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아도 사람 안 뽑겠다" 현실 외면한 친노동 독주에 청년들 한숨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나 같아도 사람 안 뽑겠다" 현실 외면한 친노동 독주에 청년들 한숨

르데스크 2026-07-11 06:30:33 신고

3줄요약

정치권의 노동 관련 법·정책 행보를 둘러싼 청년세대의 반응이 예사롭지 않다. 노사 간에 자율적인 협상·협의로도 충분히 해결될 만한 사안을 법·정책으로 강제화하다 보니 각종 부작용은 물론, 그 피해가 청년세대의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 발달로 기업 내부의 인력 재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노동 관련 법·정책 리스크 부담까지 커지게 되면 아예 채용문을 닫아 버리는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도 근로자의 권리 보호,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 취약 계층의 노동 환경 개선 등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현실성과 균형감을 고려하지 않으면 선의의 피해자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갈수록 좁아지는 청년 채용문…"AI發 인력 재편과 친노동 일방통행이 맞물린 결과"

 

청년 실업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30대와 40대, 50대, 60세 이상 고용률이 모두 늘었지만 유독 청년층 고용률만 전년 대비 1%p 감소했다. 2024년 2분기부터 8분기 연속 하락세다. 또 일자리를 구하려는 청년층 가운데 취업하지 못한 비율을 뜻하는 청년 실업률은 올해 1분기 7.4%에 달했다. 2024년 4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상승세로 1분기 기준 2021년(9.9%)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른바 '쉬는 청년'으로 불리는 20대 후반(25∼29세) 비경제활동인구 역시 지난달 기준 78만4000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3만7000명 증가했다.

 

▲ 국가데이터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청년층 고용률은 전년 대비 1%p 감소하며 2024년 2분기부터 8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열람실 내부에서 공부중인 학생들. ⓒ르데스크

 

좁아진 채용문이 청년 실업 문제의 결정적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5년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10곳 중 6곳(61.1%)이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올해는 10곳 중 7곳이 채용 계획이 있다고 밝혔지만 전체 일자리의 8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의 채용은 대기업·중견기업에 비해 저조한 수준에 머물렀다. 취업 플랫폼 인크루트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채용 계획 확정 응답은 각각 전년보다 33.3%p, 14.7%p 상승한 87.3%, 81.1% 등인 반면 중소기업은 2.7%p 증가한 69.8%에 그쳤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신입 채용에 미온적인 이유로 AI 기술 활용에 따른 인력 재편 움직임과 과도한 친노동 법·정책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법률, 회계, IT·소프트웨어 개발, 디자인 등과 같은 전문·사무직 업무를 AI로 대체하는 상황에서 각종 친노동 정책으로 인력 운용에 대한 부담까지 늘다 보니 기업들이 아예 채용문을 닫아 버리는 결과가 생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연구개발업, 건축 엔지니어링,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직과 과학·기술 서비스업 분야 취업자 역시 올해 1분기 138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8만8000명 줄었다. 소프트웨어 개발, 컴퓨터 프로그래밍, 정보 서비스업 등 정보통신업 취업자도 전년 대비 2만명 감소한 113만2000명에 그쳤다.

 

"나 같아도 사람 안 쓰거나 중·장년층 직원 뽑겠다" 청년세대 앞길 막는 친노동 일방통행

 

▲ 여론 안팎에선 노사 간에 자율적인 협상으로 해결 가능한 사안까지 법·정책으로 강제하면서 인사와 관련한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그 피해가 청년층의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2월 고용노동부 주최로 열린 '육아휴직제도 성과와 지속 가능한 재원구조'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 [사진=연합뉴스]

 

청년세대 사이에서도 정치권의 과도한 친노동 행보가 취업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권에서 기업이 채용에 부담을 느끼게끔 끊임없이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 재학 중인 유성훈 씨(23·남·가명)는 "요즘 정부나 국회의원들이 내놓는 노동 관련 정책을 보면 '신입 채용을 하지 말라고 강요해도 저 정도는 아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며 "기업의 자율·경영적 판단이나 노사 간 협상을 통해 결정할 만한 사안임에도 세세한거 하나까지 전부 법·제도로 못 박고 강도 높은 처벌 규정까지 만드니 누가 마음 놓고 직원을 뽑겠나"라고 성토했다.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준비 중인 정지은 씨(26·여)는 "육아휴직 관련 정책이나 중대재해처벌법, 연차제도 개편 등과 같은 것들이 과연 기업이나 또 다른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히 논의됐는지가 의문이다"며 "전부 기업이나 주변 동료들의 희생을 필요로 하는 내용들이고 희생이 강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데 이런 식이면 나 같아도 신입 채용 안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치인들이 노동 관련 법·제도를 너무 쉽게 다룬다는 생각이 든다"며 "선한 목적이 있더라도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한다면 과연 그 행위가 무조건 옳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고 꼬집었다.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출산·육아 지원과 일·가정 양립 제도를 확대하는 내용의 남녀고용평등법·고용보험법·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 육아휴직 기간 연장(최대 1년➞최대 1년 6개월 연장) ▲육아휴직 분할 사용 확대 및 단기 육아휴직 신설▲ 배우자 출산휴가 확대(10일➞20일) 등이다. 또 얼마 전에는 육아휴직을 사업주의 승인 없이 근로자 통지만으로 개시할 수 있도록 하고 관련 위반 행위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 전문가들은 근로자 권익 보호와 일·가정 양립 등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성과 균형감을 결여한 일방적인 정책 추진이 오히려 청년세대의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기린을 바라보고 있는 한 어린이.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4년 1월부터는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하여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최대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까지 부여하는 내용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전 사업장으로 확대됐다. 올해 3월부터는 사용자의 범위를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자로 확대하고 노동쟁의 범위를 넓히며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의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이 본격 시행됐다. 최저임금 역시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올라 지난해 1만원을 돌파한데 이어 올해는 1만320원까지 상승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육아휴직을 잘게 쪼개서 쓰는 것도 모자라 일방 통보 만으로 가능하게끔 만들면 업무 공백이나 주변 동료들의 업무 부담은 어떻게 할 것인가. 또 아무리 대비를 잘 해도 산업재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사업주에게 엄청난 법적 책임을 물고 빈번하게 파업을 벌여도 손해배상 청구조차 못하는데 무서워서 사람을 어떻게 쓰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기업 입장에선 육아휴직 사용 가능성이 적은 중·장년층을 쓰고 그 마저도 최대한 적은 인원만 뽑을 수밖에 없다"며 "저출산 문제 해결이나 근로자 안전 보장 등의 취지는 좋지만 제3자의 개입이 너무 과도하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도 법과 제도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기업 채용이 위축되지 않도록 균형 감각과 현실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노동 환경 개선과 근로자의 권익 보호는 국가가 지향해야 할 당연한 가치이지만, 기업의 경영 환경과 고용 시장의 역학 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채 법과 정책으로 일방적인 강제성만을 부여하는 것은 고용 시장의 경색이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특히 AI 기술 도입으로 인력 재편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기업의 인사·경영권을 제약하는 강력한 규제가 겹치게 되면 신규 채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사 간의 자율적 협의 영역을 존중하고 법적 규제보다는 기업이 스스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노동 정책을 재설계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르데스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