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세민 기자] 삼성전자 출신 낸드플래시 설계 인력 2명의 SK하이닉스 이직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수원지방법원은 삼성전자가 전 직원 A씨 등 2명을 상대로 낸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은 퇴직 후 1년 6개월이 되는 내년 4월까지 SK하이닉스와 계열회사에 취업하거나 자문 등 노무를 제공할 수 없다.
법원은 이를 위반할 경우 하루 500만원을 삼성전자에 지급하도록 했다. 삼성전자가 요구한 ‘퇴직 후 2년간 경쟁사 취업 금지’ 약정은 일부만 인정됐다.
가처분 대상이 된 두 사람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10~11년간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낸드플래시 핵심 설계를 담당한 중간관리자로, 차세대 제품의 설계 방향과 개발 일정 등 중요 기술 정보를 다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입사 당시 체결한 전직금지 약정의 효력 범위였다. 삼성전자는 두 직원이 핵심 기술 정보를 보유한 만큼 경쟁사 이직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삼성전자 측 주장을 상당 부분 받아들였다. 낸드플래시 설계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이자 국가첨단전략기술에 해당하고, 두 직원이 핵심 설계 정보를 알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했다.
또 삼성전자가 이들을 핵심 인력으로 별도 관리해 온 점도 전직금지 필요성을 인정하는 근거가 됐다. 기술 유출 위험을 예방하고 기업의 정당한 이익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법원은 삼성전자가 주장한 2년의 전직금지 기간을 그대로 인정하지는 않았다. 제한 기간을 퇴직 후 1년 6개월로 줄이며 근로자의 직업 선택 자유와 기업의 기술 보호 필요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핵심 기업이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로 고성능 메모리 기술 중요성이 커지면서 핵심 인력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반도체 핵심 인력의 경쟁사 이직에 대한 법적 기준을 보여준 사례로 보고 있다.
국가핵심기술을 다루는 인력의 경우 전직금지 약정의 효력이 일정 범위에서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다만 전직금지 약정은 근로자의 직업 선택 자유와 충돌할 수 있어 향후 유사 사건에서도 제한 기간과 대상 업무 범위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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