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곳 중 4곳' 韓 좀비기업 위기, 日 '잃어버린' 시기 3배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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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곳 중 4곳' 韓 좀비기업 위기, 日 '잃어버린' 시기 3배 달해

프레시안 2026-07-13 13:34: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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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좀비기업 비중이 '잃어버린 30년'을 보내던 당시 일본 보다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만기 연장 등의 '대증치료'로 대표되는 정부의 유동성 공급으로 억지 연명하는 기업들이 10곳 중 4곳에 달해 한국 실물 경제 하방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보인다.

13일 <프레시안>이 일본 최대 기업 신용조사 기관인 제국데이터뱅크(Teikoku Databank)의 분석 자료를 확인한 결과, 2011년 일본의 좀비기업 수는 집계 출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27만3000~27만4000곳이었다.

이는 전체 기업 중 약 14%의 비중이었다. 일본 정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를 차단하기 위해 2009년 도입한 '중소기업금융원활화법(中小企業金融円滑化法, 일명 가메이법)'으로 대출 연명 등 '좀비 기업'에 유동성을 적극 공급한 이후 최고치였다.

중소기업금융원활화법은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이나 주택담보대출을 갚지 못한 채무자가 대출 만기 연장이나 이자 할인을 요청하면 금융기관은 이유를 불문하고 최대한 이에 응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당초 2011년 3월까지 시한부로 운영될 예정이던 이 법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발생 후 두 차례 연장돼 2013년 3월까지 총 3년 4개월간 시행됐다. 법 시행 기간 중소기업이 신청한 대출 조건 완화 승인율은 90% 이상에 달했다.

일본은 버블 붕괴 후 10년여의 구조조정을 겪었다. 이후 회복세를 보이려던 찰나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와 동일본 대지진으로 기업 상당수가 큰 타격을 입자, 정부가 일단 실물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무차별적인 유동성을 공급해 급한 불을 끄기로 했다.

하지만 결과는 구조조정 지연과 좀비기업 퇴출 실패, 그리고 그로 인한 '잃어버린 30년'의 도래였다. 정부가 은행을 통해 인공호흡 연명 치료를 무작정 이어간 결과 경제 구조조정 시기를 놓쳐 결과적으로 '잃어버린' 시간만 더 길어진 셈이다.

▲8일 출근길 서울 지하철 1호선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열차를 기다리는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문제는 현재 한국의 상황이 당시 일본보다 심각하다는 데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발표한 '주요국 상장사 한계기업 추이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상장사 한계기업 비중은 27.6%로 2017년(11.8%) 대비 15.8%포인트 상승했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이다. 즉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상태가 장기간 이어진 기업이다. 정부 지원 등 외부 지원 없이는 독자 생존이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은행 집계 기준으로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10일 발표한 '2025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 자료를 보면 지난해 외부감사를 받는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3만4456곳의 39.9%가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었다. 이는 전년(38.5%) 대비 1.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즉 외부감사 대상 기업 10곳 중 4곳이 좀비기업이었다. 이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지난해 기준 영업적자 기업 비중도 28.2%로 역시 역대 최고치였다.

일본 경제가 가장 깊이 침몰했던 당시 좀비기업 비중보다 현재 한국의 좀비기업 비중이 3배 가까이 크다.

2000년 닷컴버블 붕괴 직후인 2000년 미국의 좀비기업 비율(4~6%)이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미국의 좀비기업 비율(8~10%)과 비교해서도 압도적으로 한국의 상황이 심각하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수출 대기업의 압도적인 실적으로 전체 기업군 실적은 호조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면에는 해외의 경제 위기 수준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으로 한계 기업이 넘쳐나는 셈이다.

좀비기업 증가는 2000조 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와 더불어 기업과 가계주체의 구조조정을 막는 가장 중대한 요인이다. 이들 경제주체 구조조정이 지연될 수록 내수는 더 침체하고 이는 다시금 자영업자 몰락-내수 추가 침체-기업 실적 추가 악화의 악순환 고리로 이어진다.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좀비기업 솎아내기와 이에 따른 노동시장 불안정에 대처할 정부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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