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광주 여고생 살해범) 사건 이어서... 또 은폐 의혹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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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기(광주 여고생 살해범) 사건 이어서... 또 은폐 의혹 터졌다

위키트리 2026-07-11 09:09: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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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의 '테러 자작극'을 사전에 알고도 선거가 끝날 때까지 덮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의 증거인멸 의혹까지 겹치면서 경찰이 궁지에 몰렸다.

6·3 지방선거 당시 '음료컵 테러' 사건의 자작극 의혹을 받는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8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정 전 후보와 음료컵을 던진 30대 남성 A 씨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다. / 뉴스1

정 전 후보는 지난 4월 27일 부산 금정구 구서 나들목 인근에서 유세하던 중 지나가던 차량 운전자가 던진 음료에 맞아 쓰러졌다고 주장했다. 뇌진탕과 근좌상 진단을 받았다고도 했다. 경찰은 음료를 던진 30대 남성 윤모씨를 긴급체포했고, 정 전 후보는 이틀 뒤 목 보호대를 한 채 선거운동에 복귀했다. '음료 테러 피해자'가 된 정치 신인에게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이는 정 전 후보가 십년지기인 헬스 트레이너 윤씨와 미리 짜고 벌인 자작극이었다. 신고 접수 보름여 뒤 경찰은 통신영장을 받아 윤씨의 통화내역을 분석했고, 두 사람이 사건 전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수사 방향을 위계공무집행방해로 돌린 경찰 앞에서 정 전 후보는 5월 중순 출석해 자작극을 시인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정 전 후보는 자백하고도 사퇴하지 않고 보름 넘게 선거운동을 계속했다. 목 보호대를 착용한 채 유세했고, 방송 토론회에는 거짓말탐지기까지 반입했다. 경찰은 소환을 비공개로 진행했고, 브리핑도 하지 않았다. 압수수색은 선거 다음 날인 지난달 4일에야 이뤄졌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부산시장 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보수표 분열을 통해 전재수 당선을 도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담당 경찰 지휘라인을 직권남용·직무유기·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정이한이 목에 깁스를 한 채로 대형 선거범죄를 저지르고 다니는데도 경찰은 그 사실을 유권자에게 꽁꽁 숨겼다"며 "범죄 현장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선거범죄를 적극 도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이한의 자작극 자백은 5월에 이미 경찰청을 통해 청와대에 보고됐을 것"이라며 보고 시점과 범위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어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면 궁극적으로 특검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도 같은 날 논평을 내고 경찰을 강하게 규탄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표를 얻기 위해 지인과 공모해 가짜 피습 사건을 연출한 정 전 후보의 구속은 선거를 진흙탕 싸움으로 전락시킨 행위에 대한 당연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태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범죄 사실을 모두 인지하고도 방치한 경찰의 수사 행태"라며 "경찰이 자백 직후 신속히 조치했다면 2만7000여 명의 부산 시민이 사기극의 주연에게 표를 던지며 기만당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정보를 경찰이 무슨 권한으로 차단했느냐"며 "단순한 수사 지연을 넘어 명백한 공권력의 선거개입이자 직무유기"라고 규정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경찰이 언제 범행을 인지했고, 누가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렸는지까지 성역 없이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경찰이 선거 전에 알았다면 알렸어야 했고, 개혁신당은 후보를 사퇴시켰어야 했다"고 적었다. 한 의원은 "정 후보는 테러 동정심으로 받을 수 있었던 표보다 더 득표했고, 부산 시민은 속아서 투표해 투표권을 강탈당했다"며 "자작극이라는 사실을 선거 전에 알았다면 부산시장 선거 결과가 바뀌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 전 후보는 지난 8일 구속됐다. 부산지법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를 이유로 정 전 후보와 윤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 전 후보는 선거 이튿날 SNS를 통해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개혁신당을 탈당한 상태다. 경찰은 두 사람의 금전 거래 여부, 부친이 운영하는 온그룹 계열사 직원 동원 의혹, 허위 진단서 발급을 둘러싼 의료법 위반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을 향한 은폐 의혹은 장윤기 사건에서도 불거진 바 있다.

'장윤기 사건'을 둘러싼 경찰의 증거 인멸 의혹을 수사 중인 광주지검은 10일 광주 광산경찰서를 다시 압수수색하고 당시 서장과 형사과장을 증거인멸 방조 혐의로 입건했다. 지난 7일 첫 압수수색 사흘 만으로, 직무에서 배제된 당시 서장의 집무실도 대상에 포함됐다.

앞서 사건 수사팀장은 장윤기 차량에서 나온 케이블타이를 확보하지 않고 감식 영상 삭제를 지시한 혐의로 8일 구속됐다. 케이블타이는 피해자 결박·납치 정황을 뒷받침할 수 있는 물건으로 지목됐으나, 경찰이 차량을 장윤기 부친에게 돌려준 뒤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팀의 증거 처리 과정에서 지휘부가 이를 알고도 묵인하거나 방조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수사가 일선 팀을 넘어 경찰서 지휘부로 확대되면서 장윤기 사건의 부실·축소 수사 의혹 전반이 도마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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