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기쁨은 사람을 통해 얻고 상처도 사람을 통해 받는다. 특히 오랜 세월을 함께한 사람과의 갈등은 그 어떤 상처보다 깊게 남는다. 짧은 인연이라면 쉽게 지나칠 수 있지만 오랜 시간을 함께한 친구나 동생과의 다툼은 마음 한구석을 무겁게 만든다.
최근 30년 넘게 형제처럼 지내온 동생과 다툼이 있었다. 오랜 세월 함께 웃고 울며 서로의 인생을 지켜봐 온 사이였기에 더욱 마음이 아팠다. 처음에는 서운함이 앞섰고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왜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나’ 하는 자존심이 생겼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남은 것은 분노가 아니라 허전함이었다.
생각해보면 인간 관계에서 갈등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만나기에 생각의 차이가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 문제는 다툼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풀어가냐다. 자존심은 관계를 멀어지게 하지만 이해와 배려는 관계를 다시 이어준다.
용서는 상대방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자신을 위한 일이다. 원망을 품고 있으면 상대보다 내가 더 힘들어진다.
화해 역시 마찬가지다. 화해는 누가 옳고 그른지를 따지는 과정이 아니라 소중한 관계를 한번의 실수나 말다툼으로 끊어 버리기에는 너무나 값진 시간 등이 쌓여 있다. 함께했던 추억과 믿음을 순간의 감정보다 훨씬 큰 의미를 가진다.
그 동생에게 먼저 연락을 해볼 생각이다. 어쩌면 한마디의 안부나 짧은 전화 한 통이 서로의 마음을 다시 이어주는 시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손을 내민다고 해서 자존심이 상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소중한 인연을 지키기 위한 용기있는 선택이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다. 갈등과 대립이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용서와 화해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 먼저 다가가려는 작은 실천이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든다.
30년의 인연은 결코 짧지 않다. 그 세월 동안 함께 나눈 웃음과 정은 한번의 다툼보다 훨씬 크고 소중하다. 그래서 오늘 나는 용서와 화해를 생각한다. 그리고 먼저 손을 내밀 용기를 내어본다. 진정한 용서는 마음의 평화를 가져오고 진정한 화해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다시 따뜻한 다리를 놓아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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