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서울이 거대한 '문화 피서지'로 변신한다.
연일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말 전국 온열질환자가 하루 99명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무더위가 일상이 된 상황에서 서울시가 시민들이 멀리 떠나지 않고도 시원하고 안전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문화시설과 공원을 활용한 대규모 여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여름방학 기간인 7~8월 어린이와 청소년, 가족을 대상으로 박물관과 미술관, 도서관, 공연장, 전통문화공간, 공원 등 서울 전역에서 문화예술과 정원여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방학 프로그램을 넘어 '폭염 대응형 문화복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무더위를 피해 머물 수 있는 실내 문화시설을 대폭 확대하고, 비교적 선선한 저녁 시간대를 활용한 야간 프로그램을 강화해 시민들에게 새로운 여름 피서 모델을 제시했다.
금요일 밤, 서울은 시원한 문화공간 된다
대표 프로그램은 매주 금요일 운영되는 '문화로 야금야금'이다.
서울역사박물관과 서울시립미술관, 한성백제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 서울도서관, 남산골한옥마을, 운현궁, 세종·충무공이야기 등 8개 문화시설이 오후 6시부터 밤 9시까지 야간 개방된다.
낮 동안 뜨거웠던 도심이 해 질 무렵에는 시민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바뀌는 셈이다.
223개 서울시 공공도서관도 여름 피서지 역할을 맡는다.
'도서관은 쿨하다(Off & Library)' 캠페인을 통해 독서캠프와 공연, 작가 강연, 특별전시 등 1665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폭염 속 시민들의 안전한 쉼터 기능도 함께 수행한다.
박물관은 살아있는 교실
여름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대폭 확대된다.
한성백제박물관은 야외 피크닉과 달빛캠프를 운영하고, 서울공예박물관은 어린이들이 직접 공예를 디자인하는 특별 워크숍을 마련했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조선시대 한양을 체험하고 의금부를 소재로 한 온라인 역사교육이 진행되며 서울생활사박물관과 청계천박물관도 각각 생활문화와 시장문화를 주제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과 북서울미술관에서는 세계적인 사진작가 마틴 파 특별세미나와 첨단기술을 접목한 현대미술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공연장에서 문화 감수성 키운다
세종문화회관은 컨템퍼러리 공연예술 시즌 '싱크 넥스트 26'을 비롯해 발레, 클래식, 어린이 공연, 백스테이지 투어 등을 선보인다.
꿈의숲아트센터와 서울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센터에서도 연극과 무용, 음악, 전통연희를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문화예술을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여하고 경험하는 프로그램을 대폭 늘린 것이 특징이다.
공원이 여름 놀이터로 변신
서울의 주요 공원 10곳도 자연 속 여름학교로 탈바꿈한다.
서울숲과 남산공원, 월드컵공원, 서울식물원, 보라매공원 등에서는 야간 생태탐방과 물놀이, 테라리움 만들기, 정원디자인, 곤충관찰, 활쏘기 등 계절 특성을 살린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특히 서울숲과 월드컵공원, 남산공원 등에서는 밤에만 만날 수 있는 곤충과 식물을 관찰하는 야간 생태탐방을 운영해 한낮 폭염을 피해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월드컵공원 평화의공원에서는 난지비치 물놀이터도 운영된다.
서울시는 이번 프로그램이 단순한 방학 이벤트가 아니라 시민들의 일상 속 문화복지와 폭염 대응을 동시에 실현하는 정책이라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민수홍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여름방학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문화예술을 경험하고 감수성을 키우는 중요한 시기"라며 "무더운 여름에도 시민들이 서울 곳곳의 문화시설에서 시원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환 서울시 정원도시국장도 "가까운 공원에서 자연을 느끼며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공원을 계절마다 찾는 정원여가의 생활거점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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