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에 선 기현의 위대하고 겸허한 확신 ‘BORDERLINE’ [인터뷰]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경계선’에 선 기현의 위대하고 겸허한 확신 ‘BORDERLINE’ [인터뷰]

스포츠동아 2026-07-13 09:49:00 신고

3줄요약
사진제공 |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 |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스포츠동아 장은지 기자]

“앨범은 자신 있습니다. 얼굴은 더 노력할게요.”

앨범 설명서에 기현이 직접 쓴 문구다. 그룹 몬스타엑스의 메인 보컬 기현이 얼마 전 솔로 음반 ‘보더라인’(BODERLINE) 발매를 맞아 언론과의 인터뷰를 가졌다. 여섯 명의 몬스타엑스가 아닌 솔로 아티스트로 건넨 위트있는 인사에는 그 자신 보다, ‘음악’에 대한 자신감이 앞서 있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입버릇처럼 ‘선택과 책임’을 화두로 올렸다. 선택이 많아질수록 그만한 책임의 무게도 늘어난다고 거듭 강조했다. 올해로 데뷔 12년 차를 맞은 기현의 눈빛은 선택이 주는 자유와 권력이 아닌, 언제나 그 너머의 책임과 대가를 향해 있는 듯 했다.

3년 9개월 만의 솔로 복귀작인 이번 음반에도 역시 숱한 선택과 책임이 따랐다. “솔로 앨범은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제 선택으로 만들고 부르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아요. 그것에 따른 책임 역시 제 것이죠. 부담감도 있지만 그건 저를 성장하게 하는 좋은 부담감이에요.”

기현에게 홀로서기는 자신의 순도를 높이는 담금질의 과정이기도 했다.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하는 만큼 솔로 음반을 준비할 땐 정말 많은 고민과 생각들을 하게 되거든요. 그런 과정에서 저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측면도 있어요. 제가 저만의 정체성을 단단히 잡는 것이 결국 여럿이 함께하는 팀 활동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죠.”

사진제공 |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 |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기현의 음악 좌표 ‘BORDERLINE’
솔로 음반은 3년 9개월 만이다. 그 사이 군대에 다녀왔고 팀 활동에 집중했다. 그는 자신은 항상 팀이 먼저라며, 팀 활동을 우선하다 보니 시간이 좀 걸렸다고 했다.

몬스타엑스에서 기현이 폭발적 가창력으로 그들 음악의 ‘깃’을 세우는 역할을 했다면, 솔로 앨범은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그의 몫이다. 음절마다 어떤 호흡을 줄지, 어떻게 부를지 매순간 결정을 내리면서 불렀다.

장르 간 경계선을 넘나드는 ‘보더라인’은 기현의 음악적 색깔에 방점을 찍는 앨범. 말하자면 솔로 아티스트 기현의 음악적 추구미이기도 하다. 이번 앨범에선 기존에 끌고 온 록 음악을 축으로 평소 많이 시도하지 않았던 알앤비(R&B)와 랩까지 끌어안았다. 타이틀곡 ‘소 굿’(So Good)은 서정적인 기타 리프가 인상적인 곡으로 폭발적인 기현의 보컬이 곁들여진 록 장르로, 끊임없이 정답을 강요하는 목소리 사이에서 끝내 자기 감각을 믿기로 결심하는 선택의 순간을 담은 곡이다.

“주헌 형이 ‘이거다, 이걸 타이틀로 가는 게 맞다’며 이 곡이 저를 제일 잘 보여줄 수 있는 곡이라고 말해줬죠.”

가장 실험적이었던 곡은 ‘레이트 나잇 드라이브’(Late Night Drive)였다. 처음 들었을 때부터 노래는 좋았지만, 평소 하지 않았던 알앤비 요소가 강한 곡이라 막상 부르기엔 걱정이 들었다고 했다. “하는 김에 해버리자는 마음으로 도전했는데 녹음도 잘 됐고 결과물도 좋았죠. 걱정 보다 이후의 만족감들이 훨씬 커서 제 ‘최애 곡’이 되기도 됐어요.”

