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짓는 자가 이긴다"···삼성·SK, AI 메모리 '증설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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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짓는 자가 이긴다"···삼성·SK, AI 메모리 '증설 속도전'

뉴스웨이 2026-07-13 13:54: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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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홍연택 기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AI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외 생산기지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까지 증설 경쟁에 뛰어들면서 AI 메모리 패권 경쟁은 '누가 먼저 공장을 완성하느냐'를 겨루는 속도전으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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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은

AI 데이터센터 시장 급성장으로 메모리 수요 예측보다 신속한 생산·공급이 중요해졌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장기공급계약 확대 중

'테이크 오어 페이' 등 안정적 공급망 확보 위한 계약 조건도 등장

펼쳐 읽기

한국은 메모리 제조 경쟁력을 유지하는 생산 거점

미국은 빅테크 고객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중심지로 부상

미국 정부도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 유치에 적극적

마이크론, TSMC, CXMT 등 주요 기업들도 글로벌 생산설비 투자 확대 중

주목해야 할 것

AI 시대 반도체 경쟁은 기술 우위만으로 결정되지 않음

안정적인 생산능력과 공급망 확보가 메모리 패권의 핵심 변수로 부상

먼저 공장을 완성하고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기업이 시장 점유율과 장기 계약을 선점할 가능성 높음

용인부터 미국까지···생산기지 동시 확장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첫 번째 팹(Fab·반도체 생산공장) 가동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2030~2031년으로 예상했던 가동 목표를 2029년으로 조정해 AI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용인 팹은 삼성전자의 차세대 메모리 생산 거점이다. 평택 캠퍼스와 함께 HBM 등 AI 메모리 공급 확대를 담당할 핵심 생산기지로 꼽힌다.

생산라인 확보 속도가 중요해지면서 정부도 지원에 나섰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토지 보상과 전력·용수 공급, 인허가 절차를 최대한 앞당겨 투자 일정을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추가 생산 거점 확보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AI 반도체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한 장기 포석이다.

SK하이닉스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초 1기 팹 가동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청주 생산라인과 첨단 패키징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내 추가 생산시설 구축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최근 미국 나스닥 ADR(미국주식예탁증서) 상장을 통해 확보한 투자 재원은 우선 용인과 청주 투자에 활용하고, 중장기적으로 미국 신규 생산 거점 확보에도 투입될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ADR 상장 기념 행사에서 "제일 큰 시장이 미국에 있고 많은 고객들이 미국에 팹을 지어주길 원한다"며 "조건이 맞는 장소가 있다면 미국이든 어디든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국에서는 제조 경쟁력을, 미국에서는 AI 고객과 공급망을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삼성전자(왼쪽), SK하이닉스 사옥 로고. 사진=연합뉴스

AI 시대 달라진 투자 공식···"CAPA가 곧 시장 지배력"


반도체 기업들이 앞다퉈 생산시설 확대에 나서는 배경에는 AI가 바꿔놓은 산업 구조가 있다.

과거 메모리 산업은 대표적인 경기순환 산업이었다. PC와 스마트폰 수요에 따라 호황과 불황이 반복됐고, 기업들은 업황을 보며 투자 속도를 조절했다.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면 증설 계획을 늦추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AI 데이터센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기존 공식은 깨지고 있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구축에 나서면서 HBM 등 고성능 메모리 확보가 핵심 과제가 됐다.

빅테크들은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메모리 업체들과 장기공급계약(LTA)을 확대하고 있다. 일부 계약에는 고객사가 실제 물량을 모두 가져가지 않아도 비용을 지급하는 '테이크 오어 페이(Take or Pay)' 조항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경쟁력은 수요를 얼마나 정확히 예측하느냐가 아니다. 확보한 물량을 얼마나 빠르게 생산해 공급하느냐가 시장 지배력을 좌우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수요 전망을 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했지만 지금은 고객들이 먼저 생산능력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며 "먼저 공장을 완성한 기업이 장기 계약과 시장 점유율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도 최근 미국 CNBC 인터뷰에서 "빅테크 고객들이 현재 계획한 생산능력으로도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다"며 추가 증설 필요성을 언급했다.

P&T7이 들어설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부지 사진=SK하이닉스

국내는 CAPA, 미국은 고객···투트랙 전략 본격화


AI 메모리 경쟁의 무대는 미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 메모리 제조 경쟁력을 유지하는 생산 거점이다. 미국은 엔비디아와 빅테크 고객이 집중된 시장이자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중심이다.

미국 정부도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최근 마이크론의 뉴욕주 신규 팹 행사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직접 언급하며 "미국에 생산시설을 건설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HBM 첨단 패키징 공장을 짓고 있다.

마이크론도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메모리 생산시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TSMC와 중국 CXMT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설비 투자에 나서면서 글로벌 AI 메모리 생산능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 반도체 경쟁은 기술 우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누가 먼저 안정적인 생산능력과 공급망을 확보하느냐가 메모리 패권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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