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과 15년 만의 몽골 국빈 방문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밤 귀국했다. 3박5일 순방에서 방산 협력과 핵심광물 공급망 확대 등 경제안보 외교 성과를 거둔 이 대통령은 귀국 직후 부처 업무보고와 부동산 정책 점검 등 산적한 국내 현안 대응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를 태운 공군 1호기는 11일 오후 10시40분께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 박윤주 외교부 1차관 등이 공항에서 이 대통령 내외를 맞았다.
이번 순방은 취임 이후 첫 다자 정상외교와 국빈 방문을 결합한 일정으로, 정부가 내세운 ‘경제안보 실용외교’를 국제무대에서 본격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보와 경제를 분리하지 않고 방산과 공급망, 첨단산업 협력을 하나의 외교 전략으로 묶어 한국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튀르키예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만나 ‘한-나토 조달 기본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협정이 체결되면 국내 방산기업들이 연간 15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나토 공동조달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 한국은 기존 탄약·우주 분야에 이어 나토 다국적 방산 원자재 사업에도 옵서버로 참여하게 됐다.
이 대통령은 방산포럼 기조연설에서 “무기체계를 거래하는 수준을 넘어 함께 연구·생산·운용하는 ‘방위산업 파트너십 2.0’으로 협력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안하며 공동 연구개발과 생산 협력 확대 구상을 제시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한국 기업의 미국 군용 선박 건조 문제를 논의하고 후속 실무협의를 이어가기로 하면서 한미 방산 협력 확대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어진 몽골 국빈 방문에서는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몽 관계의 황금시대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양국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원칙적으로 타결하고 구리와 몰리브덴, 희토류 등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협정이 최종 발효되면 관련 광물에 대한 관세 부담이 줄어 국내 기업들의 원자재 조달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은 인공지능(AI), 에너지, 물류, 금융, 보건의료 등 분야에서도 21건의 협정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경제협력의 폭을 넓혔다.
이번 순방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방산시장 확대라는 국제 환경 변화 속에서 한국의 외교 지평을 경제 영역까지 확장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특히 나토를 통한 유럽 방산시장 진출 기반과 몽골 핵심광물 확보 기반을 동시에 마련하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첨단산업 육성 정책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번에 마련한 제도적 성과를 실제 수출 확대와 투자, 공급망 안정으로 연결하기 위한 후속 협상이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귀국한 이 대통령은 곧바로 국내 현안 챙기기에 나선다.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두 번째 부처 업무보고를 통해 집권 2년 차 국정과제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 상황을 살필 예정이다. 이어 23일 직접 주재하는 부동산 정책 토론회를 앞두고 시장 안정 대책과 공급 확대 방안 등을 최종 점검하며 하반기 국정운영의 방향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순방 이후 국정 동력을 높이기 위한 후속 인사와 조직 정비가 이뤄질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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