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수비에서 반격으로 전환한 노르웨이…외데고르·시엘데루프 활약에도 아쉬운 탈락
벨링엄, 전반 동점골·연장 결승골 ‘원맨쇼’…투헬의 교체 카드도 적중
홀란드 끝내 침묵…잉글랜드 수비 집중력 빛나며 준결승 진출
[포인트경제] 잉글랜드가 주드 벨링엄의 멀티골을 앞세워 노르웨이를 연장 접전 끝에 2-1로 꺾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내내 팽팽한 전술 싸움이 이어졌고, 노르웨이가 여러 차례 승기를 잡는 듯했지만 마지막 순간 벨링엄의 결정력이 승부를 갈랐다. 잉글랜드는 조직적인 수비와 골키퍼 조던 픽포드의 선방으로 노르웨이의 막판 공세를 견뎌내며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FIFA 랭킹 4위 잉글랜드와 31위 노르웨이의 맞대결이었지만, 경기에서는 순위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만큼 팽팽한 승부가 펼쳐졌다.
노르웨이는 예상대로 수비 숫자를 최대한 늘려 사실상 5백에 가까운 형태를 유지했고, 중원까지 촘촘하게 간격을 좁히며 잉글랜드의 공격 전개를 차단했다.
잉글랜드 역시 성급하게 공격하지 않았다.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면서도 좌우 측면을 활용해 차분하게 공격 활로를 찾았고, 벨링엄과 해리 케인을 중심으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였다. 그러나 노르웨이의 촘촘한 수비벽을 쉽게 허물지는 못했다.
전반 23분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경기 흐름을 바꾸는 분기점이 됐다.
휴식 이후 노르웨이는 더 이상 수비에만 머물지 않았다. 수비 라인을 조금씩 끌어올리며 압박 강도를 높였고, 마르틴 외데고르가 공격 전개의 중심에 서기 시작했다. 외데고르의 패스를 중심으로 엘링 홀란드에게 공이 연결되면서 노르웨이의 공격은 한층 날카로워졌다.
35분 홀란드는 율리안 뤼에르손의 크로스를 강력한 헤더로 연결했지만 조던 픽포드가 손끝으로 쳐내며 실점을 막아냈다. 그러나 이어진 공격에서는 잉글랜드도 버티지 못했다.
시엘데루프가 선제골을 터뜨린 뒤 두 팔을 벌리며 환호하고 있다/FIFA 홈페이지 갈무리(포인트경제)
36분 외데고르의 절묘한 침투 패스를 받은 안드레아스 시엘데루프가 박스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노르웨이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수비 일변도에서 벗어나 공격적으로 전환한 노르웨이의 선택이 그대로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실점 이후 잉글랜드는 공격 템포를 끌어올렸다. 벨링엄이 중원에서 적극적으로 전진했고 케인도 수비라인 사이를 파고들며 노르웨이를 압박했다.
벨링엄이 전반 추가시간 앤서니 고든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성공시키고 있다/FIFA 홈페이지 갈무리(포인트경제)
결국 전반 추가시간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앤서니 고든의 빠른 역습 패스를 받은 벨링엄이 침착하게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 내내 답답했던 잉글랜드는 가장 중요한 순간 에이스의 한 방으로 분위기를 되찾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토마스 투헬 감독은 승부수를 던졌다. 데클런 라이스 대신 에베레치 에제를, 노니 마두에케 대신 부카요 사카를 투입하며 공격의 속도를 높였다.
하지만 후반 초반 주도권은 오히려 노르웨이가 가져갔다.
홀란드가 연속 헤더로 잉글랜드 골문을 위협했고, 이어 헤겜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VAR 판독 끝에 득점이 취소되면서 노르웨이는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노르웨이 헤겜의 득점이 VAR 판독 끝에 취소되었다/FIFA 홈페이지 갈무리(포인트경제)
이 장면 이후에도 노르웨이는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부상으로 빠진 뤼에르손 대신 프레드리크 아우르스네스를 투입한 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후에는 안토니오 누사와 오스카르 보브를 차례로 투입하며 공격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
반면 잉글랜드는 리스 제임스를 투입해 측면 수비를 강화하며 노르웨이의 공격을 막아냈다.
후반 중반부터는 노르웨이가 경기를 주도했다. 잉글랜드는 한동안 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공격이 막혔고, 노르웨이는 세트피스와 측면 공격으로 잇달아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76분 크리스토페르 아예르의 헤더가 크로스바를 강타했고, 85분에는 누사의 오른발 슈팅을 픽포드가 몸을 던져 막아냈다. 잉글랜드는 수비진과 골키퍼의 집중력으로 가까스로 균형을 유지했다.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벨링엄이 연장 전반 3분 역전골을 터뜨린 뒤 두 팔을 벌리며 환호하고 있다/FIFA 홈페이지 갈무리(포인트경제)
연장전이 시작되자마자 잉글랜드가 기다리던 순간이 찾아왔다.
연장 전반 93분 사카의 크로스를 받은 케인의 헤더를 노르웨이 골키퍼 외르얀 뉠란이 가까스로 막아냈고, 이어진 로저스의 슈팅마저 선방했다. 그러나 흘러나온 공을 벨링엄이 놓치지 않았다. 벨링엄은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왼쪽 구석을 꿰뚫으며 이날 자신의 두 번째 골이자 결승골을 터뜨렸다.
노르웨이는 곧바로 총공세에 나섰다.
누사와 보브를 앞세워 계속해서 잉글랜드 진영을 공략했고, VAR을 통한 페널티 여부도 확인됐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이후에도 중거리 슈팅과 코너킥을 앞세워 압박을 이어갔지만 마지막 결정력이 아쉬웠다.
연장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잉글랜드는 리드를 지키는 데 집중했다.
경기 내내 잉글랜드 수비진과 치열한 몸싸움을 벌였던 홀란드는 점차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잉글랜드 수비진은 홀란드에게 자유로운 슈팅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고, 공중볼 경합에서도 끈질기게 따라붙으며 노르웨이의 핵심 공격수를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결국 홀란드는 연장 후반 시작과 함께 예르겐 스트란드 라르센과 교체됐다. 여러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지만 끝내 골을 넣지 못한 채 경기를 마쳤다.
노르웨이 골키퍼 외르얀 뉠란은 경기 내내 사카와 스펜스, 로저스의 슈팅을 연이어 막아내며 이날 월드컵 한 경기 개인 최다인 5개의 선방을 기록하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연장 전반 결승골 장면에서는 케인의 헤더를 쳐내기보다 품에 안으려다 공을 완전히 처리하지 못했고, 흘러나온 볼을 벨링엄이 마무리하면서 이날 최고의 선방은 가장 뼈아픈 실수로 남았다.
경기 막판 노르웨이는 누사와 보브를 앞세워 마지막 공세를 펼쳤지만 잉글랜드 수비진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픽포드를 중심으로 한 수비진은 연장 후반 내내 몸을 던져 슈팅을 차단했고, 한 골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120분 혈투의 승자는 잉글랜드였다.
노르웨이는 외데고르의 경기 운영과 조직적인 압박, 홀란드를 앞세운 공격으로 잉글랜드를 끝까지 몰아붙였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픽포드의 선방과 잉글랜드 수비를 넘지 못했다. 반면 잉글랜드는 경기 내내 흔들리는 순간에도 집중력을 유지했고, 승부처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낸 벨링엄의 멀티골을 앞세워 준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잉글랜드는 아르헨티나와 스위스의 8강전 승자와 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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