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란과 김주형이 같은 날 미국프로골프 투어 정상에 오르며 한국 골프의 동반 우승을 완성했다.
김주형(왼쪽)과 유해란(오른쪽). / PGA 투어·LPGA 투어 인스타그램 캡처
유해란과 김주형은 12일(현지시간) 각각 프랑스와 스코틀랜드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유해란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2연승을 달성했고 김주형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33개월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한국 선수가 같은 날 PGA 투어와 LPGA 투어에서 나란히 우승한 것은 2021년 10월 임성재와 고진영 이후 약 5년 만이다.
유해란, 연장 끝에 메이저 2연승
유해란은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브룩 헨더슨과 마지막까지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였다. 최종 합계 19언더파 265타로 헨더슨과 공동 선두를 이룬 유해란은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다시 18번 홀에 선 유해란은 두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린 뒤 침착하게 버디를 잡아냈다. 반면 헨더슨은 파에 그쳤고 유해란은 연장 첫 홀에서 승부를 끝내며 대회 정상에 올랐다.
최종 라운드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유해란은 헨더슨보다 7타 앞선 상태로 경기를 시작했지만 헨더슨이 7번 홀 이글과 8번 홀 홀인원을 기록하며 빠르게 격차를 좁혔다. 이와이 아키까지 추격에 가세하면서 한때 세 선수가 공동 선두를 이뤘다.
벙커샷을 시도하는 유해란. / LPGA 투어 인스타그램 캡처
유해란은 정규 라운드 마지막 18번 홀에서 이날 첫 버디를 잡아 연장전에 합류했다. 연장전에서는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침착하게 2퍼트로 버디를 완성했다.
지난달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유해란은 2회 연속 메이저 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140만 달러로 약 21억원이다.
한국 선수가 한 시즌에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두 차례 이상 우승한 것은 2019년 고진영 이후 7년 만이다. 유해란은 김효주와 전인지, 고진영에 이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네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유해란은 이번 대회 3라운드에서 11언더파 60타를 기록해 여자 골프 메이저 대회 18홀 최소타 신기록도 작성했다. 이달 말 열리는 AIG 여자오픈에서는 메이저 대회 3연승에 도전한다.
김주형, 33개월 만에 PGA 통산 4승
김주형은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베릭의 르네상스 클럽에서 열린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잡았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63타를 기록한 김주형은 호주 교포 이민우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2023년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이후 2년 9개월 만에 추가한 PGA 투어 통산 네 번째 우승이다.
김주형은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갔다.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3개를 기록한 뒤 10번 홀에서 약 4.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해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12번 홀에서도 한 타를 줄인 김주형은 가장 어려운 홀로 꼽힌 16번 홀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두 번째 샷을 홀 약 1.8m 거리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 경쟁자와의 격차를 벌렸다.
18번 홀에서는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벗어났지만 정교한 칩샷으로 공을 홀 가까이에 붙여 파를 지켰다. 뒤 조에서 경기한 이민우가 역전에 실패하면서 김주형의 우승이 확정됐다.
김주형은 우승 상금 162만 달러로 약 24억원을 받았다.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도 58위에서 32위로 뛰어오를 전망이며 2028년까지 PGA 투어 출전권도 확보했다.
슬럼프 끝낸 김주형…디오픈 우승 도전
김주형은 2022년 PGA 투어에 진출한 뒤 빠르게 3승을 쌓으며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21세 3개월의 나이로 통산 3승을 기록해 타이거 우즈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PGA 투어 3승을 달성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화려한 출발과 달리 이후에는 우승 소식이 끊기며 긴 부진을 겪었다. 한때 세계 랭킹 11위까지 올랐던 순위는 100위 밖으로 밀렸고 올해는 152위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반등의 계기는 지난 5월부터 마련됐다. 원플라이트 머틀비치 클래식에서 공동 6위에 오른 데 이어 지난달 US오픈에서 단독 3위를 차지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PGA 투어 인스타그램 캡처
우승 과정도 쉽지 않았다. 짙은 안개로 일정이 순연되면서 하루 동안 3라운드 잔여 경기와 최종 라운드를 연이어 치러야 했지만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특히 최종 라운드에서는 출전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보기를 기록하지 않으며 우승을 완성했다.
긴 부진을 끝낸 김주형은 우승이 확정되자 눈물을 보였다.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며 패배의 아픔을 겪었다고 돌아본 뒤 앞으로도 계속 배우고 성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약 5년 만에 나온 한국 남녀 동반 우승
유해란과 김주형은 현지 시각으로 같은 날 각각 LPGA 투어와 PGA 투어 정상에 올랐다. 한국 남녀 선수가 같은 날 두 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2021년 10월 임성재와 고진영 이후 처음이다.
당시 임성재는 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우승했고 고진영은 LPGA 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 정상에 올랐다.
이번 동반 우승은 두 선수 모두에게 의미가 크다. 유해란은 메이저 대회 2연승으로 세계 여자 골프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 잡았다. 김주형은 자신이 PGA 투어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던 스코틀랜드 오픈에서 긴 슬럼프를 끝냈다.
두 선수가 받은 우승 상금은 유해란 140만 달러, 김주형 162만 달러로 총 302만 달러다. 한화로는 약 45억원이다. 유해란은 이달 말 AIG 여자오픈에서 메이저 3연승에 도전하고 김주형은 오는 16일 개막하는 디오픈에서 시즌 첫 메이저 우승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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