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넘게 대한축구협회를 이끌었던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재임 기간 개인 돈으로 협회에 출연한 금액이 모두 3000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정 전 회장이 협회장 선거 당시 재정 지원 능력을 강점으로 내세웠던 것을 고려했을 때 실제 사재 출연 규모는 크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년 넘게 대한축구협회를 이끌었던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재임 기간 개인 돈으로 협회에 출연한 금액이 모두 3000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 연합뉴스
KBS는 지난 10일 정 전 회장이 2013년부터 작년까지 대한축구협회에 개인 명의로 기부한 출연금이 총 3000만원이었다고 보도했다.
국세청 공시자료인 대한축구협회 결산 서류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의 개인 출연금은 2015년 1000만원, 2018년 2000만원 등 두 차례가 전부였다.
이는 정 전 회장이 회장으로 있는 HDC현대산업개발 등 계열사의 법인 기부금이 아닌 본인 명의로 협회에 낸 개인 사재를 기준으로 집계한 금액이다.
정 전 회장은 2013년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처음 선출된 뒤 53대와 54대, 55대까지 연이어 당선되며 약 13년 5개월 동안 협회를 이끌었다. 그러나 한국 축구의 부진과 협회 운영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지난 6일 최종적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퇴 당시 정 전회장은 사퇴문을 통해 "때로는 기대에 부응했고, 때로는 깊은 실망을 안겨드리기도 했습니다. 모든 영광과 성과는 선수들과 팬 여러분 덕분이며, 모든 부족함과 과오는 오롯이 저의 책임입니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재임 기간에는 2014 브라질 월드컵, 2018 러시아 월드컵, 2022 카타르 월드컵,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네 차례 월드컵을 경험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다른 월드컵에서는 전부 예선 탈락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맞았다. 아시안컵에서도 꾸준히 우승에 실패하며 정 전 회장 체제에서는 뚜렷한 성과가 거의 없었다.
특히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한국이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며 32강 진출에 실패했고 협회를 향한 비판 여론도 한층 거세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 선임에서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 선임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에서 다양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13년 넘게 대한축구협회를 이끌었던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재임 기간 개인 돈으로 협회에 출연한 금액이 모두 3000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 연합뉴스
이번에 공개된 액수가 더욱 논란 거리가 되는 데에는 정 전 회장이 협회장 선거 과정에서 재정 지원 능력을 자신의 강점 가운데 하나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작년 1월에는 천안축구센터 건립을 위해 사재 50억원을 기부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고,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한국 대표팀이 토너먼트를 통과할 때마다 수십억원 규모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대표팀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면서 해당 포상금은 실제 지급되지 않았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일부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기대치가 낮은 대표팀을 이용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게다가 당시 정 전 회장을 공개 지지했던 협회 관계자들도 그의 재력을 경쟁력으로 강조했다. 일부 심판평가관들은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 협회를 맡아야 자금이 돌아간다", "자금줄이 없으면 중요한 순간 협회 운영이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정 전 회장의 재정 능력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개인 명의 출연금이 총 3000만원으로 확인되면서 선거 당시 강조됐던 '재정 지원' 이미지와 실제 개인 기부 규모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번 집계는 정 전 회장 개인이 직접 낸 사재만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기업 차원의 후원이나 협회 운영 과정에서 이뤄진 다른 재정 지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 전 회장은 사퇴 당시 입장문을 통해 "대한축구협회장이라는 중책을 맡는 동안 대한민국 축구의 발전과 영광만을 바라보며 달려왔다"며 "모든 영광과 성과는 선수들과 팬들 덕분이고 부족함과 과오는 모두 제 책임"이라고 밝혔다.
13년 넘게 이어진 정몽규 체제가 막을 내린 가운데 대한축구협회는 새로운 지도부 선임과 함께 대표팀 운영, 행정 개혁, 축구 경쟁력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고 새 출발을 준비하게 됐다.
새로운 축구협회 회장 후보로는 다양한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으나 선거 방식이나 시기조차 여전히 나온 바 없어 축구팬들에게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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