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잘싸 아니다"…60조 잠수함 수주 실패, 소름 돋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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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잘싸 아니다"…60조 잠수함 수주 실패, 소름 돋는 이유

위키트리 2026-07-10 14:1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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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한화오션이 건조한 잠수함인 장영실함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찍고 있는 캐나다 산업부 장관 일행. / 한화오션

최대 60조원에 달하는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 수주전에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최종 후보에 올랐던 한화오션은 고배를 마셨다.

이를 두고 방송인이자 정치학자인 김지윤 박사는 최근 자신의 채널에 이번 결과가 단순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로 끝날 사안이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김 박사는 우선 한화오션이 입장문에서 밝힌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표현에 주목했다. 이 한 줄에 이번 사업의 본질이 담겨 있다고 본 것이다.

잠수함은 자주포와 다르다

김 박사는 K-방산이 세계적으로 각광받아온 흐름을 짚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K9 자주포, K2 전차 등을 대거 사들인 폴란드가 대표 사례다. 그러나 폴란드 역시 잠수함 사업(Orka)에서는 스웨덴의 손을 잡았다. 자주포는 한국산을, 잠수함은 유럽산을 고른 것이다.

그는 이런 선택의 배경에 잠수함이라는 무기 체계의 특수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잠수함은 자주포처럼 독립적으로 쓰이는 무기가 아니라, 수십 년간 운용하며 수중 통신·식별 체계 등 기밀이 얽힌 자산이다. 따라서 특정 국가의 잠수함을 도입한다는 것은 단순한 무기 구매가 아니라 사실상 동맹에 준하는 장기적 신뢰와 상호 운용성을 선택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독일·노르웨이의 순번 양보 카드

김 박사에 따르면 독일과 노르웨이는 2021년부터 차세대 잠수함을 공동 개발·운용하는 '212CD'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이 프로그램의 파트너사가 바로 TKMS다. 노후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서둘러 대체해야 하는 캐나다에, 독일과 노르웨이는 자국 해군에 배정된 생산 순번까지 조정해 먼저 인도하겠다는 파격적 제안을 내놓았다. 한화의 강점이었던 '빠른 납기'를 정면으로 맞받아친 셈이다.

김 박사는 이번 선정이 곧 캐나다가 독일·노르웨이의 212CD 프로그램에 사실상 합류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이 나토에 대한 불신을 공공연히 드러내는 가운데, 유럽이 독자적 방산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는 시점에서 캐나다가 유럽과의 동행을 택했다는 해석이다.

EU 방산기금 SAFE와 캐나다의 노크
김지윤 박사. / 유튜브 채널

그 정황 증거로 김 박사는 유럽연합(EU)의 방산 조달 지원 제도 SAFE(Security Action for Europe)를 들었다. 최대 1500억 유로 규모의 대출을 지원하는 이 제도는 역외 생산 부품 비중을 35% 이하로 제한하는 원산지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런데 캐나다는 지난 2월 EU와 별도 협정을 맺어 캐나다산 부품의 인정 비율을 최대 80%까지 끌어올렸다. 유럽 방산망에 다가서려는 캐나다의 움직임에 유럽이 화답한 결과라는 것이 김 박사의 분석이다.

K-방산, 진지한 고민 필요한 시점

김 박사는 독일의 생산 능력이 실제 납기를 맞출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캐나다 내부에도 존재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캐나다가 TKMS를 택했다는 것은 생산력이나 경제성보다 향후 수십 년의 전략적 관계를 우선시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그는 "단순히 '졌잘싸'로 끝날 일은 아니"라며, 동맹 블록화가 강화되는 국제 정세 속에서 K-방산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과 노르웨이 정부가 생산 순번까지 조정하며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사실 자체가, 이번 사업이 단순한 무기 판매 경쟁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유튜브 채널 '김지윤의 지식Play'를 통해 국제정치, 미국 문화 등을 소개하고 있으며 구독자 수는 139만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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