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신이 된 조선의 여인 '오타 줄리아'('시간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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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신이 된 조선의 여인 '오타 줄리아'('시간여행자')

뉴스컬처 2026-07-11 10:16: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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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역사스페셜-시간여행자
사진=역사스페셜-시간여행자

[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임진왜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일본으로 끌려간 한 조선 여인의 삶이 400여 년의 시간을 넘어 다시 조명된다. 이름조차 낯설었던 ‘오타 줄리아’의 이야기가 새롭게 밝혀지며 깊은 울림을 전한다.

오는 12일 방송되는 KBS1 ‘역사스페셜-시간여행자’는 ‘칼과 십자가, 그리고 줄리아’ 편을 통해 일본 권력의 중심부에 섰던 조선 여인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집중 추적한다. 기록 속에 흩어져 있던 단서들이 이어지며, 한 인간의 선택과 신념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사진=역사스페셜-시간여행자
사진=역사스페셜-시간여행자

줄리아의 삶은 전쟁으로부터 시작됐다. 어린 나이에 일본으로 끌려간 그녀는 일본 장수 고니시 유키나가의 보호 아래 성장했고, 세례를 받으며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그러나 권력 투쟁 속에서 보호막이 사라지자 그녀의 운명은 또 한 번 크게 흔들린다. 이후 그녀는 일본 최고 권력자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곁으로 들어가며 전혀 다른 위치에 서게 된다.

특히 최근 공개된 친필 편지는 그녀의 존재감을 더욱 분명히 보여준다. 편지에는 그녀가  권력 핵심과 긴밀히 연결된 인물이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남동생이 도쿠가와로부터 무사로 인정받는 과정 역시 기록돼 있어, 그녀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가늠하게 한다.

하지만 줄리아의 진짜 선택은 권력의 중심이 아닌, 신념의 방향에 있었다. 궁정 내부에서 가톨릭 박해 정보를 외부에 전달하며 위험에 처한 신자들을 돕는 역할을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것.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많은 생명을 지켜낸 셈이다.

사진=역사스페셜-시간여행자
사진=역사스페셜-시간여행자

결정적인 순간, 그녀는 더욱 분명한 입장을 드러낸다. “지상의 왕을 위해 하늘의 왕을 저버릴 수 없다”는 선언과 함께 권력의 유혹을 거부한 것이다. 도쿠가와조차 이를 꺾지 못했고, 결국 그녀는 외딴섬으로 유배되는 길을 택하게 된다.

모든 것을 잃은 듯 보였던 유배지에서의 삶은 오히려 또 다른 전환점이 된다. 줄리아는 그곳에서 주민들을 돌보며 살았고, 시간이 흐른 뒤 ‘신’과 같은 존재로 기억된다. 한 인간의 신념이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전해지고 남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일본 문학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문호 엔도 슈사쿠가 그녀를 모티프로 한 작품을 남기며, 줄리아의 삶은 문학적 상상력으로도 확장됐다. 여기에 최근 밝혀진 새로운 사실들은 그녀의 마지막을 둘러싼 기존 인식까지 뒤흔든다.

사진=역사스페셜-시간여행자
사진=역사스페셜-시간여행자

조선에서 태어났지만 조선으로 돌아가지 못했고, 일본 권력의 중심에 있었지만 끝내 그곳에 속하지 않았던 삶. 줄리아는 국적과 권력, 그리고 운명 사이에서 오직 자신의 신념을 선택했다.

400년의 시간을 건너 다시 드러난 한 여인의 이야기. 인간의 존엄과 선택의 의미를 되짚게 하는 이 서사는 12일 밤 9시 30분, KBS1 ‘역사스페셜-시간여행자’를 통해 공개된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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