시돼 있다. 문구상 선수와 주심의 직접 충돌을 곧바로 드롭볼 사유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심판의 위치나 동선이 플레이에 영향을 줬다면 제5조 2항에서 말하는 경기의 정신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교 사례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나왔다. 스페인과 벨기에의 8강전 전반 35분, 스페인 미드필더 다니 올모가 페널티박스 외곽 중앙에서 패스받기 위해 움직이다 뒷걸음치던 마이클 올리버 주심과 부딪혔다. 올리버 주심은 벨기에가 공을 가로채 역습에 나서기 전 곧바로 휘슬을 불었고, 선수에게 사과한 뒤 드롭볼로 경기를 재개했다.
해당 심판은 이 장면에 대해 “올리버 주심은 자신의 위치가 선수의 움직임에 영향을 줬다고 보고 경기를 중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명문 규정만이 아니라 경기 상황 전체를 함께 판단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축구연맹(FIFA)이 경기규칙 적용에서 'Understanding Football'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안은 선수와 주심의 직접 충돌이 경기규칙에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심 재량이 어떻게 적용됐는지를 따져볼 문제로 남았다. 김대용 주심이 인플레이로 판단한 근거와 월드컵 스페인-벨기에전에서 올리버 주심이 드롭볼로 재개한 사례의 차이는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가 설명해야 할 대목이다. 판정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유사 상황에서 적용될 기준이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