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잔혹하게 살해한 장윤기(23)가 법정에서 성범죄를 저지르려는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여고생 살인범 장윤기 / 뉴스1
광주지법 형사13부(재판장 이정호 부장판사)는 13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및 살인미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윤기의 두 번째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 장윤기는 검찰이 적용한 강간 등 살인 혐의에 대해 "공소사실이 맞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강간 목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는 점을 인정했다.
지난달 열린 첫 공판에서 장윤기는 대다수 공소사실을 시인하면서도, 범행 동기가 성범죄 목적이었는지에 대해서는 곧바로 답하지 않았다. 당시 그는 증거를 확인한 뒤 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며 판단을 미룬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두 번째 재판에서는 태도를 바꿔 검찰이 제시한 혐의 내용을 전면적으로 인정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오전 0시 11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소재 한 대학 인근 도로에서 당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이채원 양(16)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검찰은 이 범행이 강간을 목적으로 저질러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채원 양이 위험에 처한 것을 보고 도우러 달려온 또래 고등학생 고모 군(16)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큰 부상을 입혔다.
이번 사건의 배경에는 이보다 앞서 벌어진 또 다른 범행이 있다. 장윤기는 채원 양을 살해하기 이틀 전, 자신이 함께 식당에서 일하던 외국인 여성 A씨(26)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해 성폭행을 저지르고 그를 약 13시간에 걸쳐 감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시기에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까지 함께 적용됐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장윤기는 평소 A씨에게 이성적 감정을 품고 만남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앙심을 품은 그는 흉기를 소지한 채 A씨를 찾아 나섰고, 끝내 그를 만나지 못하자 화풀이 대상을 바꿔 전혀 모르는 사이인 채원 양을 표적으로 삼았다. 장윤기는 채원 양을 약 15분가량 미행한 끝에 인적이 드문 길거리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법정에서 강간 등 살인 혐의가 그대로 확정될 경우 장윤기가 받을 수 있는 형량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다. 반면 단순 살인죄가 적용된다면 무기징역이나 유기징역 선고가 가능해, 이번 혐의 인정이 향후 양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장윤기가 재판 과정에서 강간살인 혐의 자체를 인정한 만큼, 검찰은 그동안 확보한 각종 증거자료를 제시하고 피고인 신문을 이어가며 관련 혐의 입증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날 재판부는 사건의 잔혹성과 특수성을 고려해 재판을 비공개로 전환한 뒤, 검찰이 제출한 영상 증거물 등을 별도로 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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