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주요차 中시장 중심 中부품 쓰기 시작…국가경쟁력 영향"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전기차 경쟁에서 뒤처진 일본 완성차 업계가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자동차 주요 부품을 중국산으로 쓰기 시작하면서 '일본제 브랜드'만 남은 가전제품 업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일본 현지 언론이 13일 경고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혼다자동차가 중국 업체가 만든 섀시(차대)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며 차의 가격이나 성능을 결정하는 기본 구조에 해당하는 섀시를 중국 업체에 맡기는 결정이라고 해설했다.
이 신문은 도요타자동차가 지난 3월 중국에서 발매한 전기차 'bZ7' 외형이 중국 광저우자동차의 'A800'과 유사하다며 두 모델의 전·후륜 사이 길이 등이 밀리미터(㎜) 단위로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또, 도요타가 중국 화웨이 기술을 쓰는 점을 들었다.
도요타는 상하이시에 100% 출자 회사를 만들어 내년부터 렉서스 전기차를 현지 생산할 예정으로도 알려졌다.
닛케이는 "중국에서 팔리고 있는 일본 전기차는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내용'에서 중국차가 되는 현실"이라며 닛산자동차와 마쓰다는 중국 부품을 쓴 차를 중국 외 지역으로 수출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자동차 업체들이 주요 부품에 중국산을 쓰기 시작한 것은 저렴하면서도 최첨단 기술을 도입한 중국산 자동차들과 경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한 자동차 부품 제조업계 간부는 닛케이에 "같은 기능을 가진 중국 차에 비해 혼다 차가 240만엔(약 2천200만원) 이상 비싸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중국이 일본을 따라잡을 리가 없다'던 2010년대 일본 차 업계 간부들의 '호언장담'이 이제 옛날이야기가 됐다며 자동차를 디지털 제품으로 간주한 중국은 부품 간의 정밀한 조정과 마감의 질에 치중한 일본과 전혀 다른 자동차 제조업의 길을 가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 차 업계가 로봇·인공지능(AI) 활용에 전면적으로 나서면서 24시간 3교대 생산 체계를 갖춘 점, 개발 속도에서 일본보다 2배가량 빠른 점,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의 자체 공급이 가능한 점 등이 중국차 경쟁력의 배경으로 꼽혔다.
닛케이는 일본 완성차 업계의 현주소가 '가전의 왕'으로 꼽히는 TV 제조에서 일본 업계가 선두에 섰다가 지금은 중국 제조라인과 공급망에 의지하게 된 사례에 비견된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중국 차의 세계 시장 판매 점유율이 지난해 25%로 10년간 2배로 늘어난 반면 일본은 같은 기간 4%포인트 쪼그라든 26%로 점유율 역전이 다가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차 제조업이 국제 경쟁력에서 밀리면서 일본 증시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지난 5년간 2.5배로 뛰어오를 동안 도요타의 주가 상승률은 40%, 혼다는 30%에 그치기도 했다.
닛케이는 일본 산업 전체 종사자의 10%에 해당하는 559만명이 몸담은 일본 자동차 산업이 일본 명목 국내총생산(GDP) 출하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로 과거보다 오히려 높아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본 자동차 산업이 쫓기는 입장에서 쫓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차 산업이 흔들리면 일본 경제가 흔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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