사진제공 |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 |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기현의 선택과 책임, 선택과 집중
‘자의식’이란 말은 종종 오해를 사곤 한다. 뒤에 붙는 ‘과잉’이란 단어와 맞물려, 모든 일이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줄 알거나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이따금 물색없이 구는 사람에 빗대는 부정적인 의미로 혼용되곤 한다. 그러나 자의식이란 말 자체에는 죄가 없다. 자의식은 자신을 잘 헤아리는 일. 내면을 충분히 돌아보고 자신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뜻한다.

직접 만난 기현은 보기 드물게 건강한 자의식을 갖춘 사람이었다. 무턱대고 자신을 앞세우기보다 어떤 상황과 맥락 속에서 그 스스로를 인식하는 ‘자기 객관화’에 능한 듯 보였다.

크레딧에 빠진 게 대표적인 예다. 오늘날 케이(K)팝 시장에서는 ‘전작에 비해 크레딧에 얼마나 더 많이 이름을 올렸느냐’가 아티스트의 음악적 성장을 측정하는 척도가 되지만, 기현은 매우 과감한 선택을 했다.

“전에는 작사, 작곡도 했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제 능력의 한계치를 좀 느끼기도 했달까요. 앨범 퀄리티를 위해 빠지기로 했어요. 전문가분들이 만든 좋은 음악과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에 집중하려고 했죠.”

그는 솔로 음악에서만큼은 가사를 정말 잘 전달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 녹음에 앞서 작가사들과도 정말 많은 얘길 나누고 가사를 오래 읽는다. 음표에 얹은 이야기를 전하기에 기현의 넓은 음역대와 서정적 보컬은 분명 강점이다. “이야기(가사)를 잘 전달하는 가수. 이번 앨범을 통해 많은 분이 그렇게 생각해 주시면 좋겠어요.”

사진제공 |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 |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몬베베랑 끈끈하게 이어져 있죠
올해로 데뷔 12년 차다. 그가 속한 몬스타엑스는 최근 열린 음악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올 초 케이스포돔(KSPO DOME)을 매진시키는 등 12년 차에도 변함없는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인기 비결에 대해 “몬베베(팬덤명)과 이어져 있는 끈이 매우 끈끈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짚었다.

그러나 마냥 평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뒤 가수 생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들었다. 도태될까 봐 두려움이 컸다는 그는 막상 돌아온 뒤에도 여전히 곁을 지켜준 팬들의 큰 사랑과 응원에 형용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꼈다.

“그럴 때마다 그냥 노력해서는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요. 아무리 노력해도 이 사랑이 안 채워지니까,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죠.”

몬스타엑스 투어 공연을 마친 뒤, 여러 음악 페스티벌에 서고 쉴 새 없이 솔로 음반까지 냈다. 이것보다 더 열심히 할 수 있을까? “일정을 바쁘게 소화하는 거랑 진짜 감사하다는 마음을 담아 하는 것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너무 피곤해서 지친 기색을 보이다가도 그런 생각을 하면 정신이 확 돌아와요.”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받아들이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기현은 자신을 과시하거나 과신하지 않으면서도, 자만과 태만을 경계하는 탁월한 균형감각을 지녔다.

그런 맥락에서 ‘보더라인’(경계선)은 여러 층위에서 해석할 수 있다. 음반으로는 이 순간에도 넓혀가고 있는 솔로 아티스트 기현의 음악적 테두리, 속성으로는 그가 받아들일 것과 경계할 것을 가르는 기준이자 용기. 또 선택과 책임의 밀고 당기는 힘 사이에서 끊임없이 새로고침하며 다시 쓰는 그만의 위대하고 겸허한 확신이다.

7일 발매된 기현의 미니 2집 ‘보더라인’은 타이틀곡 ‘소 굿’을 비롯해 총 7곡이 수록됐다.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진 곡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오랜 만에 큰 자신감과 확신을 가지고 나왔어요. 호오가 있을 수 있지만 좋은 노래라고 생각하거든요. 많이 들어주세요.”(웃음)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