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 바라보는 남북경협인, 삭발 호소…"특별한 희생에 보상? 남북경협인도 특별한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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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 바라보는 남북경협인, 삭발 호소…"특별한 희생에 보상? 남북경협인도 특별한 희생"

프레시안 2026-07-11 11:27:59 신고

3줄요약

"이재명 대통령은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했다. 감히 말씀드리는데 남북 경협 기업인들은 특별한 희생을 했다. 국민주권정부인 이재명 정부에서 보상해 달라."

30여 년 전 대북 경협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일흔을 넘긴 김기창 한반도교역투자연합회 회장은 정부에 보상을 요구하는 삭발을 진행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의 호소에는 남북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이어지지 못한 사업, 그에 따라 어려워진 경제적 현실에 대한 답답함이 묻어 있었다.

10일 (사)금강산기업협회·(사)금강산투자기업협회·(사)남북경제협력연구소·(사)남북경제협력협회·(사)남북경협경제인연합회·(사)한반도교역투자연합회 등 남북경협단체연합회는 금강산 관광 중단 18년째를 맞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가 허가하고 국가폭력으로 문 닫은 금강산관광·남북경협 청산하고 국가가 보상하라"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 회장과 함께 남북 경협 사업에 뛰어들었던 남북경협단체연합회 최요식 회장과 금강산투자기업협회 김진수 부회장, 김동욱 한반도교역투자연합회 이사, 금강산 관련 기업인 신승용사장 등도 함께 삭발식을 가졌다.

▲ 10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최요식(오른쪽에서 두 번째) 남북경협단체연합회 회장과 김기창(맨 오른쪽) 한반도교역투자연합회 회장 등 남북경협단체연합회 회원들이 정부에 청산 및 보상을 요구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

이들은 "금강산관광 중단 18년이 되었다. 이명박 정부의 2008년 7월12일 금강산관광 중단과 2010년 5.24 조치, 박근혜 정부의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로 모든 남북관계는 단절되었고 2019년 2월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금강산을 포함한 모든 대북 투자기업들의 투자자산을 몰수하고, 계약을 파기하였으며, 이산가족면회소와 금강산관광 시설은 모두 철거되었고, 남북경협기업의 사업 기반은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남북경협은 이제 사업이 재개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으며, 국가 차원의 청산과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이 기업인들의 요구"라면서 "대통령의 통치권을 빙자한 국가의 폭력적 행정조치로 금강산관광 중단과 5.24 조치, 개성공단 폐쇄에 따라 사업 중단으로 기업파산, 가족해체, 신용불량 등 지난 18년간 희망 고문당해 온 금강산기업과 남북경협기업에게 남북경협기업 피해보상 특별법을 제정해서 실질적인 보상해 줄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는 장마, 산불, 코로나 등 큰 사회적 사건 사고와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특별법을 만들어 피해지역 기업이나 개인을 지원하고 보상해 왔다"며 "금강산기업인, 남북경협기업인들은 18년 동안 5차례의 대출로 빚만 남았고, 빚이 대물림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대출금 채무조정을 통하여 빚을 탕감하여 주시고, 2018년 투자자산에 대한 보험 미가입자 45%의 기준을 적용하여 지원했는데, 투자자산의 45%를 추가로 지원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경수 금강산기업협회 회장은 "요즘 통일부는 '누가 사업하라고 했나, 줄거 다 줬다'라는 입장이라고 하더라"라며 정부가 기업인들의 보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 같다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기업인들이 밝힌 대로 정부는 2018년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포함한 남북 경협 기업들에게 투자자산에 대한 보상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경우 보험에 가입한 업체는 90%, 미가입 업체는 45%의 자산을 보상했는데, 금강산을 비롯한 내륙 경협 업체들의 경우 보험이 아예 없을 때부터 경협을 시작했기 때문에 미가입업체로 간주되어 45%만 보상을 받았다.

이들은 "실질적으로는 자산 감가삼각 등으로 투자액 대비 20% 정도 받았다"면서 개성공단 진출 기업에는 투자 확인 금액대비 77.8%의 지원금을 지급했지만 5.24조치로 인해 경협이 금지된 기업에는 투자 확인 금액 대비 34.1%, 금강산지구 관련 기업들에는 6.3%만 지급됐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 10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남북경협단체연합회 회원들이 정부에 청산 및 보상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프레시안

금강산 관광이나 남북 경협이 재개된다면 보상 문제도 일정 부분 마무리될 수 있으나, 금강산 관광 중단은 18년이 지났고 5.24조치도 16년이 지난 상황에 북한이 사실상 남북관계를 단절하고 있어 경협 재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보상을 통해 청산을 하고 싶다는 것이 이들 요구의 핵심이다.

윤석열 정부의 경우 이미 이들 기업인들에게 상당 액수가 지원됐다는 점과 다른 기업들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고려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특히 지난 2022년 5월 26일 헌법재판소가 5.24 조치 손실 보상 입법부작위 위헌확인 사건(2016헌마95)에서 "재산상 손실의 위험성이 이미 예상된 상황에서 발생한 재산상 손실에 대해 헌법 해석상으로 어떠한 보상입법의 의무가 도출된다고까지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 내린 점을 거론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는 보상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특별법 도입에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특별법 도입은 몇 차례 시도됐지만 실제 제정되지는 않았다.

이재명 정부는 이보다는 적극적으로 기업인들의 피해 보상에 나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8월 12일 김기창 회장과 최요식 회장, 전경수 회장 등 남북 경협·교역·금강산 기업 단체 대표들과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통일부는 이날 기업인들의 기자회견에 대해 "기업들의 어려운 상황에 공감한다"면서 "국회 차원의 피해보상 특별법 논의에 협력해 나가겠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특별법 제정과 관련 남북경협단체연합회는 "2012년 피해보상 특별법을 원혜영 의원이 발의했으나 무산되고, 2023년 우상호의원 발의로 추진하였으나, 민주당은 압도적 다수당임에도 야당의 한계와 일부 의원들의 소급 입법은 안된다는 등 적극 추진 의지 없이 무산됐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22대 국회에 홍기원 의원 외 14명의 발의로 남북경제협력사업자 등의 피해 보상 및 청산에 관한 특별법안이 국회 외교통상위 소위에 계류 중에 있으나 의원들의 추진의지가 극적인 상황에서 법안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그간 피해지원금(투자·유동자산)·특별대출·기업운영경비 등 명목으로 총 9065억 원을 지원해왔다고 밝혔다. 이 중 개성공단 입주 기업이 아닌 기업들에 대해서는 3984억 원의 피해를 확인했고 여기에서 2290억 원을 지원했다.

한편 이들은 기자회견 이후 이재명 대통령에게 전하는 호소문과 정동영 통일부장관에게 전하는 호소문을 정대전 국가안보실 통일비서관과 홍진석 통일부 평화교류실장에게 각각 전달했다.

▲ 10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남북경협단체연합회 회원들이 정부에 청산 및 보상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지난 2016년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실시했던 천막 농성 때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방문해 간담회를 가졌던 장면을 현수막으로 제작해 이 대통령의 관심을 호소했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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