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선의 머니&엔터] K팝 만난 전통 IP…하이엔드 커머스 '파이' 키울까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박동선의 머니&엔터] K팝 만난 전통 IP…하이엔드 커머스 '파이' 키울까

뉴스컬처 2026-07-13 06:40:00 신고

3줄요약

[뉴스컬처 박동선 기자] K팝 팬덤의 막강한 자본력이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뮷즈(MU:DS)' 연 매출 400억 원 신화를 견인하는 핵심 축으로 작용하면서, 엔터 산업계의 시선이 전통 IP 비즈니스와의 연계에도 쏠리고 있다.

앨범 초동 판매량이라는 정량적 지표의 늪에 빠져 성장 한계에 직면한 K팝 및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아티스트의 글로벌 화제성을 고부가가치 국가 문화유산 IP와 결합하며 새로운 '기초체력'을 다지고 있는 것이다.

단순한 공공 굿즈 소비나 일시적인 레트로 유행을 넘어, 철저히 탑티어 아티스트의 커머스 파워와 기획사의 밸류체인 혁신을 중심으로 재편된 K-헤리티지의 산업 지도를 면밀히 들여다볼 시점이다.

블랙핑크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뮤직비디오. 사진=YG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뮤직비디오. 사진=YG엔터테인먼트

◇ 글로벌 무대 의상에서 프리미엄 테크 굿즈까지…고부가가치 생태계 완성

전통 IP와 K팝의 결합은 초기 시각적 퍼포먼스의 도구에서 출발해 거대한 글로벌 리테일 밸류체인으로 진화하고 있다. 2020년 6월 블랙핑크가 'How You Like That' 뮤직비디오에서 선보인 철릭 및 궁중 문양 한복은 전 세계적인 바이럴을 일으키며 단하 브랜드의 해외 이커머스 매출을 폭발시켰다.

이어 같은 해 9월 방탄소년단(BTS) 지민이 미국 NBC '투나잇 쇼' 경복궁 근정전 무대에서 착용한 리을의 정장 수트는 '한복의 원단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시장에 제시하며 대기업 광고 협업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아이브 '해야' 챌린지.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이러한 흐름은 최근 더욱 조직적인 B2B 직수출 산업으로 형태를 갖춰가고 있다. 2024년 4월 아이브가 '해야(HEYA)'를 통해 수묵화 테마 무대와 퓨전 한복을 선보이며 1020 글로벌 팬덤의 민화 패턴 소품 소비를 이끌어냈다.

올해 6월에는 스트레이 키즈 필릭스가 '한복웨이브'의 전격적인 모델로 나서며 판을 키웠다. 국내 중소 브랜드 5곳과 필릭스가 공동 개발한 50벌의 현대적 한복은 하반기 뉴욕·파리·밀라노 대형 전광판 송출을 앞두고 있어 패션위크 진출과 직수출을 잇는 거대한 B2B 밸류체인을 구축할 전망이다.

여기에 대형 엔터사들의 고도화된 시스템이 접목되면서 커머스 시장의 '파이' 역시 급격히 커지는 추세다. 2024년 3월 론칭한 세븐틴 디에잇의 다도 세트는 아티스트의 취향과 전통 다도를 세련된 힐링 리추얼 상품으로 재정의하며 오픈런 품절 대란을 빚었다.

지난 3월 방탄소년단의 컴백 라이브 공연 모습. 사진=김규빈 기자
지난 3월 방탄소년단의 컴백 라이브 공연 모습. 사진=김규빈 기자

SM엔터테인먼트 또한 같은 해부터 에스파, NCT 등 핵심 아티스트 고유 IP를 무형문화재 자개 장인 가문과 적극 라이선싱해 자개 맥세이프 그립톡, 에어팟 케이스, 키링 등 프리미엄 테크 굿즈 라인업을 안착시켰다. 나아가 하이브는 올해 방탄소년단의 컴백에 맞춘 'ARIRANG' 등 전통 테마 기획 MD를 백화점 상설 팝업 및 예약 커머스로 연계하며 하이엔드 커머스의 압도적인 확장세를 입증하고 있다.

