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천경자 화백의 차녀 김정희(수미타 김) 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천경자재단은 지난해 천 화백 작품 160여 점을 수록한 한글·영문 도록을 제작해 국내외에 배포했다. 영문 도록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이탈리아 미술 전문 출판사 스키라(SKIRA)가 제작을 맡았고, 제작 비용은 재단이 부담했다.
해당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의 해외 출판 지원 사업에 선정돼 5000만원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서울시는 도록에 수록된 작품의 저작권 사용료로 총 1210만원을 납부하라고 재단 측에 통보했다. 천 화백은 지난 1998년 자신의 작품 저작권 일체를 서울시에 양도했으며, 현재 관련 저작권은 서울시가 보유하고 있다.
천 화백은 당시 "나의 그림들이 흩어지지 않고 일반 시민에게 영원히 남겨지길 바란다"며 채색화 57점과 드로잉 39점, 붓·물감 등의 화구를 서울시(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고, 자기 작품 일체의 저작권을 모두 시에 넘겼다.
재단 측은 비영리 재단이 한국 미술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 추진한 공익사업에 저작권료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도록 상당수를 국내외 미술관과 도서관 등에 기증하거나 무상 배포했고, 일반 판매에 따른 수익도 재단이 아닌 출판사에 귀속된다는 이유에서다.
재단은 공공저작물 사용료 규정에도 '공익적 목적 활용'의 경우 사용료를 감면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는 만큼 이번 사업 역시 감면 대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지난 2024년 전남 고흥군 등이 개최한 천 화백 탄생 100주년 특별전에는 저작권료가 부과되지 않았던 점을 들어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반면 서울시는 관련 규정에 따라 저작권료를 부과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 될 부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재단이 당초 '비영리 목적의 비매품' 2000부로 저작권 사용 허가를 신청해 무상 승인을 받았지만, 이후 출판사가 이 가운데 1000부를 일반에 유상 판매한 사실이 확인돼 해당 물량에 대해서만 저작권 사용료를 부과했다는 설명이다.
고흥 특별전은 지방자치단체가 주최한 비영리 전시였지만 이번 도록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출판물인 만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단이 도록에 서울시를 저작권자로 표기하기로 한 조건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