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와 글로벌 이커머스 확산으로 온라인 브랜드 리스크가 기업 경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지만, 국내 기업 상당수는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조상품보다 비공식 유통과 가격 교란을 더 큰 위협으로 인식하는 기업도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AI 기반 지식재산(IP) 서비스 기업 마크비전은 리멤버 리서치와 공동으로 실시한 '2026 K-브랜드 글로벌 성장 리포트'를 13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 5일부터 22일까지 글로벌 이커머스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준비 중인 국내 기업의 브랜드 실무자와 의사결정자 4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1%는 비공식 유통과 위조상품, 브랜드 사칭 등 온라인 위협으로 실제 매출 손실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매출 감소 규모는 전체 매출의 1~5% 미만이라는 응답이 30.0%로 가장 많았고, 5~10% 미만(20.3%), 1% 미만(17.8%), 10~15% 미만(9.0%)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7.5%는 온라인 브랜드 리스크가 기업 경영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요인은 위조상품보다 비공식 유통이었다. 가장 큰 온라인 위협으로 '비공식 셀러의 가격 덤핑과 유통망 교란(그레이마켓)'을 꼽은 응답은 24.5%로, 위조상품 유통(19.3%)보다 높았다.
신규 판매 채널 확대 과정에서도 기존 유통망과의 충돌(29.0%)과 가격 붕괴 및 유통 질서 훼손(24.3%)이 주요 위험 요소로 조사됐다. 브랜드 보호의 범위가 위조상품 대응을 넘어 가격 정책과 유통 전략 관리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브랜드 리스크를 경영 차원에서 관리하는 기업은 많지 않았다. 온라인 위협이 매출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정기적으로 측정해 경영진에게 보고하는 체계를 갖춘 기업은 전체의 25.6%에 그쳤다. 나머지 74.4%는 별도의 정기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실시간으로 내·외부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체계를 구축한 기업도 7.5%에 불과했다. 상당수 기업이 문제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사후 관리 방식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생성형 AI의 확산은 브랜드 관리 환경에도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응답 기업의 82.1%는 생성형 AI를 악용한 온라인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고 인식했다.
AI가 소비자를 대신해 상품을 탐색하고 추천하는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가 새로운 유통 환경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AI 검색 결과에서 자사 브랜드가 어떻게 노출되는지 별도의 관리 체계를 갖춘 기업은 5.2%에 불과했다.
반대로 94.8%는 AI 환경에서 브랜드 노출 현황을 체계적으로 파악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AI 검색과 추천 서비스가 소비자의 구매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많은 기업이 AI가 자사 브랜드를 어떻게 인식하고 추천하는지조차 확인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브랜드 보호를 위한 투자 의지는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53.0%는 브랜드 보호 데이터를 활용한 AI 기반 분석 서비스에 대해 이미 예산을 확대했거나 향후 신규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마크비전은 최근 브랜드 인텔리전스 에이전트를 출시하고 AI 기반 브랜드 관리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가격 변화와 판매자 현황, 예상 손실 규모, 우선 대응이 필요한 리스크 등을 자연어 질의를 통해 분석하고 반복적인 보고 업무를 자동화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인섭 마크비전 대표는 "생성형 AI 시대에는 브랜드 리스크가 특정 부서의 업무를 넘어 매출과 수익성에 직접 연결되는 경영 과제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AI 검색과 에이전틱 커머스 환경에서 브랜드가 어떻게 인식되고 추천되는지까지 분석하는 브랜드 인텔리전스 역량이 기업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성형 AI와 글로벌 온라인 유통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브랜드 보호의 개념도 위조상품 단속 중심에서 데이터 기반 리스크 관리와 AI 환경 대응으로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이 AI 검색과 추천 서비스까지 포함한 새로운 브랜드 관리 전략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향후 글로벌 시장 경쟁력의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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