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시대의 종말'·'그렉 이건 더 베스트'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 망명과 지성 = 권성우 지음.
문학평론가인 권성우 숙명여대 교수가 '비평의 고독'(2016년) 이후 10년 만에 펴낸 문학비평집.
비평집의 제목을 이루는 '망명'과 '지성'은 저자가 오랫동안 천착해온 문학적 화두다.
저자는 김석범, 김시종, 김학영, 서경식, 서준식 등 재일 한인 디아스포라(이산) 작가들의 글쓰기를 '문학적 망명자'라는 관점에서 조망한다.
저자에게 망명이란 단순한 이주의 경험이 아니다. 타인의 상처와 고립을 이해하려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사유의 자리인 셈이다.
"고향과 조국에서 체험한 폭력과 절망, 그리고 새로운 정착지에서 겪은 차별과 우울은 그들에게 절박한 예술적 열정과 넓은 시야, 사유의 힘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내가 최인훈, 김석범, 서경식의 글쓰기에서 남다른 지성의 힘과 매력을 느꼈다면 바로 이런 배경에서일 것이다." ('책머리에' 중)
저자는 이처럼 망명자의 실존과 태도가 지성의 확장으로 이어지는 맥락에 주목하며, 애정 어린 시선으로 작품과의 대화를 시도한다.
반지성주의가 확산하는 시대에 문학적 지성과 비평의 역할이 무엇인지 곱씹게 만드는 책이다.
소명출판사. 456쪽.
▲ 연애 시대의 종말 = 비비언 고닉 지음. 홍한별 옮김.
"우리는 사랑했고, 잘못 사랑했다. 우리는 다시 사랑했고, 다시 잘못 사랑했다. 세 번째로 사랑했고, 이제는 경험으로부터 차단된 세상에 사는 게 아니었다. 사랑이 우리를 다정하고 현명하고 너그럽게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미국의 비평가이자 에세이스트인 비비언 고닉의 대표 비평 에세이가 출간된 지 약 30년 만에 번역돼 나왔다. 20세기의 문학작품들을 대상으로 사랑의 문제를 탐구한 열한 편의 비평 에세이를 묶은 모음집이다.
버지니아 울프, 이디스 워턴, 진 리스, 그레이스 페일리, 레이먼드 카버 같은 거장들의 작품과 한나 아렌트, 클로버 애덤스 등의 삶을 살피며, 낭만적 사랑과 남성성의 신화, 문학적 상투성을 거침없이 파헤친다.
엘리. 208쪽.
▲ 그렉 이건 더 베스트 = 그렉 이건 지음. 김상훈 옮김.
'SF 작가들의 작가'로 불리는 그렉 이건의 소설 선집이 출간됐다. 이건의 중단편 가운데 수상 이력이 있는 작품만 추려 묶은 베스트 셀렉션이다.
'내가 행복한 이유', '무한한 암살자', '우리 사이의 간극'을 비롯해 한국에 소개되지 않았던 '오셔닉' 등 10편이 수록됐다.
'오셔닉'은 1999년 휴고상 중편 부문 수상작으로, 인류가 이주한 대양 행성 '커버넌트'를 배경으로 과학과 종교, 신앙, 인간의 정체성을 탐구한 작품이다.
한국 독자들을 위해 작가가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작품의 출발점을 설명하는 '창작 노트'도 수록됐다.
허블. 600쪽.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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