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초 경쟁사인 SK하이닉스로 이직한 메모리사업부 낸드플래시 설계 핵심 인력 2명을 상대로 제기한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일부 인용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민사31부(부장판사 신우정)는 9일 삼성전자가 전 직원 A, B씨 2명에게 낸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A씨 등이 퇴직 후 1년6개월이 지나는 내년 4월30일까지 SK하이닉스 및 그 계열회사에 취업하거나 자문 등의 노무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또 전직금지 의무 위반 시 1일당 500만원을 삼성전자에 지급하도록 하는 간접강제도 함께 명령했다.
두 직원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10∼11년가량 근무한 중간관리자로, 낸드플래시 핵심 설계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삼성전자에서 퇴사한 뒤, 올해 2월 SK하이닉스로 이직했는데, 이들이 삼성전자에서 취급했던 정보는 차세대 제품의 설계 방향과 개발 일정 등 경쟁사에 넘어갈 경우 삼성전자 경쟁력이 크게 약화할 가능성이 있는 핵심 정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입사 당시 체결한 ‘퇴직 후 2년간 경쟁사 취업 금지’ 약정의 효력 범위였다. 최근 법원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중시해 기업의 전직 금지 청구를 엄격히 판단,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추세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낸드플래시 설계가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고 ▲두 직원이 핵심 설계 정보를 알고 있었으며 ▲삼성전자가 이들을 핵심 인력으로 별도 관리해 온 점을 인정했다.
아울러 이들이 경쟁사 입사를 준비하면서도 회사에는 진학 등을 이유로 들며 이직 사실을 숨긴 채 퇴직한 점도 불리한 정황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기술은 국가핵심기술 내지 국가첨단전략기술에 해당해 보호 가치가 더욱 크다”며 “경쟁업체에 노출될 경우 신청인(삼성전자)에게는 경쟁력 손실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관련 분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공정한 시장 경제질서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며 “전직금지 약정이 채무자의 직업 선택 자유를 일부 제한하는 측면이 있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효력이 부인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전직 금지 기간 2년에 대해서는 “기술 보호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2년간 경쟁업체 취업을 금지하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할 여지가 있다”며 이를 1년6개월로 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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