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분해] 은행원은 어쩌다 바다의 선장이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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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분해] 은행원은 어쩌다 바다의 선장이 됐을까

연합뉴스 2026-07-11 08:00: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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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어학교·귀어귀촌종합센터 운영…초기 정착, 어업 기술 교육 지원

기업 연계 유통 확대하고 어촌체험 휴양마을 운영

[※ 편집자 주 = 부산으로 이전한 해양수산부가 올해 출범 30주년을 맞았습니다. 바다 안전부터 해양 연구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해양수산 행정을 펼치고 있지만 그 역할과 중요성은 쉽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연합뉴스는 해양수산부와 소속 기관의 업무를 하나씩 '분해'해 살펴보는 기획 기사를 매주 1차례 송고합니다.]

귀어학교서 연안 자망 조업 실습 귀어학교서 연안 자망 조업 실습

[해양수산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우리 부부는 선장과 선원이 됐습니다. 배에서는 제 말이 통하고, 육지에서는 아내의 말이 법입니다."

쌍둥이 아들을 둔 김창수(37)씨는 아내와 함께 2022년 경남 통영으로 귀어해 지금은 선장이 됐다.

과거 경북 영주의 한 은행에서 근무했던 그는 어느 날 열이 나는 아들을 안고 출근해야 했던 일을 계기로 삶의 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간호사인 아내와 오랜 대화를 나눈 끝에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도시를 떠나 바다를 선택했다.

2억원을 들여 귀어했지만, 정착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하루 어획 소득이 8만원 남짓에 그치는 날도 적지 않았다.

김씨는 수협 위판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스마트스토어와 유튜브 라이브, 그립 등을 활용한 라이브커머스에 뛰어들어 소비자에게 수산물의 신선함을 직접 알리며 새로운 판로를 개척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우수 귀어귀촌인으로 선정된 김씨는 "누구나 귀어인이 돼 푸른 바다의 선장이 될 수 있다"며 "우리 부부는 선장과 선원이 됐고, 아이들은 자연과 가까운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말했다.

귀어학교서 갯벌장어 양식장 견학 귀어학교서 갯벌장어 양식장 견학

[해양수산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씨의 사례처럼 귀어를 선택하는 사람은 늘고 있다.

노력과 경영 역량에 따라 소득을 높일 수 있고, 스스로 일하는 시간과 방식을 결정할 수 있으며 자연 속에서 정년 없이 경제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귀어의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 어가의 평균 소득은 농가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에도 우리나라 어촌은 여전히 인구소멸이라는 거대한 과제와 마주하고 있다.

수산자원 감소에 따른 소득 감소와 도시에 비해 부족한 일자리, 열악한 정주 여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어촌의 인구 감소율은 농촌보다 약 4배 높아 2045년에는 전국 어촌의 87%가 소멸 고위험 지역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수산부 어촌어항과는 어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귀어를 희망하는 이들을 돕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경상남도 귀어학교 경상남도 귀어학교

[해양수산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표적으로는 귀어귀촌종합센터와 귀어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귀어귀촌종합센터는 귀어 상담부터 지역 정보 제공, 교육 연계까지 예비 귀어인을 위한 종합 창구 역할을 한다.

전국 18개 지역에서 운영되는 귀어학교에서는 지역별 바다 환경에 맞는 어업기술을 현장에서 무료로 배울 수 있다.

매년 300∼400명의 수료생을 배출하며, 수료자에게는 어업·양식장 임대사업 선발 과정에서 우대 혜택이 제공된다.

해수부는 귀어 초기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히는 낮은 소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어업인 정착 지원금 지급 등 관련 정책도 도입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귀어는 어선이나 양식시설 같은 생산기반이 필요하고 어업기술과 허가 제도에 대한 이해도 갖춰야 하기 때문에 귀농보다 진입장벽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무조건 진입장벽을 낮추기보다 충분히 준비된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쉽게 포기하지 않도록 돕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궁평리서 갯벌 체험 궁평리서 갯벌 체험

[해양수산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울러 어촌어항과는 귀어 지원뿐 아니라 기업과 어촌을 연결해 새로운 판로를 만드는 역할도 맡고 있다.

최근에는 경남 청년어업인이 생산한 가리비와 공급 과잉을 겪던 전남 장흥 민물장어 생산자협회의 장어를 GS리테일과 직접 연계해 중간 유통망 없이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생산자는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하고 소비자는 신선한 수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장어는 처음에는 GS프레시를 통해 원물 형태로 판매됐는데, 최근 회사 구내식당에서 해당 장어를 활용한 메뉴를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며 "현재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 거제 다대서 개막이체험 경남 거제 다대서 개막이체험

[해양수산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어촌만의 자연과 문화를 활용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일도 어촌어항과의 주요 업무다.

현재 전국에는 147개의 어촌체험휴양마을이 운영되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181만명이 이곳을 찾았다.

방문객들은 낚시와 갯벌 체험은 물론 해녀 체험과 통발 체험 등 지역 특색을 살린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어촌체험휴양마을에 대한 정보는 해양관광 포털 '바다여행'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한국어촌어항공단이 숙박과 식당, 안전관리 등 운영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며 "더 많은 국민이 어촌을 찾아 바다의 매력을 직접 경험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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