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왕·과천)이 12일 여당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을 두고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법개혁은 더 열정 있는 분들의 토론에 맡겨두고 싶습니다만, 발의된 법안의 내용을 보니 심각한 우려를 지울 수 없어 제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우선 이 의원은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이 ‘서류중심주의’로 회귀할 수 있다고 짚었다. 검사가 피의자 얼굴도 보지 못한 채 기소 여부를 결정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과거의 재판에서는 판사가 검경이 꾸민 ‘조서’에만 의존해 재판을 했다”며 “그러다보니 재판 결과가 실체 진실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았고, 이 때문에 판사가 재판정에서 직접 피고인과 증인의 진술을 듣도록 하는 ‘공판중심주의’가 도입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이번에 발의된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법안들은 증거법 규정에서 ‘검사’를 모두 삭제함으로써, 검사가 오직 ‘경찰이 작성해서 넘긴 서류’만을 보고 기소 여부를 판단하게 하고 있다”며 “경찰 조서만 보고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알쏭달쏭해도 불러서 진술조사 한번 해볼 수 없고, 설사 ‘면담’ 형태로 만난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나온 범죄자의 진술을 증거로 사용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검사에게 ‘서류’만 보고 기소 여부를 판단하라는 ‘서류중심주의’ 형사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형사사법을 실체 진실에 더 가깝게 접근하도록 하는 ‘공판중심주의’ 정신에 역행하는 것이 왜 개혁이라 불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이 졸속 기소로 이어져 범죄자를 놓칠 우려가 있지만, 이에 대한 보완책이 부족하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현재 허용되는 검사의 구속기간은 최장 20일이고, 개별의원 발의 법안은 이 기간을 14일로, 당 TF 법안은 10일로 줄이려고 하는 상황”이라며 “시간이 빠듯하면 핵심 사실도 보완하지 못하고 졸속 기소를 해야 하고, 그 경우 호화 변호인단을 끼고 있는 영리한 범죄자는 공소기각이나 무죄를 받을 것이다. 공소시효 임박사건에서도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보완수사권 폐지의 핵심 논거가 검찰에 대한 불신에 머물러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 의원은 “많은 우려가 제기됨에도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주장하는 분들의 논거는 ‘검찰을 믿을 수 없고, 작은 권한이라도 주면 그 권한을 활용하여 피의자 인권을 침해할 것’이라는 걱정”이라며 “그러나, 이미 검찰의 수사개시권을 박탈했고, 관련사건의 인지수사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전제에서는, 경찰이 넘긴 사건에서 ‘혹시 경찰이 빠뜨린 게 없는지’ 검찰이 찾고 보완하려는 노력을 막을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국가기관을 없앨 것이 아니라면, 그 기관이 부여 받은 책임 범위 내에서는 제 몫을 다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며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이라는 역사적 검찰개혁이 국민의 입장에서 유익한 방향으로 잘 안착할 수 있도록, 한 단계 한 단계 면밀하게 확인하면서, 부작용이 없게 설계해야만 한다. 그것이 여당 책임”이라고 꼬집었다.
끝으로 이 의원은 이 문제가 무거운 책임감을 바탕으로 결정돼야 한다며,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심 대결 소재로 소비되는 상황도 우려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심대결 소재로 이 중대한 문제를 가볍게 소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에 대한 국민의 엄중한 평가가 따를거라 생각한다”며 “당내 선거로 인한 논의 왜곡이 일어나지 않도록, 차분히 논의하고 선거 이후 결정을 내리는 것이 합당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대법원과 국민통합위원장 등 각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제도적 변화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보완방안이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석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 역시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는 헌법에 위배된다”며 “완전 박탈하려면 헌법을 개정해 영장 신청권을 제헌헌법처럼 검사 대신 수사기관으로 고치거나 법률에 위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홍기원 의원(평택갑)과 곽상언 의원이 해당 법안에 대해 “최소한의 수준에서 보완수사권을 존치할 여지가 없을지 숙의해야 한다”는 등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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