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누락으로 공사중지 명령, 시공사 상대 손배소, 공사반대 주민 반발까지 얽혀
(대구=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건축 자재 일부 누락으로 공사 중지 명령을 받은 대구 북구 이슬람사원 공사가 수년째 답보 상태에 머물러 도심 미관을 해치고 있다.
사원 건축주 측은 인근 주민의 반대에 부딪힌 데 이어 시공업체와 금전 갈등도 쉽사리 풀어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찾아간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예정지.
예정지 앞 철문은 자물쇠로 굳게 잠긴 상태였다.
자물쇠에는 거미줄이 처져 있어 사람이 오랫동안 드나들지 않았음을 짐작하게 했다.
담벼락 너머로 바라본 예정지 내부는 폐허에 가까워 보였다.
공사 자재는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고 아스팔트와 철골이 드러난 건물 골격은 비바람을 그대로 맞았는지 낡아 보였다.
예정지 곳곳에는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안내 문구가 적혀있었다.
인근 주민은 "공사장이 수년째 그대로"라며 "사람이 드나든 걸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북구 등에 따르면 이슬람 사원 예정지는 2023년 12월 일부 건축 자재(스터드 볼트)가 빠진 사실이 발견돼 북구로부터 공사 중지 명령을 받았다.
스터드 볼트는 기둥을 콘크리트 구조물에 단단히 고정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누락될 경우 건물에 변형이 생길 수 있다.
건축주 측은 중지 2년 만인 지난해 12월 공사 재개를 신청했지만, 북구는 건물이 오래된 만큼 안전 여부가 파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허했다.
또 공사로 담벼락 등 주택 일부가 파손됐다며 민원을 제기한 인근 주민과의 협의 필요성도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건축주 측은 시공업체와의 금전 갈등도 여전히 풀어내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1월 공사 중지 책임을 물어 시공업체를 상대로 제기한 1억8천여만원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지만, 아직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시공업체 측은 오히려 손해배상액만큼의 인건비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수년째 행사 중인 유치권을 풀지 않고 있다.
양측은 최근 간담회를 한차례 가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건축주 측은 "돈을 돌려받지 못해서 시공업체 측의 자산을 찾으려고 한다"며 "공사 재개를 위한 서류를 보완해 북구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슬람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일부 단체가 최근 경북대 앞에서 무슬림 혐오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를 가졌다가 북부경찰서에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근수 북구청장은 "올해 하반기 내로 이슬람 사원 건축주와 주민 등과의 간담회를 추진해 입장을 들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hsb@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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