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전세라 기자】 7월의 뜨거운 햇볕과 갑작스러운 비가 번갈아 찾아온 한 주입니다.
7월 둘째 주 [TN 위클리 컬처]에서는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의 여정을 담은 영화부터 일상 속 미묘한 감정을 발견하는 전시, 웃음 뒤에 숨겨둔 외로움과 상실을 꺼내 보이는 연극까지 다양한 작품을 모았는데요.
문화예술을 통해 우리가 쉽게 말하지 못했던 감정과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기를 바라며 이번 주도 어김없이 ‘무엇을 볼까’, ‘어디를 갈까’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엄선한 문화예술 소식을 지금 바로 전해드립니다.
영화 하나 코리아
즐거운 나의 집
‘집’은 어떤 곳일까요. 태어나고 자란 장소일 수도 있고 가장 솔직한 모습으로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일 수도 있겠습니다. 때로는 고된 여행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면서도 무심코 ‘집에 가서 쉬자’라는 말을 꺼내곤 하는데요. 낯선 여행지에 있음에도 ‘숙소’가 아닌 ‘집’이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을 보면 집은 단순한 장소라기보다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상태에 가까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 낯선 땅에서 자신만의 ‘집’을 찾고자 고군분투하는 한 탈북 여성의 이야기가 극장을 찾아왔습니다.
영화 <하나 코리아> 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한국에 온 탈북 여성 ‘혜선’의 여정을 담은 작품입니다. 북한이탈주민의 사회 적응을 돕는 하나원에 들어간 혜선은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고 공부를 시작하려 하는데요. 하지만 새로운 출발이 언제나 희망으로만 채워지는 것은 아니죠. 낯선 환경에서의 외로움과 과거의 기억, 죄책감은 혜선을 끊임없이 흔듭니다. 영화는 혜선의 여정을 묵묵히 따라가며 한 사람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고 자신의 미래를 꿈꾸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묻습니다. 하나>
혜선 역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배우 김민하가 맡았습니다. 불안과 두려움, 새로운 삶을 버텨내려는 의지를 절제된 표정과 깊은 눈빛으로 표현하며 극을 이끌어가는데요. 여기에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배우 김주령과 안서현이 함께해 혜선의 여정에 서로 다른 감정의 결을 더합니다.
낯선 삶 속에서도 끝내 앞으로 나아가려는 한 여성의 도착과 시작을 담은 영화 <하나 코리아> 는 현재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하나>
전시 너무 착한데? 전, 틀린 건 아닌데 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할 때
친구와 약속 시간을 정하거나 함께 먹을 메뉴를 고를 때도 생각보다 많은 의견이 오갑니다. 누군가에게는 충분히 괜찮은 선택이 다른 사람에게는 조금 아쉬울 수 있고, 좋은 뜻으로 건넨 말이 예상치 못한 오해를 낳기도 하죠. 이처럼 같은 상황을 두고도 사람마다 전혀 다른 판단을 내리는 일상의 순간들을 유쾌하게 풀어낸 전시가 다시 한번 한국 관객과 만납니다.
<너무 착한데? 전> 과 <틀린 건 아닌데 전> 은 감정 체험형 전시로 정답을 내리기 어려운 일상의 순간들을 유쾌하게 풀어냈습니다. <너무 착한데? 전> 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배려와 다정함을, <틀린 건 아닌데 전> 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어딘가 마음에 걸리는 말과 행동을 재치 있게 포착했죠. 틀린> 너무> 틀린> 너무>
전시장에 펼쳐진 문장과 장면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이런 적 있는데’라며 웃고 공감하게 됩니다. 관객에 따라 누군가는 배려를 오지랖으로, 솔직함을 무례함으로 다르게 바라볼 수도 있는데요. 이번 전시는 배려인지 무례인지 어떤 답을 정해주기보다 관람객이 자신의 기억을 떠올리고 서로의 생각을 비교하는 과정을 이끌 뿐입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엔타쿠는 기획자와 카피라이터, 아트디렉터, 공간 디자이너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크리에이터 그룹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감정과 관계의 순간을 쉽고 직관적인 문장으로 표현해 공감을 얻어왔는데요. 이번에 다시 한국을 찾은 전시는 무심코 지나쳤던 장면들을 다시 바라보게 하며 웃음과 공감의 순간을 선사합니다.
일상 속 작고 미묘한 감정을 유쾌한 문장과 이미지로 마주하게 하는 <너무 착한데? 전> 과 <틀린 건 아닌데 전> 은 각각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아라아트센터와 부산 신세계갤러리에서 오는 8월 30일까지 만나볼 수 있습니다. 틀린> 너무>
공연 플리백
웃음 뒤에 숨겨둔 마음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상처를 감추기 위해 농담을 합니다. 웃음은 외로움을 감춰주고 실패와 후회도 가볍게 만드는 힘이 있는데요. 거침없는 농담과 냉소로 자신을 보호하지만 속으로는 누구보다 사랑받고 이해받기를 원하는 한 여성이 한국 초연으로 관객과 만납니다.
연극 <플리백> 은 런던의 한 골목에서 파산 직전의 기니피그 카페를 운영하는 여성 플리백의 이야기입니다. 가족과의 관계는 어긋나 있고 사랑은 번번이 실패로 끝나는데요. 충동적인 행동과 실수를 반복하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의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웃음 뒤에 감춰진 상실과 죄책감, 자기혐오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플리백>
‘플리백’은 영어권에서 지저분하거나 문제투성이인 사람 혹은 장소를 가리킬 때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작품은 작가 피비 윌러 브리지와 연출가 비키 존스가 관객을 웃기다가 갑자기 불편하게 만들 수 있을지를 실험하며 플리백이라는 인물을 탄생시켰는데요. 가벼운 독백으로 시작된 극은 인물의 가장 깊은 상처로 이어지며 관객을 점차 몰입시키죠.
작품은 한 인물의 엉망인 삶을 통해 인간의 불완전함을 비난하기보다 상처와 결핍 역시 한 사람을 이루는 일부임을 보여주는데요. 타인에게 이해받기 전 자신이 외면해온 마음을 먼저 바라볼 수 있는지, 나아가 부족하고 망가진 자신까지 사랑할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웃음과 침묵 사이에서 한 인간의 가장 솔직하고 발칙한 고백을 펼쳐 보이는 연극 <플리백> 은 오는 9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두산아트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플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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