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이 또 다른 막말을 불렀다. 한 과장이 신입사원에게 "괴롭힘당할 만하니 당하는 것"이라고 막막을 쏟자 신입이 과장의 이혼 이력을 겨냥하며 "이혼도 당할 만하니 당하는 것"이라고 되받아쳤다. 사무실에서 벌어진 이 같은 살벌한 설전이 결국 과장이 울음을 터뜨리며 끝났다는 사연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며 갑론을박을 낳고 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사연은 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알려졌다. 자신을 한 증권사 직원이라고 소개한 작성자는 "내일 출근이 무섭다"며 회사에서 벌어진 일을 전했다. 작성자에 따르면 과장은 평소 신입에게 "괴롭힘당할 만하니 당한다"는 취지의 말을 해왔고, 이날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그러자 신입은 과장의 이혼 사실을 거론하며 맞받았고, 충격을 받은 과장이 말을 잇지 못한 채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렸다는 것이다. 작성자는 댓글을 통해 과장과 신입 모두 여성이라고 설명했다.
게시물은 올라온 지 하루 만에 조회수 2만 회를 넘기고 댓글도 160여 개 이상 달리며 빠르게 확산했다. 직장 내 위계와 막말, 세대 간 조직문화 등을 둘러싼 논쟁으로까지 이어졌다.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것은 신입의 대응을 옹호하는 의견이었다. 이용자들은 "신입 판정승", "속이 뻥 뚫린다", "먼저 인격을 공격한 사람이 과장인데 그대로 돌려받은 것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먼저 선을 넘었으면 그만큼 돌려받을 각오도 해야 한다", "남에게 상처 주는 말은 쉽게 하면서 자신의 상처를 건드리니 울음을 터뜨린 것이냐"는 댓글도 이어졌다. 과장의 발언을 두고 "거울치료를 당한 셈", "뺨을 때렸더니 그대로 돌아온 것"이라고 표현하는 이용자도 적지 않았다.
반면 신입의 대응 역시 지나쳤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업무상 질책과 별개로 상대의 이혼이라는 사생활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꺼낸 것은 선을 넘은 행동이라는 것이다. 한 이용자는 "업무 문제는 업무로 끝냈어야 했다"며 "상대의 개인사를 공격하는 순간 둘 다 잘못한 것이 된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순간은 통쾌할지 몰라도 결국 본인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게시물만으로는 당시 상황을 모두 알 수 없다는 신중론도 나왔다. 신입에게 별도의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과장의 발언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는 반론도 함께 제기됐다. 실제로 여러 이용자는 "아무리 업무 능력이 부족해도 '괴롭힘당할 만하니 당한다'는 말은 관리자가 해서는 안 될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양측 모두 책임이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특히 과장이 '괴롭힘'이라는 표현을 직접 사용한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그냥 혼낼 것만 혼냈으면 끝날 일을 괴롭힘 이야기를 꺼내면서 일을 키웠다"고 적었다. 직장 내 괴롭힘은 근로기준법으로 금지되는 행위인 만큼 관리자가 관련 표현을 가볍게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도 나왔다. 반대로 신입 역시 감정을 앞세워 상대의 사생활을 공격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맞섰다.
논쟁은 자연스럽게 이른바 MZ세대 직장문화로도 번졌다. 부당한 막말과 갑질에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조직 내 최소한의 위계와 예의마저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한 이용자는 "예전 같으면 참고 넘어갔을 일을 대신 말해줘서 통쾌하다"고 했고, 다른 이용자는 "갑질은 없어져야 하지만 위아래가 전혀 없는 조직도 건강하지 않다"고 했다. 같은 장면을 두고 "참교육"이라는 평가와 "무개념"이라는 비판이 동시에 나온 셈이다. "요즘 신입은 무서운 걸 모른다"는 반응과 "아랫사람에게 함부로 말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반응도 맞부딪쳤다.
사건의 이후 상황을 궁금해하는 댓글도 잇따랐다. "후기를 알려 달라", "다음 출근 때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다"는 반응과 함께 "팝콘을 들고 출근하고 싶다", "직접 보고 싶다"는 댓글도 이어졌다. 작성자는 이후 상황을 추가로 공개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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