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상장 폐지의 위기에 처했던 부산의 한 수산물 가공업체가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바로 크래미로 유명한 한성기업. 겉으로 드러난 변화는 주가 상승과 시가총액 회복이다. 그러나 관심은 재무 개선이나 구조 변화에서 출발하지 않았다. 오랜 기간 이어온 음악회가 다시 알려지면서 소비와 투자 행동이 동시에 움직였고, 그 결과가 시장에 반영됐다. 기업이 이어온 활동이 위기 상황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다.
■ 2009년 출발, 국내 공연에서 해외 무대로 확대
한성기업이 이어온 ‘유엔참전용사 음악회’는 2009년 국내에서 시작됐다. 한국전쟁에 참여한 유엔군의 희생을 기억하고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초기에는 국내 참전용사를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범위가 넓어졌다.
2011년 미국 공연을 시작으로 해외 일정이 추가됐다. 이후 프랑스 파리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도 공연이 이어졌다. 프랑스 공연에서는 인근 국가에 거주하는 참전용사와 가족들이 함께 초청됐고, 현지 공연장은 초청 인사와 관객들로 채워졌다. 한국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이 현지 무대에 그대로 올라가며 공연의 성격을 유지했다.
해외 공연은 의미가 분명하다. 국내에서 진행되는 행사가 기억을 나누는 자리라면, 해외 공연은 직접 찾아가 감사의 뜻을 전하는 방식이다. 참전국을 방문해 음악으로 인사를 전하는 선행이 꾸준히 이어졌다.
■ 기획 배경, 현장에서 시작된 계기
음악회는 기업 경영자의 경험에서 출발했다. 임우근 회장이 미국 워싱턴의 참전용사 기념 공간을 방문한 뒤 공연을 기획하게 됐다. 현장에서 느낀 추모 문화와 예우가 계기가 됐다.
이후 지인들과 함께 음악회를 준비했고, 초기에는 비교적 작은 규모로 시작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참여 기관이 늘어나고 조직이 갖춰졌다. 호국문화진흥위원회가 설립되며 운영 기반이 마련됐고, 국가보훈부가 공동 주최로 참여하면서 공식 행사로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서도 공연의 방향은 변하지 않았다. 참전용사를 중심에 두는 구조가 유지됐다. 기업 이름을 앞세우기보다 행사 자체의 의미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 공연 구성, 장르와 순서를 갖춘 프로그램
음악회는 매년 유사한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세부 프로그램은 다르게 구성된다. 공연은 보통 관현악 연주로 시작된다. 국군교향악단이 무대를 열고, 이어 성악가의 독창이나 중창이 이어진다.
중간에는 합창단 무대가 배치된다. 대규모 합창곡이 공연의 중심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이후 국악 공연이나 크로스오버 무대가 이어지며 분위기를 전환한다. 전통 악기와 서양 악기가 함께 연주되는 장면도 포함된다.
후반부에는 다시 성악과 관현악이 결합된 무대가 이어진다. 마지막 곡은 관객과 함께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곡으로 선택된다. 일부 공연에서는 ‘아리랑’이나 ‘You Raise Me Up’과 같은 곡이 피날레로 사용됐다.
공연 중간에는 영상 상영이 포함된다. 참전용사의 활동을 소개하거나 당시 상황을 담은 자료가 화면에 나온다. 이어서 감사 메시지나 헌정 멘트가 전달된다. 음악과 영상, 메시지가 순서대로 이어진다.
■ 참여 연주자, 다양한 주체가 함께 만든 무대
음악회에는 국군교향악단을 중심으로 다양한 연주자들이 참여해왔다. 국내 성악가와 합창단이 꾸준히 무대에 올랐다. 일부 공연에서는 해외 음악가들이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어린이 합창단이나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오르는 경우도 있었다. 세대가 다른 연주자들이 함께 공연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이는 공연의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연주자 상당수는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했다. 공연의 취지에 공감해 무대에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참여 구조가 공연의 의미를 더욱 분명하게 만들었다.
■ 현장 운영, 초청과 예우 중심의 진행
음악회는 관객 구성에서부터 특징이 드러난다. 참전용사와 가족이 중심이 된다. 행사마다 약 1000명 규모로 초청이 이뤄지고, 좌석도 이들을 기준으로 배치된다.
해외 공연에서도 같은 방식이 유지됐다. 현지 참전용사들이 주요 관객으로 초청됐고, 이동과 통역, 안내까지 포함해 행사가 준비됐다. 공연 전후에는 인사와 교류 시간이 이어지며, 일부 행사에서는 기념 촬영과 간단한 만남도 진행됐다.
이러한 운영 방식은 공연의 성격을 분명하게 만든다. 관람 중심의 공연이 아니라 초청 대상에게 의미를 전달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 20회 이상 이어진 공연, 시간으로 쌓인 기록
음악회는 20회 이상 이어졌다. 매년 빠짐없이 열리며 일정이 이어졌다. 국내 공연과 해외 공연이 함께 진행되며 범위도 넓어졌다.
행사는 기업이 직접 준비를 맡아왔다. 필요한 비용과 인력을 꾸준히 투입했고, 외부 후원을 통해 규모를 유지했다. 공연에 참여하는 연주자와 단체도 해마다 달라지며 프로그램이 확장됐다.
이처럼 오랜 기간 이어진 공연은 기록으로 남았다. 특정 시기에 집중된 활동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반복된 행사다. 그 자체로 기업의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 뒤늦게 알려진 음악회, 시장 반응으로 연결
최근 온라인에서 이 음악회가 다시 알려졌다. 오랜 기간 이어졌다는 점과 해외 공연까지 포함된 내용이 함께 공유됐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시간의 길이가 주목을 받았다.
이후 소비자 반응이 빠르게 이어졌다. 제품 구매가 증가하고 자사몰 주문이 급증했다. 일부 상품은 품절 상태에 들어갔고 회원 수 역시 늘어났다. 투자자들도 움직였다. 주식 매수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상승했고, 시가총액이 상장 유지 기준을 넘어섰다.
한성기업의 사례는 기업을 바라보는 기준에도 변화를 보여준다. 가격이나 실적뿐 아니라 기업이 어떤 가치를 이어왔는지가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오랜 기간 지속된 사회공헌 활동이 위기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기업의 방향과 태도가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남게 됐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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