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라는 가면을 쓴 신종 권력, 무너지는 일터와 교실 [노종언의 컬처인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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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라는 가면을 쓴 신종 권력, 무너지는 일터와 교실 [노종언의 컬처인컬처]

일간스포츠 2026-07-10 17:30: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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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작성된 배달 앱의 악의적인 별점 테러에 동네 음식점이 문을 닫고, 일부 학부모의 무분별한 과잉 민원에 교사의 삶이 송두리째 무너진다.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누군가 ‘피해를 보았다’며 던진 글 한 줄, 악의적인 민원 하나에 평생을 바쳐온 일터와 교실이 단 며칠 만에 폐허로 변하는 잔인한 현실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가해와 피해 구도는 완전히 뒤틀렸다. 과거의 갑질이 유전무죄로 대표되는 ‘권력과 재력’의 횡포였다면, 지금의 새로운 갑질은 역설적이게도 ‘내가 약자이자 피해자’라는 외침에서 출발한다.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성역화된 ‘피해자 중심주의’가 도리어 무고한 이들의 목숨줄을 흔드는 무소불위의 칼날로 변질된 것이다.

배민 별점 테러로 자영업자를 협박하는 악성 블랙컨슈머와 악의적인 허위 신고로 교권을 유린하는 과잉 민원인들은 철저하게 계산된 ‘피해 서사’를 무기로 삼는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는 이들의 일방적 주장을 이성적 검증 없이 퍼 나르며 마녀사냥을 대행한다. 진실이 밝혀졌을 때는 이미 가게는 파산하고 교사는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후다. 정작 하루하루 피땀 흘려 일하는 진짜 서민과 교육자들이 ‘가짜 피해자’들에게 사냥당하고 있다.

더욱 절망적인 것은 이들을 지켜줄 국가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허위 폭로와 악성 민원인을 고소해도, 상대가 "소비자 혹은 학부모로서 정당한 권리를 행사했을 뿐"이라고 주장하면 수사기관과 관계 당국은 몸을 사린다. 행여나 ‘피해자 2차 가해’ 프레임에 걸려들까 봐 눈치를 보며 수사를 질질 끄는 사이 가해자에게 면죄부가 주어지고, 정치권 역시 표를 쥔 거대 대중의 눈치를 보느라 징벌적 손해배상 등 법적 보완책 마련에 침묵한다.

최근 문화계에서 웹툰과 영상 콘텐츠를 막론하고 악인들을 무자비하게 단죄하는 ‘참교육’ 신드롬이 엄청난 흥행을 이어가는 배경도 이와 깊은 연관이 있다. 공적 시스템과 법 제도가 ‘피해자의 가면’을 쓴 신종 갑질을 막아내지 못하고 도리어 진짜 약자들을 방치하자, 대중이 콘텐츠 속 사적 제재와 대리 만족을 통해 억눌린 분노를 배출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다. ‘참교육’의 흥행은 결국 무능한 현실 사법 체계와 뒤틀린 사회 구조에 대한 대중의 뼈아픈 반증인 셈이다.

자영업자와 교사는 대한민국 사회를 떠받치는 든든한 모퉁잇돌이다 이들이 허위 ‘피해 서사’와 여론재판에 무력하게 쓰러지는 사회는 결코 건강할 수 없다. 이제는 국가가 답해야 한다. 일방적인 주장에 휘둘리지 않는 증거주의의 회복, 허위 폭로와 역갑질에 대해 일벌백계하는 사법부의 결단, 그리고 표심 대신 정의를 택하는 정치권의 책임 있는 입법이 시급하다.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회여야 마땅하지만, 약자의 가면을 쓴 가해자의 칼춤까지 묵인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오늘날 ‘피해호소인의 갑질’로부터 대한민국 사회의 실핏줄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노종언 변호사 (법무법인 존재)


▶저자 소개=노종언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사법시험 합격 후 현재 법무법인 존재의 대표변호사로 재직 중입니다. 구하라,박수홍, 오메가엑스, 선우은숙 사건 등 굵직한 연예계 분쟁을 수행한 엔터테인먼트 분쟁 전문가입니다. 다수의 사건을 수행하며 얻은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 법률 이슈에 대한 심도 있는 통찰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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