◇ 하이엔드 시장 개척의 명암…생산 시스템 간극과 타협의 과제

이러한 융합 트렌드는 산업적으로 뚜렷한 장단점을 동반한다. 가장 큰 장점은 K팝 굿즈 시장의 질적 도약과 소비층의 확장이다. 1020 팬덤에 국한됐던 아티스트 MD 소비가 전통 장인의 수공예 퀄리티와 만나면서, 구매력 높은 하이엔드 소비자의 '지갑'까지 열게 만든 것이다.

영세했던 전통 공방 입장에서도 글로벌 유통망이라는 확실한 캐시카우를 확보하게 되었고, 엔터사들은 초상권에만 의존하던 기존 굿즈에서 벗어나 영속적인 생명력을 지닌 예술품 단위로 IP 밸류를 격상시켰다는 점에서 산업의 튼튼한 기초체력을 마련했다.

'2024 달마중 BTS X 뮷즈(MUDS)'. 사진=하이브
'2024 달마중 BTS X 뮷즈(MUDS)'. 사진=하이브

반면, 치명적인 단점은 생산 방식의 본질적인 충돌에서 기인한다. 대형 기획사가 요구하는 글로벌 단위의 속도전 및 대량 생산 체제와, 철저히 수작업에 의존하는 전통 공방의 시스템 사이에는 메우기 힘든 물리적 간극이 존재한다. 물량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공장제를 도입하면 프리미엄 가치가 훼손되고, 장인의 방식만 고집하면 트렌드의 적기를 놓치게 된다.

결국 현재 시점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현장 실무를 뒷받침할 '디테일한 프로세스'의 한계다. 물론 문화체육관광부나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공진원) 등 공공 헤드쿼터가 마중물 역할을 하며 굵직한 협업을 이끌고는 있지만, 실제 양산과 IP 조율 과정에서 엔터 자본과 전통 공방 간의 간극을 세밀하게 메워줄 실무적 가이드라인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전통은 훼손할 수 없는 고유의 철학이 있고, 아티스트 IP는 트렌드를 선도해야 하는 명확한 방향성이 있다. 어느 한쪽도 놓을 수 없는 핵심 가치인 만큼, 양자 간의 입장을 절충하고 융합할 명확한 실무 양산 기준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상품샵 '뮷즈'에서 구경하는 관람객들. 사진=김규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 상품샵 '뮷즈'에서 구경하는 관람객들. 사진=김규빈 기자

◇ 양방향 조율 프로세스 확립과 글로벌 밸류체인 고도화

따라서 K팝과 결합된 전통 IP 비즈니스가 생명력을 잃지 않고 롱런하기 위해서는, 기획 초기 단계부터 아티스트의 기획력과 장인의 기술력을 조율할 정교한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디자인 R&D 단계에서부터 생산 공정의 효율화와 퀄리티 컨트롤의 타협점을 명확히 설정하는 합리적인 프로세스가 정착되어야만 비즈니스의 영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

요컨대 K팝 아이돌 무대와 프리미엄 MD 기획에서 촉발된 전통 IP의 파급력은 최근 글로벌 패션 및 대형 테크 브랜드와의 IT 액세서리 콜라보레이션 논의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국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로서의 조건을 넘어 전 세계인의 일상을 점유하는 거대한 라이프스타일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트리거로서의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엔터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히 팬덤 굿즈에 한국적 디자인을 덧칠하는 '스킨 갈이' 수준으로는 높아진 하이엔드 소비자의 지갑을 지속적으로 열 수 없다"라며 "전통 장인의 수백 년 오리지널리티와 K팝의 트렌드를 결합하는 이 밸류체인은 해외 팝 시장이 결코 카피할 수 없는 독보적인 해자(Moat)인 만큼, 단순 커머스를 넘어선 글로벌 명품화 전략으로 산업의 넥스트 스텝을 밟아야 한다"고 짚었다.

뉴스컬처 박동선 dspark@nc.press

Copyright ⓒ 뉴스컬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