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물가 상방 압력에…3년반 만의 기준금리 인상 유력
"긴축 사이클 내년까지…미국도 인하 어려워져" 분석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임지우 이도흔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p) 인상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12일 전망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와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거듭 예고한 만큼 큰 이변이 없는 한 이번 금리 인상은 정해진 수순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견해다.
한은이 이번 금통위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금리 인상 사이클에 진입, 연내 추가로 한 차례 정도 금리를 더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데도 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 신현송 "갈 길 명확"…전문가 "인상 안 하면 이상"
연합뉴스가 경제 전문가 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6명 중 5명이 기준금리 0.25%p 인상을 예상했다.
이런 전망대로 이번에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2023년 1월(연 3.25→3.50%) 이후 3년 6개월 만의 긴축 결정이 된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만장일치 의견으로 기준금리를 0.25%p 높일 것"이라며 "당분간 성장경로가 잠재성장률을 웃돌고 물가가 목표치는 2%를 웃돌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화 약세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 등으로 유가 하락에도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더딜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 역시 과열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어 금리 인상 조건은 이미 갖춰졌다"고 평가했다.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은 "지난 5월 금통위와 이후의 한은 코멘트를 보면, 이례적으로 강한 인상 스탠스를 나타냈다"며 "이렇게 발언하고 인상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다"고 말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가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물가로 보나 성장으로 보나 환율, 부동산으로 보나 갈 길이 명확하다"고 거듭 강조한 데 따른 반응이다.
다른 전문가들도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대로 높아진 물가상승률을 관리해야 한다"며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는 추세고, 환율은 높고, 집값도 주의해야 하는 상황이니 당연히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만장일치로 0.25%p 높일 것"이라며 "2% 중후반대 성장과 물가 예상 경로로 기준금리 인상 명분이 충족됐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8%로 높아 기준금리 인상 적기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안예하 키움증권 책임연구원은 "물가 상승, 환율과 부동산 가격 등 금융안정 부문, 반도체 수출 증가로 인한 경제성장률 상향 가능성 등에 따라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며 "0.25%p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전문가도 일부 있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반도체만 호황이고 내수는 안 좋은 상황이어서 기준금리를 섣불리 인상하기 힘들 것"이라며 "환율이 조금씩 안정되고 있고, 물가상승률이 높지만 버틸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주가가 폭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 부담을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긴축 사이클 본격화 전망…"7월 인상이 끝 아니다" 한 목소리
전문가들은 7월에 이어 8월이나 10월에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는 경기 충격이 비교적 크지 않아 추가 인상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깔렸다.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충격 완화는 재정정책에 맡기는 분위기라는 평가다.
안재균 연구위원은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이 통화긴축 영향을 받지 않고 있어 경기 충격이 과거보다 낮을 전망"이라며 "환율이 내외금리차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어 금리 인상에 따른 환율 하락의 직접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8월이나 10월에 0.25%p 인상하고, 내년 1분기 중 0.25%p 더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안예하 책임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호조가 성장률을 지지하고 있어 경기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8월 동결로 정책 효과를 점검하고, 10월에 한 차례 더 0.25%p 인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민 선임연구위원도 "8월 동결 뒤 10월 인상 가능성이 있다"며 "인상 사이클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 가능해 최종 금리가 연 3.25∼3.50%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기준금리 인상 기대를 반영하고 있어 기준금리를 올려도 시장금리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인상이 예상한 수순이어서 환율도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정우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10월과 내년 1월에 0.25%p씩 인상할 것"이라며 "1회 인상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추가 인상의 효과가 누적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년간 주가 상승으로 인한 투자 수익 규모가 금리 인상으로 인한 가계 이자비용 상승을 상회할 수 있다"며 "통화정책 효과가 외국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에 영향을 줄지 의문이어서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했다.
조영무 소장은 "7월을 포함해 연내 두 차례 인상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한은 발언이 매우 강해 시중금리가 이미 두 번 정도의 금리 인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환율, 고금리가 그렇지 않아도 심한 초(超)양극화 상황을 더 심화할 수 있지만, 한은은 총량 경제지표로 통화정책을 추진하고, 격차 해소 등의 문제는 재정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미국은 동결이나 인상…인플레이션 때문"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다고 보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당분간 동결하거나 오히려 인상할 수 있다고 봤다.
조영무 소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한 두차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며 "물가가 높은 가운데 반도체 쏠림 없이 경제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박정우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인공지능(AI) 혁명에 따른 디스인플레이션 충격과 투자 확대에 따른 인플레이션 충격이 서로 힘을 겨루는 양상"이라며 "단기적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중장기적 디스플레이션 충격에 관해 견해가 엇갈리기 때문에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동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원 본부장은 "연준이 7월 동결 후 9월에 한번 인상하고, 12월에는 물가나 고용 상황을 볼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바라지만, 물가가 높은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 정도인데,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보다는 괜찮은 편"이라며 "당시에는 제로금리부터 금리를 인상했으나, 지금은 이미 금리가 높은 수준이어서 인상 폭이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안예하 책임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선에서 등락을 보일 경우 5월이 미국 물가 피크일 것"이라며 "미국 고용 시장도 둔화 흐름을 보인다는 점에서 연준이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안재균 연구위원은 "연준의 금리 인상 압력이 연초보다 증대됐으나, 월드컵 효과 소멸 후 고용 상황 점검이 필요해 3분기 중 인상 전환 가능성을 낮게 평가한다"며 "4분기로 갈수록 유가 안정 속 물가 고점 인식 형성이 기대대로 발현되면 연내 동결 쪽으로 기울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민 선임연구위원은 "경제적으로는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정치적 요인이 있어 동결하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연내 계속 동결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본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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