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 류승우 기자┃7타 차 여유도, 경쟁자의 홀인원도 유해란을 흔들지는 못했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뒤 끝내 버디 퍼트를 떨어뜨렸다. 한 달 사이 메이저 트로피 두 개를 품은 유해란은 한한국 여자골프의 새 간판으로 자리매김했다.
7타 차 리드도 끝내 시험대… 마지막까지 이어진 숨 막히는 승부
우승이 손쉬워 보였던 경기는 예상과 전혀 다른 흐름으로 흘렀다. 유해란은 12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연장 접전 끝에 브룩 헨더슨(캐나다)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최종 합계 19언더파 265타. 72홀을 마친 뒤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선수는 18번 홀에서 다시 맞붙었고, 유해란이 버디를 낚아 파에 그친 헨더슨을 따돌렸다.
지난달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또 하나의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린 유해란은 불과 2주 만에 메이저 2연패를 완성하며 우승 상금 140만 달러(약 21억원)를 손에 넣었다.
홀인원·이글에도 버텼다… 흔들린 것은 스코어뿐이었다
출발은 완벽했다. 유해란은 공동 2위 그룹을 크게 앞선 채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했다. 헨더슨과는 7타, 이와이 아키(일본)와는 3타 차였다. 그러나 전반 흐름은 순식간에 달라졌다.
헨더슨은 1번 홀 버디를 시작으로 7번 홀 이글, 8번 홀 홀인원까지 기록하며 무섭게 추격했다. 단숨에 차이는 1타까지 좁혀졌다.
유해란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위기가 찾아와도 큰 실수는 없었다. 다만 퍼트가 끝내 발목을 잡았다.
후반 들어서는 이와이까지 가세했다. 14번과 15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공동 선두를 만들었고, 헨더슨도 15·16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성공시키며 챔피언조 세 명이 나란히 정상에 이름을 올리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18번 홀에서 갈린 운명… 마지막 퍼트 하나가 모든 것을 바꿨다
승부는 결국 마지막 홀에서 다시 시작됐다. 헨더슨은 정규 라운드 마지막 18번 홀에서 극적인 이글 퍼트를 집어넣었다. 유해란 역시 이날 처음으로 18번 홀 버디를 성공시키며 연장 승부를 성사시켰다.
다시 같은 홀에서 열린 연장전.
유해란은 두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린 뒤 침착하게 두 번의 퍼트로 버디를 완성했다.
반면 헨더슨은 티샷과 세 번째 샷이 모두 러프로 향하면서 흐름을 잃었다. 버디를 노린 칩샷도 홀을 지나치며 결국 파에 머물렀다.
승부는 그렇게 끝났다.
7년 만에 다시 나온 한국 메이저 2승… 새 간판이 탄생했다
이번 우승은 기록으로도 의미가 크다. 한국 선수가 한 시즌 메이저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한 것은 2019년 고진영 이후 처음이다.
또 에비앙 챔피언십이 메이저 대회로 승격된 이후 김효주, 전인지, 고진영에 이어 네 번째 한국인 우승자로 이름을 남겼다.
올해 열린 메이저 4개 대회 가운데 넬리 코다(미국)가 세브론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을 차지했고, 유해란은 KPMG 여자 PGA 챔피언십과 에비앙 챔피언십을 잇달아 제패하며 시즌 메이저 판도를 양분했다.
이제 시선은 이달 말 개막하는 AIG 여자오픈으로 향한다. 세 번째 메이저 우승에 도전하는 유해란이 또 한 번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 선수들 동반 선전… 임진희·이소미도 톱10 진입
우승컵은 유해란이 들어 올렸지만 한국 선수들의 저력도 함께 빛났다. 임진희는 최종 라운드에서 6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두르며 최종 합계 15언더파 공동 4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소미 역시 마지막 날 7언더파를 몰아치며 공동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우승 직후 유해란은 중계방송 인터뷰에서 "오늘은 퍼트가 정말 들어가지 않아 힘들었다"며 "모든 퍼트를 놓치는 기분이었지만 마지막 연장 퍼트가 들어가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길었던 하루의 끝. 마지막 퍼트 하나가 유해란의 이름을 또 하나의 메이저 역사 위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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