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일간베스트 저장소’, 이른바 일베가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 ‘일베’가 즉 극우라는 인식이 더해지면서 정치권으로까지 사태가 번졌다. 스타벅스 논란에 이어 배재고, 유명 연예인 문제까지, 극렬하게 대립하는 세계를 <일요시사>가 들여다봤다.
스타벅스 ‘탱크 데이’ 사태가 불러온 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을 겨냥했다는 비판이 나왔고 정용진 신세계 회장은 납작 몸을 엎드렸다. 잠잠해지나 싶던 논란은 야구판에서 다시 불붙었다. 동시에 최근 대세로 떠오른 아이돌이 논란에 던져졌다. 정치 성향 문제와 맞물리면서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투리냐
스타벅스는 지난 5월 ‘탱크 데이’라는 프로모션 문구로 논란을 빚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당시 국가의 폭력을 상징하는 탱크라는 표현을 쓴 데다, 일부 문구가 5·18 민주화운동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논란은 들불처럼 번졌다. 특히 지방선거 기간에 이슈가 터지면서 정치 문제로까지 비화했다. 정 회장이 직접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지만,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스타벅스를 불매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고 매출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효과가 나타났다. 대체 가능한 프랜차이즈 커피 종류가 많고 가격 경쟁력도 큰 편이 아니라 가능한 일이었다. 실제 지난 9일 기준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6월 앱 사용자 수는 706만541명으로 5월(819만191명)보다 112만9650명 감소했다. 14%에 육박하는 감소율이다.
같은 기간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금액도 1211억9000만원에서 1003억9000만원으로 208억원 줄었다. 앱 이용자와 결제 지표가 한 달 사이에 크게 줄었다. 명백하게 뚜렷한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스타벅스는 직원 교육에 이어 무료 음료 쿠폰을 제공하는 등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스타벅스 논란이 외신에서도 비중 있게 다뤄질 만큼 큰 파장을 일으킨 터라 망가진 기업 이미지를 제고해야 한다는 기업 내부 목소리도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은 최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 선수권 대회에서 불거진 ‘배재고 사건’으로 물거품이 됐다.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광주제일고와 맞붙은 배재고 선수들이 광주 지역을 비하하고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내용의 응원가를 합창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된 것이다.
당시 배재고 선수들은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 데이” 등 스타벅스 논란을 상기하는 내용을 상대팀 공격 때 외쳤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영상이 퍼지면서 배재고 선수들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스포츠 정신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징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배재고는 뒤늦게 사과문을 올리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불붙은 여론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고교야구를 관리하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이하 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배재고에 전국대회 출장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부과했다.
하반기 대회를 모두 출전할 수 없는, 프로야구 드래프트와 야구로 대학 진학을 노리는 선수들에겐 치명타에 가까운 징계다. 여기에 협회는 선수, 감독 등에 대한 개별 징계도 예고했다.
‘탱크 데이’ 프로모션으로
배재고 이어 아이돌 논란
이후 배재고는 광주제일고에 방문해 사과하고 국립 5·18 민주화운동 묘지를 방문했다. 광주제일고는 선수들의 사과와 반성의 진정성을 보고 협회에 선처를 요청했다. 또 배재고는 협회가 내린 징계에 대한 재심도 청구했다. 재심 과정이 통상 2개월 이상 진행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번 사태도 수습 단계에 접어든 셈이다.
하지만 스타벅스 프로모션에서 시작된 일베 논란은 여전히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는 대세 아이돌 ‘리센느’가 타깃이 됐다. 리센느는 멤버 원이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 원이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이하 안원잘부)’가 인기를 끌면서 관심도가 높아진 5인조 걸그룹이다.
리센느 멤버 두 명이 거제에 방문한 영상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당시 영상에서 나온 ‘거제 야호’라는 표현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밈’이 될 만큼 관심을 받았다. 당시 영상에 출연한 멤버 가운데 원이는 거제 출신으로 알려졌다.
논란의 시작은 김현지 경남MBC PD의 저격성 SNS였다. 김PD는 지난 1일 자신의 SNS 계정에 ‘호평받는 유튜브 클립 하나 봤는데 여성 아이돌과 피디가 사이좋게 노노 주고받고 있어 무척무척 속상했음’이라고 적었다.
앞서 지난달 28일 리센느 원이가 올린 영상에서 촬영하고 있던 PD가 당시 상황에 대해 “무섭노”라고 발언했고 원이도 뒤따라 “무섭노”라고 맞장구를 친 부분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영상은 같은 리센느 멤버인 미나미의 집을 소개하는 내용이었고, 해당 발언은 촬영 도중 장롱 쪽 방향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PD와 원이가 반응하면서 나온 표현이었다.
김 PD의 SNS 글은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김 PD는 SNS 내용을 문제 삼는 누리꾼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논란은 PD와 원이가 사용한 ‘무섭노’라는 발언에서 불거졌다. 거제 출신 아이돌이 평소에 사용하는 사투리를 일베에서 유행한 표현으로 몰아가는 건 너무 나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고유의 사투리를 일베 논란으로 보는 건 과하다는 게 대다수 여론이었다.
그러다 김 PD가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에서 ‘노-’ 사투리를 그대로 사용한 게 확인되면서 ‘내로남불’ 논란이 제기됐다. 김 PD는 현재 자신의 SNS 계정을 삭제했다.
문제는 이 논란도 정치권으로 번졌다는 사실이다. 불씨를 제공한 건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다. 조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차원에서 일베가 문장 끝에 ‘노’를 붙여 사용하는 것을 옹호하며 부산과 영남에서도 그렇게 쓴다는 사람들이 있다”고 썼다.
조롱이냐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조 전 대표의 SNS에 반박하며 사건은 정치 공방으로 번졌다. 이 대표는 “말끝 하나로 사상을 검증하려고 한다. 경남 거제 출신의 스물두 살 아이돌이 고향 말로 ‘무섭노’라고 했다는 이유로 일베 낙인이 찍혔다”며 “언어학자들이 동남 방언에서 ‘노’는 의문뿐 아니라 감탄과 독백에도 두루 쓰이는 어미라고 설명해도 낙인찍기는 멈추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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