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앱을 직접 찾아 실행하는 대신 “택시 불러줘”, “회의실 예약해줘”, “영수증 찾아 메일로 보내줘”처럼 말 한마디면 AI가 여러 앱과 서비스를 오가며 사용자를 대신해 업무를 처리하는 시대가 열린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과 스마트안경 등 화면을 보거나 터치하기 어려운 AI 기기가 확산하면서 음성은 가장 자연스럽고 효율적인 인터페이스로 자리 잡고 있다.
업계에서는 모바일 시대의 경쟁력이 얼마나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앱 생태계였던 반면, AI 시대에는 사람의 의도를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해 실행으로 연결하느냐가 새로운 플랫폼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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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바꾸는 AI 사용법…“앱 대신 AI가 일한다”
글로벌 빅테크는 이미 음성 인터페이스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애플이다. 애플은 오는 9월 출시할 iOS 27에서 시리를 단순 음성비서가 아니라 여러 앱을 넘나들며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로 진화시킬 예정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영수증을 찾아 이메일로 보내줘”라고 말하면 AI가 사진을 찾고 메일 앱을 실행해 첨부와 발송까지 마무리한다. 필요에 따라 챗GPT 등 외부 AI 모델과 연동해 가장 적합한 AI를 선택하는 기능도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이 앱을 실행한 뒤 AI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여러 앱과 서비스를 연결해 사용자를 대신해 일을 처리하는 ‘실행형 AI’가 현실화되는 셈이다.
이는 스마트폰 생태계의 주도권이 ‘앱’에서 ‘AI’로 이동하는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까지는 사용자가 어떤 앱을 사용할지 결정했다면 앞으로는 AI가 가장 적합한 서비스와 앱을 스스로 선택해 실행하는 구조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는 휴머노이드와 자율주행차, 스마트안경 등 차세대 AI 기기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컵을 가져와”, “식탁을 치워”, “회의 내용을 정리해줘” 같은 자연어 명령을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행동으로 옮기느냐가 제품 경쟁력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운호 서강대 교수는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 시대를 관통하는 공통 인터페이스는 결국 음성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도 ‘보이스 퍼스트’ 경쟁…통신에서 생활서비스까지 확산
국내 기업들도 음성 인터페이스를 차세대 AI 서비스의 핵심으로 보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032640)가 가장 적극적이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올해 MWC 2026 기조연설에서 “AI 시대에는 음성이 다시 사람을 연결하는 가장 본질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AI 통화 서비스 ‘익시오’를 사용자의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는 AI 에이전트로 고도화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음성 호출 서비스도 검토하고 있다. 버튼을 누른 뒤 “강남역 가주세요”라고 말하면 AI가 GPS와 음성인식을 활용해 현재 위치와 목적지를 파악하고 호출을 완료하는 방식이다. 운전 중이거나 취객, 고령층처럼 화면 조작이 어려운 상황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전화 대리운전의 편의성을 AI 기반 앱으로 옮겨오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KTis(058860)는 114를 AI 기반 생활 플랫폼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 114에 전화하면 상담사가 택시 호출과 병원 예약, 가전제품 수리 연결 등을 대신 처리한다. 앞으로 AI를 접목해 생활 편의 기능을 확대하고, 자녀가 KT 멤버십 포인트로 쿠폰을 구매하면 114 상담사가 부모에게 정기적으로 안부 전화를 하는 시니어 케어 서비스도 검토하고 있다. AI의 효율성과 사람의 상담을 결합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유 주문해줘”…AI 음성 시대, 승부처는 정확도와 신뢰
유통업계도 “우유 주문해줘”라는 음성 명령만으로 상품 검색과 결제까지 이뤄지는 ‘보이스 커머스’를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 음성 인터페이스는 스마트폰을 넘어 자동차와 가전, 로봇 등 다양한 기기를 하나의 AI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사람마다 다른 말투와 사투리, 소음 환경에서도 높은 음성 인식 정확도를 확보해야 하고, 음성 데이터 유출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풀어야 한다. AI가 잘못된 명령을 수행하거나 본인 인증 없이 민감한 업무를 처리할 가능성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도 필수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시대에는 터치 인터페이스가 플랫폼 경쟁력을 좌우했다면 AI 에이전트 시대에는 음성이 플랫폼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음성 인터페이스 경쟁은 AI 모델 경쟁을 넘어 운영체제(OS)와 플랫폼, 서비스 주도권을 결정하는 새로운 전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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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문승용 기자]](https://images-cdn.newspic.kr/detail_image/179/2026/7/12/73ef832a-ca49-4006-aa68-5925c8b56fc1.jpg?area=BODY&requestKey=w3Hru7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