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 최고 39도까지 오를 듯…분지지형 '푄현상'에 특히 더워
중대폭염경보 수준 더위에 '사망 위험' 평소 1.16배
13일까지 이번 더위 '절정'…이후 비 오지만 무더위 가시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경북 경산시와 포항시에 12일 오전 10시를 기해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됐다.
폭염중대경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황이 이틀 이상 이어진 지역'에서 '일 최고 체감온도가 38도 이상' 또는 '일 최고기온 39도 이상'인 상황이 하루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내려진다.
폭염중대경보는 폭염경보로도 경각심을 충분히 줄 수 없는 '극한더위'를 경고하고자 도입돼 지난달 1일부터 운영되고 있으며 이번이 첫 발령이다.
폭염특보 체계는 중대경보 도입으로 18년 만에 개편됐다.
최근 5년(2021∼2025년) 폭염일(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 19일로 1970년대(8일)보다 2배 이상으로 느는 등 폭염이 빈번해지고 심해진 점을 반영했다.
경산시는 전날 오후 3시 8분께 기온(중방동 자동기상관측장비 기준)이 37.9도까지 올랐다. 하양읍의 경우 40도에서 0.1도 모자란 39.9도까지 기온이 치솟기도 했다.
포항시는 대표지점(남구 송도동) 기준으로는 전날 최고기온이 34.0도였으나 기계면에서 오후 3시 4분께 기온이 37.2도까지 올랐다.
하양읍과 기계면은 이날 최고기온이 39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지상부터 고도 약 5㎞ 지점까지는 북태평양고기압, 고도 약 10∼12㎞ 지점엔 티베트고기압이 자리해 우리나라를 이중으로 덮어 전국이 무덥다.
고기압권 내에선 하강기류에 의해 공기가 압축되며 기온이 오르는 '단열압축' 현상이 발생하고 구름이 발달하지 않아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면서 더위가 나타난다.
현재는 이에 더해 남쪽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까지 유입돼 더위를 부추기고 있다.
특히 경산시와 포항시 등 경북 남부지역은 고온의 남풍이 산을 넘어 불어 들어 특히 더 더운 상황이다. 공기는 산을 넘으면서 한층 뜨거워지는데 이를 '푄현상'이라고 한다.
경북 남부지역은 산으로 둘러싸여 한 번 들어온 열이 쉽게 빠져나가지 않아 더위가 더 오래, 심하게 이어지는 경향도 있다.
경북은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혀왔다.
기상청이 2016년부터 작년까지 10년간 자료를 분석했을 때 이 시기에도 폭염중대경보가 있었다면 경산시에는 연평균 3.1일 발령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체 기상특보 구역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특보 구역 53%는 중대폭염경보가 내려질 수준의 더위가 나타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산시 '기록'은 압도적인 셈이다.
경산시에 이어선 경기 여주시(2.5일)와 안성시(2.2일), 대구(1.6일), 경기 용인시(1.6) 순으로 중대폭염경보 발령 추정일이 많았다.
'21세기 최악의 더위'를 겪었던 2018년 폭염중대경보가 있었다면 경산시에선 8일간 해제되지 않고 유지됐을 때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2024년 경기 용인시와 함께 특보 구역 기준 '폭염중대경보 최장 지속일'에 해당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될 정도의 더위에는 건강한 사람한테도 온열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대경보 발령 시 즉시 야외활동을 멈추고 무더위쉼터나 그늘로 바로 이동해 수분을 섭취하며 휴식을 취해야 한다.
가족과 혼자 사는 어르신 등 이웃의 안부도 한 번씩 확인할 필요가 있다.
최근 질병관리청이 2016∼2024년 기상청 기온 관측자료와 국가데이터처 사망 원인 자료를 분석해보니 '일 최고 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최고기온 39도 이상'이라는 중대폭염경보 발령 기준을 충족할 경우 사망 상대위험(Relative Risk)이 평소의 1.16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폭염중대경보는 단순히 날씨가 매우 덥다는 의미가 아니고, 폭염에 중대한 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현저히 높은 상황이라는 의미"라면서 "중단, 이동, 확인이라는 3가지 수칙을 지키고 최신 기상 정보를 수시로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더위는 이날과 13일이 '절정'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31∼37도에 이르겠으며 13일은 아침 최저기온이 23∼27도이고 낮 최고기온이 30∼37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14일 오전에서 15일 낮까지 우리나라 북쪽으로 저기압이 지나가면서 중부지방과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비가 내려 기온이 다소 낮아지겠다.
다만 비가 좁은 구역에 '짧고 굵게' 쏟아지면서 더위가 가시지는 않겠다.
오히려 비가 짧게 내리고 그친 뒤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기온이 빠르게 오르면서 체감온도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경북을 비롯한 동쪽 지역의 경우 저기압 경로에 따라 비가 늦게 시작하고, 또 저기압이 15일 새벽과 오전 사이 동해상으로 빠진 뒤 저기압 뒤쪽에서 건조한 공기가 들어오면서 강수량이 많지 않을 전망이다. 비에 의해 더위가 완화되는 효과가 다른 지역보다 적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16∼17일 남부지방과 제주, 19∼20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정체전선과 전선상 발달한 저기압에 다시 한번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직은 먼 시점이어서 예보에 변동성이 크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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