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임헌섭 기자] 홈플러스가 물류센터 가동이 멈추고 시설관리 인력이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상품 공급과 매장 유지비까지 감당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대형마트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홈플러스는 13일부터 전국 대형마트를 임시휴업한다고 밝혔다. 쇼핑몰 안에 입점한 외부 매장은 사업자가 원할 경우 개별적으로 문을 열 수 있지만, 홈플러스가 직접 운영하는 판매 공간은 영업을 멈춘다.
점포 운영 중단은 갑작스럽게 결정된 조치가 아니다. 경기 안성과 경남 함안 물류센터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으면서 각 매장으로 보내야 할 상품 공급이 막혔고, 청소와 폐기물 처리, 시설관리 업무도 차질을 빚었다.
재고가 줄어든 매장에서는 빈 진열대가 늘었고 일부 외부 업체는 대금 지급 불안을 이유로 업무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와 수도 등 점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조차 지급하기 어려워지면서 영업을 계속하는 것보다 매장을 닫는 쪽을 택한 것이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를 다시 이어가기 위해 최소 2,000억 원의 신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현실적인 운영자금 확보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보고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회사가 오는 20일까지 자금을 확보해 즉시항고하면 다시 심리를 받을 여지는 남아 있다.
그러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주요 채권자 사이에서 추가 자금 투입에 대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치권이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 등에 지원 방안 마련을 요구했지만, 매장 운영을 재개할 정도의 자금 조달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항고 기한 안에 새로운 자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홈플러스는 회생보다 파산 절차에 가까워질 수 있다. 회생절차가 완전히 끝나기 전에 법원이 파산을 선고하거나 회사가 직접 신청하는 견련파산 가능성도 거론된다.
파산 방식은 협력업체와 근로자에게도 중요한 문제다. 회생절차가 이어지는 동안 발생한 임금과 납품대금 등은 공익채권으로 분류되지만, 이후 어떤 절차로 넘어가느냐에 따라 실제 변제 과정은 달라질 수 있다.
홈플러스에서 근무하는 직영 직원은 1만명을 넘는다. 입점업체 종사자와 외주 인력, 물류·청소·시설관리 업체까지 더하면 전국 휴업의 영향을 받는 인원은 크게 늘어난다.
납품업체들은 판매처를 잃는 동시에 이미 공급한 상품 대금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회생 신청 이후 발생한 미지급 상품대금은 4,1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으며, 임금과 세금 등을 포함한 공익채권은 1조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매장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한 금융회사들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홈플러스 임차점포 상당수는 건물주나 부동산펀드가 금융회사에서 자금을 빌리고 임대료로 원리금을 갚는 구조다.
영업 중단이 길어져 임대료 지급까지 차질을 빚으면 부담은 건물주와 부동산펀드, 금융회사로 번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개별 채권자가 먼저 자금을 회수하면서 시장 혼란이 커지는 상황을 막기 위한 공동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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