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아침까지만 해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는데, 점심시간 내내 회사 욕과 사람 흉을 보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괜히 마음이 답답해질 때가 있다. 친구가 “요즘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사람들이 다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라고 반복해서 말하면, 처음에는 위로하려던 나도 어느새 세상이 부정적으로 느껴지고 말수가 줄어든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별다른 기대 없이 만난 친구가 사소한 이야기에도 크게 웃고 “그래도 오늘 날씨 좋지 않냐”며 밝게 반응하면, 나도 모르게 표정이 풀리고 집에 돌아가는 길까지 기분이 가벼워진다. 상대가 직접 “우울해져라” 또는 “기분 좋아져라”라고 말하지 않았는데도 감정이 자연스럽게 옮겨온 것이다.
이처럼 다른 사람의 감정이 나에게 전달되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감정 전염’이라고 한다. 심리학자 일레인 해트필드와 존 카치오포, 리처드 랩슨은 사람들이 타인의 표정과 목소리, 자세, 움직임을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면서 비슷한 감정 상태에 가까워진다고 설명했다.
누군가 계속 한숨을 쉬고 굳은 표정으로 말하면 나 역시 어깨가 처지고 목소리가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상대가 자주 웃고 활기찬 목소리로 이야기하면 나도 비슷한 표정과 말투를 보이며 감정까지 밝아질 수 있다.
감정 전염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관계를 가깝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타인의 불안과 분노를 지나치게 받아들이면, 원래 내 것이 아니었던 감정 때문에 하루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았다면 “오늘 누구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지?”라고 되짚어보는 것은 어떨까.
오늘의 한 줄
내 마음이 갑자기 무거워졌다면, 그 감정이 내 안에서 시작된 것인지 누군가에게서 건너온 것인지 잠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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