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시범사업으로 운영해 온 상병수당을 내년 하반기부터 전국 단위 본사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제도가 시행되면 업무와 무관한 질병이나 부상으로 일을 하지 못하는 국민도 일정 기간 소득을 보전받을 수 있게 된다.
12일 정부와 시민사회단체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상병수당 본사업 추진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내년 하반기 전국 확대 계획을 공유했다.
상병수당은 업무 외 질병이나 부상으로 경제활동이 어려울 때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일정 수준의 소득을 지원하는 제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과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가 이미 운영 중이며, 국내에서는 2022년 7월부터 시범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시범사업은 만 15~64세 취업자를 대상으로 3단계에 걸쳐 진행됐다.
올해 5월 말까지 지급된 상병수당은 총 203억6천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수급자는 1만4천141명이며, 1인당 평균 30.4일 동안 약 144만원을 지원받았다.
연령별로는 50대가 전체의 40.3%로 가장 많았고, 40대와 60대가 뒤를 이었다. 건강보험 직장가입자가 전체 수급자의 약 73%를 차지했다.
정부는 내년 하반기부터 전국 단위 본사업을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지급 대상과 보장 수준, 재원 조달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재원은 건강보험 급여를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국민건강보험법에도 상병수당을 건강보험 급여로 지급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있으며, 의료보장제도를 운영하는 OECD 국가들도 대부분 사회보험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다만 재정 부담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의료개혁 정책까지 반영할 경우 건강보험 누적 준비금 소진 시점이 2029년으로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했다.
상병수당 본사업에 필요한 재정도 지급 기준에 따라 연간 최소 2천737억원에서 최대 7천85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노동계는 상병수당 재원을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의료계는 건강보험 국고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건강보험 회계와 상병수당 회계를 분리하는 방안과 일정 범위 내에서 건강보험 재정을 활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추가 보험료 부과나 별도 사회보험 신설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상병수당 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재원을 확보하고, 소득 감소한 원인이 병 때문인지 파악을 위한 전 국민 소득 파악이 가능해야 한다"며 "상병수당 제도 도입을 계기로 건강보험 국고 지원 비율을 14%에서 20%로 정상화하고, 국무총리실 산하에 소득파악위원회 등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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