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비자에 늦고 할리우드 액션에 울고…눈물로 끝난 엠볼로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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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비자에 늦고 할리우드 액션에 울고…눈물로 끝난 엠볼로의 도전

연합뉴스 2026-07-12 16:07: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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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연기' 펼쳤다가 '선수 오인' 규정 첫 퇴장

문제의 장면 문제의 장면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브릴 엠볼로(29)가 2026 북중미 월드컵부터 도입된 '선수 오인' 비디오판독(VAR) 규정에 따라 퇴장당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그와 함께 스위스의 사상 첫 월드컵 4강 진출 꿈도 무너졌다.

스위스는 12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아르헨티나와 연장 접전 끝에 1-3으로 졌다.

스위스는 전반 10분 만에 실점하고 끌려가다가 후반 22분 당 은도예의 골이 터지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를 올린 스위스는 주도권을 잡고 아르헨티나 진영을 몰아쳤다. 그런데 후반 27분 뜻밖의 악재가 발생했다.

드리블하던 엠볼로가 아르헨티나 레안드로 파레데스의 태클에 파울을 당하는 듯한 장면이 나왔다.

주심인 주앙 피녜이루 심판은 처음엔 파레데스에게 경고를 줬으나 VAR 온필드리뷰를 하더니 엠볼로의 시뮬레이션 파울로 판정을 바꿨다.

레드카드 꺼내 드는 심판 레드카드 꺼내 드는 심판

[AP=연합뉴스]

이번 대회에 처음으로 도입된 선수 오인 규정에 따른 VAR였다.

느린 화면을 보면, 파레데스의 발이 닿지도 않았는데도 엠볼로는 걸려 넘어진 것처럼 나뒹군다. 엠볼로의 명백한 '할리우드 액션'이었다.

파레데스가 받았던 옐로카드는 엠볼로에게 넘어갔다. 앞서 전반 44분 한 차례 경고를 받았던 엠볼로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엠볼로는 눈물을 쏟으며 그라운드를 나갔고, 동료들은 그를 위로했다.

10명이 된 스위스는 승부차기까지 버티려 했지만 연장 후반 7분(112분) 훌리안 알바레스의 중거리 슛에 무너졌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엔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에게 쐐기 골까지 내줬다.

한 번도 월드컵 8강 너머로 진출하지 못한 스위스는 이번에도 같은 지점에서 도전을 멈춰야 했다.

무라트 야킨 스위스 감독은 선수 오인 규정이 불합리하다며 폭발했다.

야킨 감독은 "경고를 줄 이유가 전혀 없었다. 대수롭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냥 경기를 계속 진행했어야 했다"며 "받아들일 수 없는 규정 때문에 우리가 벌을 받았다. 이해할 수 없다. (VAR가) 불필요하게 개입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뼈아프다"고 말했다.

문제의 규정은 피에를루이지 콜리나 국제축구연맹(FIFA) 심판위원장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직접 도입을 요청한 것이다.

그라운드 빠져나가는 엠볼로 그라운드 빠져나가는 엠볼로

[AP=연합뉴스]

경고나 퇴장을 받은 선수가 실제로는 파울을 범한 당사자가 아니고 상대 팀 선수가 반칙을 저지른 경우, VAR가 개입해 판정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규정으로 피해를 본 게 스위스가 처음은 아니다.

앞서 미국과 파라과이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미국 수비수 팀 림이 파라과이 미겔 알미론에게 파울을 범했다는 판정과 함께 경고를 받았다.

그러나 VAR 권고로 온필드리뷰를 한 주심이 선수 오인 규정을 적용하면서 림의 경고는 취소되고, 알미론이 시뮬레이션으로 경고받았다.

이 규정으로 두 번째 경고를 받아 퇴장당한 건 엠볼로가 처음이다.

또 월드컵에서 시뮬레이션 파울로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고 퇴장당한 선수가 나온 건 2006년 독일 대회 가나의 아사모아 기안에 이어 20년 만의 일이다.

엠볼로로서는 억울할 법하지만, 그를 향한 시선이 동정적이지만은 않다.

득, 실점과 전혀 상관없는 위치와 상황에서 불필요한 '연기'로 팀에 해를 끼친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영국 ITV에서 해설하는 브래들리 라이트필립스는 "엠볼로의 동료들에게는 안타까움을 느끼지만, 그에게는 아니다. 스위스가 4강에 갈 수 있었던 기회를 엠볼로가 날려버렸다"고 말했다.

우는 엠볼로 우는 엠볼로

[EPA=연합뉴스]

엠볼로는 이번 대회 유독 우여곡절을 많이 겪은 선수다.

그는 미국 입국 허가가 늦어지면서 스위스 대표팀의 출국 비행기를 놓쳐 뒤늦게 베이스캠프에 합류했다. 당국이 2018년 스위스 바젤에서 벌어진 형사 사건과 관련해 추가 심사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대회가 시작된 뒤에는 주전 공격수로서 제 몫을 다했다. 조별리그 카타르와 1차전, 알제리와 32강전에서 골을 넣으며 스위스의 8강행에 기여했다.

하지만 결국엔 눈물로 대회를 마쳤다.

야킨 감독은 "나는 엠볼로를 전혀 탓하지 않는다. 그는 진정한 팀 플레이어"라며 감쌌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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