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하지현 기자 | 이커머스 업계가 희망퇴직을 통해 조직과 인력 운영의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업황 둔화와 수익성 확보가 과제로 떠오르면서 비용 구조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 희망퇴직·사업 재편 병행
11번가는 지난달 23일부터 희망퇴직 프로그램인 '넥스트 커리어(Next Career)'를 운영하고 있다. 신청은 9월 중순까지 진행되며, 근속 2년 이상으로 새로운 커리어를 계획하는 구성원이 대상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과거에도 시행된 바 있지만 올해 들어서는 처음이다. 회사는 기존보다 지원 수준을 확대해 근속연수에 따라 최대 10개월치 급여를 지급한다.
11번가는 올해 1분기 매출 9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 감소했고, 순손실은 7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서울역 서울스퀘어 사옥을 떠나 경기도 광명 유플래닛 타워로 본사를 이전하는 등 비용 효율화 작업도 추진했다.
롯데온 역시 희망퇴직을 통해 조직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부 심의를 거쳐 희망퇴직 승인을 받은 직원에게는 최대 12개월치 급여를 일시금으로 지급하며, 대학생 자녀가 있는 직원에게는 자녀 1인당 1000만원의 학자금을 지원한다.
2020년 롯데그룹 유통 사업군의 통합 온라인몰로 출범한 롯데온은 올해 1분기 매출 272억원, 영업손실 5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보다 27억원 줄였다. 회사는 패션·뷰티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며 수익성 개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희망퇴직을 일회성 조치가 아닌 지속적인 경영 효율화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11번가는 이번이 여섯 번째 희망퇴직이며, 롯데온도 지난해 두 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조직 슬림화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희망퇴직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장기 근속자를 중심으로 제도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일정 근속연수 이상 직원으로 대상을 넓히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이커머스 기업의 조직 평균 연령이 비교적 젊은 만큼, 저연차 직원에게도 새로운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다.
◆ 체질 개선에 경영 역량 집중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현재 쿠팡과 네이버쇼핑의 양강 구도 속에서 SSG닷컴, G마켓, 11번가 등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72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증가율은 4.9%에 그치며 성장세는 둔화됐다. 경기 둔화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가격 경쟁은 치열해졌지만 수익성은 악화되면서 비용 절감과 사업 재편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당분간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 중심의 경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커머스 업체들은 희망퇴직과 조직 재편, 비용 효율화 등을 병행하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개인의 의사에 따라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인 만큼 저연차 직원들에게도 선택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개인 입장에서는 새로운 진로를 모색할 수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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